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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저기, 길을 잘못 든 거 아냐?
아냐, 이 계단 맞아
여기를 내려가면 지하 5층
오크 부락 근처라고
지도에 적혀 있어
여기를 어떻게 내려가란 거야?
굉장하다
가지각색의 텐터클스가 자라고 있어
오크 녀석들한테 속았네
친절한 척, 함정으로 유인했어
그런가?
부락으로 가는 길이잖아
외부의 침입을 막기엔 최고의 방법 같은데
조금씩 전진해 보자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돌아가는 게 빠를 것 같은데
마르실, 벽에 너무 다가가지 마
이 녀석들은 벽 속에 몸을 숨겨
텐터클스가 많은 장소엔 그만큼 구멍도 많아
온갖 함정이나 장치가 많다는 뜻이지
장치를 압박해서 부수고
보물 상자 위에도 자라서 함정이랑 같이 장난을 쳐
미믹 다음으로 멸종했으면 하는 마물이야
됐다
꽤 온 것 같은데...
이상하네
오크도 이 길로 3층까지 왔을 텐데
이런 데를 대체 어떻게 올라왔지?
뭔가 있어
조심해
검돌이!
거대 개구리다!
소름 끼쳐!
이건 아니지!
맡겨 줘! 아슬람!
좋았어
안 돼!
암브로시아!
센시, 뒤쪽이야!
손을 놓으면 안 돼
버텨, 센시!
마법을...
- 이 거리라면... - 안 돼, 너무 가까워
큰일 났네, 이거
어떡하지?
저건? 함정인가?
개구리 바로 옆에 부자연스럽게 삐져나온 텐터클스
분명 함정 발사 구멍에 뿌리를 내렸을 거야
저걸 없애면 함정을 가동할 수 있어
하지만
어떻게 뽑지?
직접 만졌다가는 손이 짓무를 거야
라이오스!
왜 거대 개구리는 텐터클스에 닿아도 멀쩡해?
글쎄, 그냥 그런 체질 아닐까?
왜 하필 이런 지식은 없는 건데?
어린애는 시도 때도 없이 호기심이 생기나 보군
에라, 모르겠다
칠책!
안 아프다! 할 수 있겠어
뭐지?
안 빠지잖아
- 칠책! - 칠책!
칠책!
살아 있다
손 좀 보자!
어라? 안 다쳤어
그랬구나
거대 개구리 가죽을 손에 감았어
고생했어
칠책
이거 진짜 좋은 아이디어야
거대 개구리를 해체하고
가죽을 살에서 벗긴다
저기, 그...
텐터클스는 껍질을 벗기고
끝의 가느다란 부분은 따로 모아서 빼 둔다
두꺼운 부분은 삶고
다 삶아졌으면 으깨서 밀가루랑 섞고
막대기 모양으로 빚어서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다시 삶는다
잠깐
거대 개구리 가죽을 살짝 말려서
각자의 치수를 재서 재봉한다
올리브유, 마늘, 고추
거대 개구리 다리 살을 넣고 볶으면
- 완성일세! - 완성이야!
"텐터클스 뇨키, 파스타 개구리 슈트"
제발 좀!
한 명씩 들고 와
누구부터 말릴까 고민하는 사이에 완성해 버리다니!
자, 일단 한번 입어 봐
그래, 일단 한번 잡숴 보게
한 명씩 들고 오라니까!
정말로 안전한지도 모르겠고
"속닥속닥"
마르실이 입으면 정말 귀여워 보일 거야
귀엽다, 귀여워!
색이 잘 받는군
귀 부분의 실루엣이 개구리 같아서 좋다
빨리 가기나 해
응
대단하다, 하나도 안 아파!
소름 끼쳐, 소름!
예쁘기도 하지
맛있어
검돌이다!
다행이야!
봐!
