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rime 200 righe.
아, 좋다
영감님
영감님!
허색이라는 환쟁이 집이 어디예요?
이 근방이라던데
저기 저 보이는 산길 따라 돌아가면 집이 하나 있긴 하지
고맙습니다, 영감님
실례합니다
어?
아이고
영감님이 허색?
이쁘지?
아이씨
흥
어떻게 저보다 먼저 오셨대요?
난 지름길로 왔지
아니, 처음부터 같이 가자고 하시지
한참 돌아왔잖아요
같이 걸으면 손잡고 싶잖아
이놈의 영감탱이가
무슨 노망이 났나, 참
환쟁이는 맞나 보네
참말로 요상한 그림이네
뭐가 그리 요상할까?
아니, 어디 저런 꼬맹이가
기생들 치마폭에 싸여 있을까요?
사내들은 전부 저 녀석을 부러워하던데
하여튼 사내들은 그저 기생이라면…
어휴
거 누구인지는 몰라도
저 꼬맹이 앞날이 훤하네요
그 훤한 앞날이 나다
예? 영감님이라고요?
아니, 왜 기생들이랑 저리…
궁금해?
뭐
굳이 알고 싶은 건 아니지만…
- 아니면 말고 - 궁금해요
난 기방에서 태어났다
기방에서요?
기생들은 내 식구였고
꽃은 내 친구였지
난 기생의 아들로 태어나
기방에서 자란 기방 도령이었다
그래서요? 왜요?
기방에서는 뭐 하고 사셨어요? 언제까지요?
지금은 왜 여기 계세요?
아이, 뭐가 그리 궁금해?
아니, 그, 그림 그리는 동안 심심하기도 하고…
자, 어디 한번 그려 볼까?
어째
- 나 이상혀? - 아니
네가 눈이 부셔서
하, 참, 진짜
어유, 느자구없는 소리는
아니야
이건 아니다
왜 이려?
속곳도 벗는 게 좋을 듯싶다
어머머, 속곳까지?
으응
이런 것을 걸쳐 봐야 전혀 가려지지 않는다니까?
- 뭣이? - 너의
어여쁨이
아따, 오빠도 참
아이고
이 어여쁨 삐져나온 것 좀 보게?
요쪽, 저쪽
- 으이구 - 어허, 여기
아이고, 아이고, 이모, 이모
아이, 내 말 좀 들어 보라니까 저기, 내가…
그래, 안녕
- 아, 이모, 이것 좀… - 따라와!
에라, 이 간장게장 같은 놈아
뭔 소리요?
밥도둑, 밥만 축내는 놈!
동네 처녀들도 모자라
이제 식구까지 찝쩍거리냐 이 더러운 놈아!
어허, 찝쩍이라니요
난 그저 초상화를 그려 달라기에…
초상화
초상화 좋아하네
초상을 치러 버릴까, 그냥
남들처럼 출세는 못 할망정
뜻이라도 펼칠 생각을 해야지
공부는 아예 관둔 거야?
천한 기생의 자식이 펼칠 뜻이 뭐가 있고
과거도 못 보는 마당에, 응?
공부는 해서 뭣 합니까?
역관 시험은 볼 수 있지 않느냐?
네 어머니 소원이셨다
- '빠' - '빠'?
그, 그게 무슨…
청나라 남쪽에 자리 잡은
섬라곡국이라는 나라의 언어로서
'이모'
'나 그냥 놀고먹을래'
라는 뜻이지요
밖에 갑덕이 있느냐?
이놈을 당장 내 집에서 쫓아내라!
이모, 그, 그, 저, 어?
그동안 네 모친과의 우정을 생각해서 참았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뭣 하고 있어 어서 이 망할 놈을 내치지 않고?
우정을 생각한 김에 더 생각해 주지, 아이
형님, 아, 이모
이모, 이러지 마시오, 나한테
- 이모, 이모! - 이모라고 부르지 마!
아줌마!
- 어어… - 아유!
아이고
봤냐?
놀러 가야지
오빠!
- 막둥아 - 괜찮아?
걱정 마라
한 사나흘 있다 들어가면 화가 풀리시겠지
우리 막둥이 언니들 말씀 잘 듣고
응? 밥도 잘 먹고
오빠, 빨리 와야 돼
머리에 꽃을 꽂은 사내다
오태영의 처 김 아무개
강헌우의 처 이 아무개
꽃 꽂았어
최문창의 처 심 아무개
이창남의 처
박 아무개
심연의 처 김 아무개
열녀당이라…
거참
- 고통은… - 고통은 여인이 감내하고
상은 애먼 인물들이 받는구나
일부종사, 열과 효를 칭송하여
열녀당을 하사하시니…
같이 가요, 아씨!
아씨, 아씨?
아씨
아씨라
아, 무슨 아씨일까?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왜 그러고 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아니요
이 몸은 본디 산에서 도를 닦던 도인이온데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직전
그만 산적을 만나서…
아, 산적인 줄, 아…
산적을 만나서…
아니, 그래도 어째 그런 꼴로…
'공수래공수거'
알몸으로 태어나서 알몸으로 가는 인생
그 옷 따위가 무엇이 중요하겠소
가까이 오지 마시오
아, 오지 마…
어유, 왜 그러시오?
- 아이, 그, 가까이 오지 마시오 - 어디가 안 좋으신 게요?
아니오, 괜찮소, 이거라도 걸치시오
어허, 나 이런 거 부질없다는데도
움직이지 마시오, 덜렁거리잖소
- 그만, 그만… - 내 의지가 아닌 것을
으아, 어머니
아이고, 아이고, 잘 먹었다
아이고, 잘 먹었다
주막을 '밥 식' 자를 써서
'식막'이라 하지 않고
'술 주', '주막'이라 부르는 것은
술을 마시라는 뜻일 터
신선도 술을 마신답니까?
과거 원효 대사께서 해골 물에 해갈하셨듯이
술을 술이라 생각하면 술이 되지만
그것을 꿀물이라 생각하면 꿀물이 되는 것 아니겠소?
이 양반 이거 도는 개뿔
아유
이리 오너라!
아니, 이, 이곳은 기방이 아니오?
'집에서 쫓겨났을 때는 동무를 데려가라'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요
진리는 무슨
이 자식 이거 여기 왜 왔어, 인마!
아, 나는 엄마가 기다려서…
이씨, 엄마는 무슨
동무, 밥값은 해야지
아이, 그 밥값 얼마나 한다고…
오, 뭐야, 이건
어허, 이게 어딜, 그냥 확…
손님한테 뭐 하는 겐가?
손, 손님?
그래!
지금 난 여기 손님으로 온 걸세
자!
손님 두 분 들어가네!
아이, 아유, 뭐야, 이거
음
아, 이것이 꿀맛이로구나, 꿀맛
자, 한잔 따라 보거라
오빠야도 이제 제법 사내 냄새가 나네
오빠야
내 고마 오빠한테 시집갈까?
식구끼리 이러는 거 아니다
지나가는 강생이가 웃겠다, 강생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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