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Le prime 200 righe.
기유년
인간의 선혈을 탐하는 괴마가 출몰하여
나라의 근간을 뒤흔든 변괴가 일어났으니
이 이야기는 그 괴마에 관한 기록이다
괴마는 흡혈을 하면서 새처럼 하늘을 날고
맹수와 같은 괴력을 휘두르며
상처를 입더라도 바로 회복하였다
"기밀"
그런 괴마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불에 태우는 것뿐이다
혈기 화멸
괴마를 연명하게 하는 것은 피요
사하게 하는 것은 불이다
- 저쪽이다! 저쪽이다! - 찾아라
샅샅이 뒤져라!
- 다 뒤져! - 찾아!
- 저기다! - 잡아라!
- 저기다! - 쫓아라!
샅샅이 뒤져라!
날이 새기 전에 찾아야 한다
그것은 어디 있느냐?
나는...
누구냐?
찾아라, 찾아!
날이 새기 전에 찾아야 한다
더 안쪽으로 가자
빨리빨리, 빨리 움직여!
나를 아느냐?
"이선"
이것이 무엇이냐?
넌 누구고 대체 나는...
저기다, 잡아라!
- 저기다! - 잡아라!
쏴라!
가자!
예!
도대체 뭘 찾는 거예요?
아, 여기 뭐가 있다고 이 짓을 하는 거예요?
이곳에 흡혈귀가 있다
흡혈귀? 그게 뭔데요?
피를 빨아 먹는 괴마다
이 사당패가 옮겨 다닌 고을마다 피 없는 시체들이 발견됐다
이곳에 분명 흡혈귀가 있어
에이씨, 그게 말이 되는 소리...
네놈들이 하는 마술 소문이 대단하더구나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
아이고, 그럼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칼로 찌른대?
그래요, 상자 안에 사람을 넣고 칼로 찌른대요
그게 말이 되나?
상자가 너무 작은데?
상자 안에 들어가면 따로 피할 공간이 있다
걱정 말아라
피할 공간 같은 게 없는 거 같은데?
마술은 눈속임이다, 날 믿어라
그러니까 내가 나리를 못 믿겠...
사람 살려, 사람...
나리, 여기 너무 좁아요!
아, 숨 막혀, 나리!
엄마
나리
하, 나리, 제발 나 좀, 나 좀 꺼내...
저, 나리, 여기 숨을 데가 없는데
칼 빼, 이 새끼야!
- 피 아니여? - 피, 피
죽은 거 아니여?
서필아!
서필아, 서필아, 괜찮으냐?
다 피했어요
피 아니여, 피?
피, 피, 피야
그러게 내가 상자가 작다 그랬잖아, 개새끼야
서필아, 서필아!
우리 언년이 좀 찾아 주세요
언년아!
아, 우리 애 좀 찾아 주세요
엄마, 어디 있어, 엄마
엄마, 어디 있어
엄마
엄마!
흡혈귀, 네 이놈!
목숨을 구걸코자 무고한 생명을 해치려 하다니
네 죄를 알렸다!
대충 짐작은 했다만
그놈의 호기심이 네놈의 명을 재촉하는구나!
이번엔 머리통에 꽂아 줄까?
그만!
아버지
이제 그만 합시다
철, 철성아
흡혈귀가 아니라 갈혈병이었군
피에 공기가 부족하여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심계 항진에
흉통, 호흡 곤란, 심장 비대까지
너는 남의 피로 그 부족한 걸 채우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해쳤고
아들놈은 죄가 없소
전부 내 잘못이오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은 안타까우나
네놈의 죄는 흡혈귀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고도 네놈들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생각했느냐!
치, 흡혈귀는 무슨
아휴, 참, 요즘 왜 그래, 사춘기예요?
막 삐뚤어지고 싶고 막 그래?
"흡혈귀"
흡혈귀는 있다
이게 너무 한가해서 그래
벼슬도 잘렸지
여자한테 작업 거는 족족 차이지
할 게 없거든
어쩌겠느냐
네놈이 생각하는 세상이 코딱지만 한 것을
임술년에 상소가 하나 올라왔다
한양으로 들어오던 최 진사와 노비 갑돌이가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밝은 불빛을 만나지
눈 깜빡할 정도의 짧은 순간에 최 진사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네
그리고 선왕 땐 정읍에서 역병이 돌았지
아휴, 세상엔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아
흡혈귀 없으란 법도 없지 않은가
뭐, 있다는 증거 있어요?
30년 전이었지
청국으로 가는 양인들의 배 하나가
폭풍을 만나 조선에 좌초했네
그때 흡혈귀를 봤다는 사람들의 기록이 있어
아이, 웃기시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돈 되는 탐정 일이나 해요
아, 남의 집을 빌렸으면 세를 내야지
아니, 좋은 집 놔두고 왜 이렇게 밖에서 고생을 해?
아니면 집으로 들어가시든가
집에 가면 혼인해야 된다니까, 쯧
혼기가 됐으면 혼인을 하셔야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감정도 없이 혼인하고 싶지 않네
그럼 그렇게 말하고 안 하면 되겠구먼
아버님께서 정하신 일이네
아이고, 아이고 아이, 나리처럼 바른말 잘하는 양반이
아무리 아버님이 시켰대도 그렇지
자기 혼사인데 끽소리를 못 해요?
'싫다', 응?
'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하고'
'마음에도 없는 혼인 그런 거 안 한다'
했네
'내 혼사는 내 인생의 문제입니다'
'아버님이 결정할 수 없습니다'
그랬더니?
맞았네
이야
씁, 깔끔하시네
씁, 영의정 대감이라 뭔가 좀 다를 줄 알았더니
전하
전국 각지에서
달맞이 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얘기들이 많사옵니다
아이부터 시작해 아낙, 노인들 할 거 없이
백성들 스스로 나서서
30년 전에 있었던 달맞이 연회보다
더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사옵니다
지난번 강화 성곽 보수 공사에도
1만이 넘는 백성들이 동원되었는데
이번 달맞이 연회 준비에 또다시 동원된다고 하니
백성들의 고충이 상당하겠소
하여 과인은
고생하는 백성들에게 조그마한 상이라도 내려 주고 싶소
이참에
공납을 미곡으로 통일하고
상민만 내던 군포를
양반들도 나눠 내게 한다면 어떻겠소?
신 영의정 김신
전하께 한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백성을 긍휼히 여기시는 전하의 성심은
천심과 같습니다
하오나 양반이 상민과 똑같이 군포를 낸다면
상민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반상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일이오
조선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거두어 주시옵소서, 전하
하긴 뭐, 주상 전하도 마음대로 못 하는 양반이니
혹시 혼인하시는 데 기능적인 문제가?
아이, 그냥, 확, 씨
계신지요?
누구?
누룽지차입니다
감사합니다
먹다 보면 제법 깊은 맛이 있소
오늘 아주 잘 내려졌구먼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연미여각 행수 최일규의 여식 최재희라 하옵니다
의뢰하실 일은 뭔지...
얼마 전 강화의 연미정이라는 누각을 수리하다가
갑자기 지붕이 내려앉는 바람에 인부들 몇 명이 목숨을 잃었지요
그런데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묵은 시체가 나온 겁니다
그중 한 구는 백골 상태였고
다른 한 구는 불에 탄 시체
그런데 불에만 탔지 전혀 썩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어요
사또를 부르러 간 사이에...
시체가 사라졌군요?
불에 탄 시체만 귀신같이 사라졌습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이런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워낙 기이한 사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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