성 밑 마을이네
벌써 5층까지 내려왔나 봐
서둘러 도망친 흔적이야
역시 오크들 말은 사실이었나 봐
틀림없이 근처에 레드 드래곤이 있을 거야
언제든 싸울 수 있게 경계하며 전진하자
어라?
뭔가, 거대 개구리의 피 같은 게
안쪽에서 굳어서 옷에 들러붙었어
가죽을 충분히 무두질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
이대로 용이랑 싸운다고?
이 꼴을 하고 파린을 어떻게 보란 거야?
응?
이게 뭐냐고!
- 온몸이 빙빙 돈다 - 키키, 카카
나마리를 객실에 눕히고 와라
난 도주님께 보고하러 다녀오마
그래서 미궁은 어땠나?
역시 가장 마음에 걸리는 점은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것입니다
지하 3층까지는 이미 보물을 대부분 훔쳐 가서
무법자들이 모이는 곳이 늘었습니다
게다가 오크 무리가 위층에 나타나서
자주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요
군대를 파병하거나 현상금을 거는 게 좋을 듯합니다
대체 어디로 침입하는 건지
드워프의 낡은 갱도와 이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크는 그런 굴에 자리를 잡고 살죠
드워프인가
아주 지긋지긋하군
두더지나 다름없어
아무리 틀어막아도 사방에 굴을 뚫지
먼 옛날 옛적
엘프와 드워프가 동서로 나뉘어 다퉜던 시절에
드워프는 이 땅에 숨어 엘프가 오길 기다렸다더군
전쟁이 끝나고도 계속 굴을 파서
결국 황금 도시를 집어삼킨 미궁이 돼 버렸지
미궁이 아직까지 계속 커지고 있는 것도
드워프 잔당 때문이라고 들었네
신빙성이 없는 소문입니다
이번에 베껴 온 마법진입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엘프 언어더군요
필적을 보아하니 동일 인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손댄 흔적은 전혀 없어요
미궁의 주인인
미치광이 마술사가 그린 게 틀림없을 겁니다
그자는 엘프인가?
확신하긴 힘들지만
톨맨이나 드워프가 다룰 수 있는 주술은 아닙니다
이거 난감하군
사실 요전에 서쪽의 엘프들이 서한을 보냈네
미궁은 자기들의 유산이니 돌려달라고 하더군
참으로 제멋대로군요!
드워프에게 뺏은 땅을 어쩌지도 못해서
인간에게 넘겨준 건 엘프 아닙니까!
무시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엘프 왕에게 하사받은 땅이잖나
무시하긴 힘들어
섬을 통째로 뺏기실 겁니다
그래서는 곤란하지
아직 미궁에는 막대한 보물이 잠들어 있을 터
도주님
엘프의 목적은 보물이 아닙니다
미궁에 걸린 불사의 주술이죠
영혼을 육체에 묶어 두는 마법엔 아직도 의문점이 많습니다
전부 밝혀낼 수만 있다면
그 가치는 천금과도 비할 수 없겠지요
우리가 엘프보다 먼저 알아내야 합니다
마법진을 전부 베껴서 연구하란 건가?
명심하십시오!
이처럼 거대한 마법엔 설계서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걸 손에 넣어야 해요
설계서만 입수하면
미궁이든 뭐든 다 줘 버려도 상관없습니다
설계서를 우리가 확보했다는 걸 엘프가 눈치채면
드디어 도주님과 대등하게...
아니, 도주님 앞에 무릎 꿇고 대화할 마음이 생길 겁니다
그런가?
그래서 설계서는 어디에 있나?
그거야 물론
미궁의 주인이 갖고 있겠지요
앞으로도 모험가들을 꾸준히 지원하라는 거군
바로 그겁니다
마물 토벌 비용이나 출토품 매입비를
후려치지 말고
돈을 비축하는 대신 전보다 더 지원하셔야 합니다
알겠네
오크에 현상금을 걸도록 하지
엘프에겐 뭐라고 할까?
시간을 벌어 드리겠습니다
라이오스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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