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 ersten 200 Zeilen.
수리남이라는 나라를 아는가?
아마 생소할 것이다
남아메리카 대륙
브라질 위에 위치한 인구 50만의 조그만 나라
국토의 절반이 밀림이고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마약 산업에 관련되어 있는
다인종, 다언어 국가
그런 곳에 왜 조선 놈이 가 있냐고?
지금부터 내가 들려줄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 이야기는 전부 다 내가 직접 경험한 일들이다
물론 듣고 나서 이게 진짜냐고 물어볼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직접 듣고 판단하길 바란다
시즌1-1화
내가 태어난 1968년
아버지는 베트남전에 자원했다
밀림에서 치열하게 싸우길 5년
마침내 미군이 철수하고 전쟁이 끝났다
그리고 아버지도 발을 절룩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부터
일을 하러 나가셨다
얼굴이 또렷이 보이는 유일한 사진 속에서
아버지는 큰 총을 들고 있었는데
그 먼 나라에서 무얼 했고
총은 왜 들고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웬일인지 겁이 나 묻질 못했다
그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는 덴 30년이 걸렸다
중학교를 입학하고 선생님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유도를 하면 학비와 먹을 것이 공짜였기 때문이다
- 파이팅! - 똑바로 잡아
하체만 생각해, 하체
그렇지!
유도를 막 배우기 시작한 14살 때…
강인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정신 좀 차려 봐요
겨울날 새벽
야쿠르트를 배달하다 쓰러지셨는데
3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나와 동생들은 하염없이 울었지만
아버지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셨고
그저 아무 말 없이
홍어를 안주로 소주잔만 기울이셨다
그랬다
아버진 홍어를 그 무엇보다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레미콘을 몰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다
6년 동안 하루 20시간의 운전
아버지는 더는 버티지 못하셨다
그제서야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왜 아버지가 울지 못했는지 알게 됐다
남겨진 빚과 삶의 무게가
당장의 슬픔을 짓눌렀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먹고살아야 했기에
낮에는 소요산 정상에서 막걸리를 팔았고…
어서 와, 그래그래
밤에는 단란주점에서 일을 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 왜 이렇게 못 먹어? - 형님, 한잔하슈
그 덕분에 일찌감치 학교에서 못 배운 것도 많이 배웠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고 만수무강하십시오
집을 비울 때가 많으니
집 안 꼴이 난장판이었다
집 좀 치워라, 이 새끼야 아이씨, 진짜, 씨
더 이상 혼자선 안 되겠다 싶어
날 좋아한다는 여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어, 나 인구인데 잘 지내지?
어
아니, 뭐 다름이 아니고 좀…
나랑 결혼해 줄 수 있어?
장난치는 거 아니고
나 진짜 고민 많이 하고 너한테 얘기한 거야
‘돈’?
아니, 돈이야 모으면 되지
어른들이 그러잖아 결혼하면 돈이 모인다고
‘집’?
이 사람아
돈을 모아서 목돈을 마련한 다음에
집을 사면 되는 거 아니야 뭐가 그렇게 궁금해?
‘아파트’?
야, 아파트는 너무 좀 과한 거 아니냐?
넌 안 되겠다 그냥 못 들은 걸로 해, 응
결혼을 하자고 했더니 다들 깜짝 놀랐다
그런데 한 여자가 그러자며 짐을 싸 들고 왔다
어…
이번엔 내가 깜짝 놀랐다
아내와 함께하니 생활이 안정돼 갔고
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숨통이 트였다
그리고 그사이 내 새끼들도 태어났다
하지만 입 두 개가 늘어나니
살 만한 정도로 될 일이 아니었다
틈틈이 정비 기술을 익혀
동두천 미군 부대 앞에 카센터를 열었고…
같이 유도를 하던 선배의 도움으로
미군 부대에 식자재 납품하는 일도 했다
그러면서 살기 위해 영어를 익혔다
- 잘 지냈어? - 오, 내 친구 인구
얼굴이 잘생겨졌는데? 혈색도 좋아지고
내가 공급한 마늘이 네 혈관을 깨끗하게 만든 거야
무슨 헛소리야
그래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건 인정해
그럼 양파도 사 가
매우 매우 저렴하게 줄 테니
노래 부르면서 얘기하자, 어때?
주점에선 내 구좌를 가진 실장도 달게 되었고
결국 그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
대출이 반이고 전세긴 하지만 내 집도 생겼고
첫째가 나를 닮아 머리가 좋았다
- 일할 맛이 났다 - 아빠!
응
내일 아빠 노래방 가면 안 돼?
아빠 노래방은 미군 전용이라서
미국 시민권이 있어야 돼
이제 내 삶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삶은 여전히 무거웠다
- 어디서 이쪽으로 데려와? - 하지 마세요!
야, ‘그러지 말걸’? 네가 사장이야?
그따위로 할 거면 하질 말란 말이야!
- 애들 불러, 애들! - 이것들이 그냥!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렇게 살았었다
자식들이랑 외식 한 번 못 하고
어떻게든 잘살아 보겠다고 바둥거리다가
결국 그렇게 돌아가셨다
으음…
살아가기 위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아이들은
나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어디 보자
빙구야
어이구
마, 행님 월드 투어 다녀오셨는데 인사 똑바로 안 하나?
이 새끼 봐라, 이거?
생선 비즈니스 한다더니만 대가리에 된장을 바르고 왔네, 어?
너 한국 들어올 때 안 잡혔어?
아이고
좆만 한 한반도에 갇혀 사는 네가 뭘 알겠노?
이게 인마 신주쿠에서 최신 유행하는 머리다
요거 제수씨하고 애들 갖다 줘
이야, 이거
우리 집 걸레로 써야겠다
꽃무늬 걸레라
- 어? - 눈까리 수준하고는, 인마
그 제수씨 갖다 주바라
‘여보, 이게 뭐야?’ 환장한다
니 어깨나 좀 주물러 봐라 죽겠다
아니
-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시네 - 뭐?
아, 아야, 살살, 살살!
- 우리 응수 몸에서 나가 주세요! - 야, 이씨!
나가 주세요!
이 새끼야, 시원하냐?
- 삼합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네, 감사합니다
- 국 좀 데워드릴까? - 아, 진짜 맛있어요
내 중3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이 힘들어져 가지고
돈 번다고 고등학교도 안 갔다 아이가
못 갔잖아
전교 꼴등 한 놈이 말은 똑바로 해야지
아무튼 고등학교도 때려치우고 선박 기술 배워가
20년 동안 쎄빠지게 배 탔는데도
아 하나 키우기 힘들다
니도 매한가지 아이가
니나 내나 돈 벌라고 나쁜 짓 얼마나 많이 했노?
세상 사는 게 다 똑같지, 뭐
뭘 새삼스럽게
니 그 유도 때려치울 때 내한테 뭐라 했노?
뭐라도 해야 될 거 같다고
안 그러면 인생 좆될 거 같다고 응?
근데 이래 쎄빠지게 살았는데 지금 니 인생 남은 게 뭐 있노?
아파트 전세 있잖아 병신 새끼야
아이고, 이 빙구야 그게 니 거가, 은행 거지
대출금 똑바로 갚도 몬하는 게
야, 우리 이래 살다가 진짜 좆된다니까?
좆빠지게 살다 그냥 뒤진다고
이 새끼가 오늘 이상하게 밑밥 까네
너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오늘?
니 주둥이로 들어가는 이 홍어
이거 99%가 다 칠레산인 거 알제, 응?
그거도 국내산이라 다 속여 팔아먹고
이 가격은 좀 비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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