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rime 200 righe.
맥박 정상이고
동공도 정상
자, 환자분
제 목소리 들리면 눈 깜빡여 보세요
남편분 알아보시겠어요?
수진아
금방 나을 거야
왜?
부잣집 외동딸까지 기대한 건 아닌데
천애 고아라는 게 좀 서글퍼서…
그래도 내가 항상 옆에 있었어
고백은 언제 했어?
음…
못 했어, 결혼식 날도, 그 전에도
왜?
글쎄…
나…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쩌지?
아, 우리 연습 많이 했잖아 다시 한번 해보자
여자면, '어머! 오랜만이야!'
'너무 예뻐져서 몰라봤다, 야' 남자면
'누구세요?'
여기야, 다 왔다
어?
우와, 이거 어떡하냐?
내가 한 번 올라갔다 와야겠는데? 금방 올게, 응?
잠깐만 있어, 금방 올게
1층입니다
10층, 올라갑니다
저기요!
어떡해… 저기요!
뭐야…
저기요
수진아 수진아, 정신 차려봐!
수진아, 왜 그래, 응? 수진아!
괜찮아? 응?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정전이 됐었어
너 어두운 거 제일 무서워하는데
내일 당장 병원에 다시 가야겠다, 응?
저건 뭐야?
5월 10일, 오늘
너 퇴원하는 날
다 녹아버렸네
음…
기억나?
병원에서 들려줬던 캐나다?
응
우리 캐나다 이민 가는 거 누가 먼저 가자고 했어?
씁, 글쎄, 누가 먼저였더라…
먼저 가자고 한 건 너고
어… 그래서 준비한 건 나고
또 듣고 싶어
응
버밀리언은 주황빛 호수래
해가 질 때면 노을이 호수에 반사돼서
세상이 온통 빨갛게 물들고
바람이 산을 따라 내려와 호수에 다다르면
마치 누군가의 노랫소리처럼 들린대
다음 분이요!
아, 예!
이민이 허용되더라도 경력 인정은 안 될 겁니다
"신상 정보 경력"
밑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데 괜찮겠습니까?
네, 괜찮습니다 각오는 돼있습니다
심사도 하기 전에 집까지 구하셨던데
급하게 이민을 서두르는 이유는 뭡니까?
이유요?
음…
갑갑해 나가서 산책이나 하려고
혼자서 길도 모르는데 어딜 나가겠다는 거야?
이따 봐
여보세요?
3층입니다
내려갑니다
안녕?
안 돼!
안 돼!
의사 선생님이 뭐라 그랬어?
퇴원하면 안 된다 그랬지?
근데 네가 우겨서 퇴원한 거잖아 안 그래?
너 아직 환자야, 조심해야 된다고
너 계속 이런 식으로 말 안 들으면
캐나다 갈 때까지 다시 입원시킬 거야, 알겠어?
자기가 더 다친 줄도 모르고
- 앉아봐 - 응? 뭐?
- 아니, 앉아봐 - 아이, 괜찮아
아, 빨리!
난 괜찮아
근데 아까 왜 그랬어? 위험하게
그…
아, 맞다!
너 약 안 먹었다 잠깐만, 약…
병원에서 이상한 거 줬을까 봐? 얼른 먹어
저기 봐, 저기 CCTV도 끊어놓고
동파이프도 다 없어지고
이거 없지, 이거 없지
내 근처에서 내가 술 한잔하다가
내 이, 생각난 김에 내가 한번 올라와 봤더니
자재들이 없어진 거예요
여기 곧 용도 변경으로 철거된다고요?
아, 그럼
- 그래서 확인하러… - 오밤중에?
무지하게 열심이시네
에?
새벽 1시에 자재 확인하러 돌아오시고
뭐 어디 애인이라도 숨겨두셨나 봐?
아이, 내 이, 말씀드리지 않았소
그, 저, 건축주 심사가 있다고 내 얘기…
뭐 하자는 거요, 지금 이게?
죄송합니다, 도난 자재부터 확인하셔서 서로 보내주십시오
관계자 명단
관계자 명단도요
하도급 일용직 포함
하도급 일용직 포함, 예
김수진
주부
꼬마야!
1층입니다 올라갑니다
너 맞지? 어제 횡단보도 어디 다치지는 않았어?
병원은? 병원은 엄마랑 갔다 왔고?
3층입니다
잠깐…
아이고, 우리 공주님 오셨네!
엄마, 나 배고파!
아이고, 우리 공주님 오셨네!
- 오늘도 재밌었어? - 응
여보세요?
지금 좀 와주면 안 돼?
이런 말 이상하게 들린다는 거 아는데
혹시 몰라서 어떻게든 해야 될 거 같은데
안 돼
분명히 봤던 장면이었어요 제 얘기가 이상하다는 건 아는데
말도 안 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대뇌피질 손상으로 환각 증세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 때 생긴 뇌 손상으로
미래를 봤다고 여길 수도 있죠
아니, 하지만 실제로…
수진아, 그만해, 응?
아니요 오해하실 수도 있어요
어디서 본 것만 같고 들은 것만 같고
기시감이라고들 하죠
일종의 뇌가 일으키는 착각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제가 미쳤다라는 말밖에 안 되네요
수진아, 수진아!
죄송합니다
수진아!
수진아, 그냥 가면 어떡해?
3층 아이
응?
3층 아이 살아있어
그래, 저, 네 말이 다 사실이라도
그냥 다 남의 일일 뿐이야 안 그래?
아이가 죽을 수도 있었어 어쩌면 내가 막을 수도 있었다고
살아있다며
근데 아이는? 애들이 없어 아이가…
그만해, 제발!
너 정상 아니야
아, 그래
나 정상 아니지
수진아
수진아
가자, 바람 쐬고 싶어
아깐 내가 너무 예민했어
미안해
좋은 말만 해야 되는데
나 수영할 줄 알아?
- 수영? - 응
글쎄
- 한번 해볼까? - 지금?
아, 여기서?
야!
추워!
아, 아직은 물에 들어가면 추워!
따뜻할 거 같아
아…
수진아! 아, 추워 그만 들어가, 응?
빨리 나와
수진아, 위험해 이제 나가자, 응?
좋은데?
괜찮아?
나 수영 못했나 봐 무섭다
아니야, 물은 좋아했었어
어? 여름에 항상 바다에 놀러 가자 그랬는데?
호수도 좋아하고
자, 힘 빼봐, 내가 잡아줄게
- 나 놓지 마 - 응
그렇지
아직 거기 있어?
응
항상 옆에 있을 거야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항상
경찰입니다, 계시던 병원에서 신고 접수된 게 있어서요
모델하우스 같네요?
네?
아, 저…
사고 당시 멍 자국이 있었던 걸로
나왔는데 사고로 인한 거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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