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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이의 즐감을 위하여 2004, 03, 07
약 2세기 전, 프러시아 왕국의 한 지역에 이 시대 최고의
군주가 될 운명을 타고난 어린 공주가 살고 있었으니
장차 온 러시아의 황후가 되어 악명을 떨칠 메사리나였다
몇 번을 말해야겠니?
소피아는 더 이상 장난감을 갖고 놀아선 안돼
벌써 일곱 살이야! 담배 꺼요. 애도 아픈데!
난 밤낮 없이 혼사를 위해 뛰는데 넌 뭘하는 게냐
소피아는 장차 여왕이 될 지도 몰라!
난 여왕 되기 싫어, 엄마 난 토 댄서 할거야
조용히 하거라 넌 왕과 결혼을 해야해
'아' 하고 혀를 내밀어 보세요
아...
그리 나쁜진 않군요 보호대를 만들어 드릴 텐데
일년정도는 하셔야 할겁니다
장난감 치워라! 보기도 싫으니!
장차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라실 겁니다
수술이 있어 전 이만!
편안하게 쉬려무나
보호대라고? 뭐야, 수의사인가?
천만에! 도끼로 수술을 하는 사람이지
- 공식적인 행맨이야 - 행맨?
행맨이 뭐죠? 저도 행맨이 될 수 있나요?
행맨이란 교수형 집행인을 말하는 겁니다
간혹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제가 읽어드리려 했던 것이
피터 대제와 바보 이반,
그리고 행맨이었던 황제와 황후의 얘기였습니다
정신 사나워요 가만히 좀 있어요
공주님! 공주님!
공주님!
공주님! 왕께서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아버님께서 어서 오시랍니다
앉거라, 아가야
영예롭게도 왕의 편지를 받았단다
많이 기다렸지?
우린 프러시아 프레드릭 대왕의 은총으로
신중한 협의를 거친 결과
귀 가문의 따님을 받아들이기로 했소
즉시 소피아를 러시아로 보내시오
그곳에서 피터 대제의 손자이며 여왕의 조카요
그리고 왕권을 이으실 피터 전하의
신부가 될 것입니다
일주일 내에 대사가 도착하여
귀댁의 따님과 그 모친인
조한나 엘리자베스 공주를
모셔 갈 것입니다!
모친과 온 가문의 여러분들은
대사의 요청에 충실히 따라주길 바랍니다
경의를 표하며 프레데리커스 렉스
러시아 공작이라, 나쁘진 않겠군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그런 건 대사가 오면 알게 될 거야
어거스트, 여왕께 답장을 드려야죠
마음 변하시기 전에요 가요!
갑자기 급한 폭풍처럼 러시아의 메신저가 나타났다
러시아는 무지, 폭력, 공포,
압제 위에 세워진 제국이었다
이 쪽은 외사촌
그녀의 여동생인 마리아이고, 여기는...
공주님, 이제 내려 오셔도 됩니다
러시아 사령관, 알렉세이 백작이시다
사냥에도 명수이시지
러시아의 엘리자베스 여왕께서 보내신
특별하신 대사이시란다
제 딸 소피아랍니다
공주님의 미모는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만
아직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군요
여왕님의 선물이 있습니다
가까이!
파이프는 왕자님을 위한 것이고
이건 공주님을 위한 모피입니다
손을 따뜻하게 해줄 장갑과
발을 보호해 줄 덮개입니다
이것은 보온 물병인데
모친께 그리는 거죠
러시아는 아직도 춥나요, 대사님?
물론입니다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도
강이 얼어 있을 겁니다
여기 한가지가 더 있군요
감사를 전해주십시오
역시 자애로우시군요 여행은 얼마나 걸립니까?
날씨만 좋다면 7주 후엔
모스크바에 도착합니다
- 그럼 언제쯤 떠나실 겁니까? - 모레입니다
공주님만 좋으시다면!
어서 신랑을 보셔야죠?
- 초상화를 가져 왔나요? - 그건 없군요
- 잘 생겼길 바라십니까? - 아닌가요?
누구보다 잘생기고 친절하시길 바라나요?
- 그래요 - 그렇다면 그 이상입니다
러시아의 최고의 외모에 그리스 왕과 같은 자태
패션의 표상이며 뛰어난 인격을 지니셨죠
- 보고 싶으시죠? - 네
눈은 파란 하늘같고
머릿결은 흑단재와도 같으며
황소무리 보다도 강인하고
당신을 안고 싶은 마음에 잠도 못 이루신 답니다
읽고 쓸 줄도 아시고요!
