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rime 184 righe.
다시 확실히 해 두는데
나 여기서 더 우스운 꼴 될 생각 추호도 없어요
어? 과거 팔아, 사연 팔아 눈물 팔아 먹고살아야 될 만큼
아쉬운 형편도 아니라 그쪽이랑 할 일 절대 없다고요
아, 뭘 또 그렇게까지 말을 했냐
그럼 이제 더 이상 볼 일 없는 거죠?
오늘 계약서에 도장 찍지 못하면
난 당장 길에 나앉게 된다
그것만 생각하자
오늘 만큼은 나 데보라 수치심을 잃은 사람이다
똑똑! 데보라입니다
하던 뒷담들 잠깐 멈추세요
지금 문 엽니다
나 갑자기 막 하고 싶어졌는데
우리 같이 한번 하죠
어, 우리 님 내가 할게요
도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
흠, 뭐, 나라고 이러고 싶어서 이러겠어요?
아, 그럼 왜 이러는 건데요?
아, 뭐, 몰라서 물어요?
사적인 감정 끌어와서 방해하는
그런 치사한 짓은 안 하실 분이라고 믿어요
도와줄 거 아니면 지금부터 한 마디도 하지 마요
어?
자
감사합니다
아니, 전에 듣기로는
그 완강한 거절로 의사를 밝히셨다고
근데 씁, 갑자기 어떻게...
음, 아
아, 그렇게 들으셨구나?
아, 난 그렇게 얘기한 게 아니었는데
오늘 계약서에
도장 찍지 못하면 난 당장 길에 나앉게 된다
그것만 생각하자
그러나
비열하지만 타고난 협상가 트럼프는 말했지
협상에서의 최악은 절박함을 들키는 것이라고
상대방이 나의 피 냄새를 맡게 되면
나는 잡아먹힌다
나의 절박함을 절대로 들켜선 안 돼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한 번쯤은 사양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한 말이었는데
그게 전달 과정에서 조금 와전이 됐나 봐요?
그러기에는 너무나 분명하지 않았어요?
'과거 팔아, 사연 팔아 눈물 팔아 먹고살 될 만큼'
'아쉬운 형편이 아니라'
'그쪽이랑 할 일 절대 없다고' 그렇게 말했잖아요
아, 아니, 그렇게 말을 안 했다는 게 아니라
어? 말의 행간까지 읽으셨어야죠
뭐, 그러니까 그런 말도 있죠?
여자의 '노'는 '예스'다
이거 무슨 말이야?
아,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말
농담, 농담, 음...
씁, 어, 그래요, 맞아요
거절했던 건 맞는데 며칠 전이었던 가요?
대표님께서 보내 주셨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뒤늦게 확인하게 됐죠
그러면서
'아, 대표님이 나를 작가로서 이렇게까지 리스펙하고 계셨구나'
근데 그런 제안을 그렇게 쉽게 저버리다니
내가 너무 경솔했다, 뭐
이렇게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곳에서, 뭐
새로운 작업을 시작해 보고 싶다
그런 의욕이 막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 한 말의 행간을 읽자면
계약 조건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런 말이네요?
단순히 계약 조건 얘기가 아니잖아요
아, 대표님께서 전에 하셨던 말씀이
뇌리에 박혀서 정말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나의 실패가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와...
아, 그리고 남자에게 뻥 까인 연애 코치
빤쓰를 보이며 자빠져 KO패를 알렸지만
보란 듯이 다시 일어나 리턴 매치를 벌이고
결국 승리한다 하는
록키급 감동의 결말도, 뭐 꽤 마음에 들고 해서
그러니까 대표님이 저의 뮤즈인 셈이죠
아, 뭘, 또 그렇게까지
뭐, 암튼 뭐
감사합니다, 예
음, 뭐지?
저 눈빛은 설마...
거절?
씁, 근데 이걸 어쩌죠?
저희가 이미 다른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을 한 상태라
출간 일정 문제도 있고 아쉽지만
데보라 작가님이랑은 다음을 기약하는 게...
아, 네?
다음이라면, 뭐
구체적으로 언제를 말씀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아, 글쎄요, 메이비
기약할 수 없는 언젠가?
들켰다, 피 냄새를 맡았다
그거 정말 아쉽네요
예술가에게 영감은 결핍과 절박함에서 오는 거라고
사실은 제가 지금 그렇거든요
뭔가 크게 결핍돼 있고 굉장히 절박한 상태라
아, 딱 그래서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고 있었는데
기약할 수 없는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니
쩝
나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나는 진짜 열과 성을 다해서 열심히 잘해 봐야지
다짐을 했거든요
'나는 셰익스피어다 나는 월트 디즈니다'
막 자신감도 뿜어져 나오고 그러고 있던 참인데
잠깐만, 그...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네?
아
마지막 기회다
판을 흔들만한
예측 못 할 카드를 꺼내야 한다
생각하자, 생각하자
너무 많은데 그러니까
안...
안토니오...
안톤 체호프가 그랬죠
'1막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3막에는 쏴야 한다'
안단, 안단테?
- 안톤 체호프 - (보라) 아, 안탄 체호프
안탄 체호프가 말했죠 총을 쏴라, 어?
1막에 총이 나왔으면 3막에선 쏴야 한다, 빵!
나는 총을 맞았어요 심장을 맞았다고요
그것도 두 번
싫증 났어, 질리고 지겨워!
여기, 여기에 총 맞은 자리입니다 구멍이 2개지요
이제 나는 이 총을 뺏어 들고
내가 쏴야겠어
쏴야겠어
진정해, 잠깐만
빵!
아, 나한테 총 맞는 시늉까지 하라고 하지 마요
빵!
그동안 쓴 3권의 연애서에
빠졌던 게 있었죠, 바로
실연과 이별
실연당한 사람이
가장 최고로 바라는 결말이 뭘까? 생각을 해 봤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다시 이겨야 되겠더라고요
나를 쏜 그 사람이 다시 내 앞에 돌아와
무릎 꿇고 구걸하게 만들어야 되겠어요
제발, 다시 사랑을 달라고
그럴 수만 있다면 내 다리 사이라도 지나가겠다고
내 구두라도 핥겠다고 애원하게 만들어야 되겠다고요
아니, 그래서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복수? 아니면 화해
그건
그때 가서 선택하는 거죠, 어?
그의 일부가 돼서 사라져 버리는 복수를 할지
아님
갑의 위치로 돌아가
관계의 회복을 이룰지
그게 바로 데보라의 갑의 연애
이기는 연애니까!
그러니까
실제 연애 코치 이별 후에
실연 극복의 풀 스토리를 에세이 해 쓴다
그리고 헤어진 연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그 노하우를 담는...
오, 네, 네, 네! 바로 그거죠!
어? 아, 거기에 플러스로
이별에 대처하는 데보라의 연애 팁들까지
어, 예를 들면
그에게 받은 선물 제값 받고 처분하는 법
또, 또, 또
어, 이별 후 마음고생 다이어트 성공기
후폭풍을 불러일으키는
카톡 프로필 사진 찍는 노하우 등등
콘텐츠 알차고 셀링 포인트 확실하고!
- 당장이라도 사고 싶죠? - 얼마예요?
대표님!
야, 이건, 뭐
어때? 어? 그래도 최종 결정은
기획자가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기획자
뭐, 애초에 기획했던 연애부터 결혼까지
연애에 대한 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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