제 딸도 그래요, 요리, 바느질에 침구까지 만들죠
- 그렇지, 소피아? - 직접 그런 일 하긴 싫어요
- 물어 볼 때만 대답하렴 - 물어 보셨잖아요
인사하고 방으로 가서 자거라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
잘 자거라, 소피아
안녕히 주무세요, 대사
안녕히 주무세요, 공주님
- 안녕히 주무세요, 어머니 - 잘 자거라
- 백모님,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거라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거라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거라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자거라
따님의 미모가 정말 뛰어나십니다
왕실 최고의 미인이 되겠어요
대사께 다른 마음이 없었으면 좋겠군요
교양 있게 자라난 아이랍니다
연애질이나 하라고 가르치진 않았지요
1744년 3월 15일, 소피아는 미래에 대한 순진한 꿈을 안고
러시아로 향한다 당대의 가장 유명한 여인이 될
자신의 운명은 알지 못한 채...
긴 여행이 될 거란다 다신 못 볼지도 모르고
아비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라
항상 정직하며 진실 해야한다
진실된 아내가 되고 새로운 조국에 충성하거라
모든 이에게 친절하고
남편과 윗사람에게 복종하거라
늘 가치 있는 인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초반부터 사절단은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필요하다면 부실한 말은
죽여도 좋다는 명령을 하며
참을성 없는 러시아군의
기질을 드러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난 쓰러질 거야
왕께 도로 사정에 대해 불평을 해야겠어
길이 좀 안 좋죠?
국경에선 눈이 많아 썰매로 바꿔야 합니다
방이 준비됐습니다 안내할까요?
그러게, 별로 기대는 안 되지만
공주님에게도 너무 힘드신가요?
전 얼마든지 할 수 있겠어요
어머니만 좋으시다면...
조심해요, 그 예쁜 손을 베겠군요
이 아름다운 손을!
- 왜 이래요? -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오
내 뻔뻔함을 질책해도 좋소
당신보다 제가 더한 걸요
이건 남편 될 분에게 불충한 일이에요
반역이겠죠 앞으로 조심하겠소
하지만 당신의 눈빛으로 절 현혹하지 말아요
그렇게 보지 말랬잖소
뭐 하는 거예요 알고 싶지도 않군요
소피아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장 내 방으로 들어와!
우리 방이 너무 형편없군요
이런 방이라면 마굿간이 훨씬 낫겠어요
죄송합니다 마굿간을 원하신다면
방에 말들을 넣어드리죠
야만스러운 사람!
넌 오늘 내 방에서 자거라
몇 주간의 강행군 후
일행은 러시아 국경에 도달한다
이곳의 백성들은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코삭의 위세에 가리워져 있었다
춥구나, 너야 따뜻이 반길 사람이라도 있지만!
네 남편이 완전히 얼음이 아니라면 말이다
여왕의 과일바구니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전하께서 보내신 꽃입니다
머무시는 일주일 동안 경호를 지시하셨습니다
하얀 눈밭을 따라 여행은 계속되었다
러시아 왕궁의 광기 어린
혈통을 이어갈 이 여인을 근심스레 바라보는
온 마을엔 낡은 종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돌아온걸 환영하네 대사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소피아구나, 소피아 프레드리카!
미래 황후의 이름으로 맞지 않구나
- 네 이름이 싫지? - 전 좋습니다, 여왕님
러시아식으로 캐서린 알렉시나 라고 해라
교회에서 널 받아드리는 행사를 준비했단다
- 그렇지 사이먼? - 물론입니다, 작은 어머니
이리 오너라
널 예쁘게 키운 어머니구나
저희 가문에 은혜를 베풀어주신 점과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배려하신 모든 것들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하러 왔나이다
장황하기도 하군!
하지만 별로 해준 건 없느니라
내 자식처럼 생각할 것이다
- 저 분이 전하 이신가요? - 쉿!
성 캐서린의 이름으로 건강하기를!
조심해라, 긁히진 않을게다 이 핀으로 고정하고! 일어나라!
캐서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여왕님의 판단에 따를 뿐입니다
대법관이란다 돈을 모으는데 탁월하지
의사, 이리오라
어떻게 생각하는가? 건강해 보이는가?
러시아의 자손을 생산하기 위해서 말이다
실례하겠습니다 공주님
- 여정은 편안했느냐? - 네, 여왕님
여기 온 것이 기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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