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00줄입니다.
답을
알아 버렸네
'너희 둘은'
'너희 둘은'
'끊어 낼 수 없는 운명이니'
'받아들여라'
이모, 여기 중짜 하나 주세요!
네, 잠깐 기다리세요
거긴 장신유 씨 자리가 아니에요
혼밥 싫다면서
바닷가까지 와서 혼자 먹을 거예요?
아니, 어떻게 변호사가 된 거예요?
말의 미묘한 차이를 몰라요?
거긴 장신유 씨 자리가 아니라고요
그럼 누구 자리인데요?
아빠요
기일이에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주문하시겠어요?
네, 저희 조개구이 대짜랑
골뱅이 1kg에 소주 한 병 주세요
아이고
아이, 두 분이서 드시기엔 양이 많을 건데
괜찮아요, 세 명이 먹을 거라
아, 그래요?
알았어요 얼른 갖다드릴게
감사합니다
치…
기일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안 마셔요?
운전해야 되잖아요
차 안 가져왔잖아요?
기일인데 술 안 마시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요
내 주사 감당할 수 있겠어요?
주사가 뭔데요?
막 했던 말 또 하고 또 해요?
아님 아무 데서나 막 자나?
그 정도는 귀여운 거지
설마
옆 사람 막 붙잡고 뽀뽀하고 그러는 건 아니죠?
글쎄
그거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고
안 그래도 애정 성사술 때문에 제어가 안 되는데
거기에다 술까지 마시면…
먹지 마요
실은 내 주사가 뭔지 몰라요
한 번도 술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한 번도 마셔 본 적이 없다니
그 말은…
평생?
말도 안 돼, 거짓말
아이…
카! 이 맛난 술을 왜?
미쳤나 봐, 도대체 이해가…
아, 혹시 그, 아픈 거 때문에 그래요?
가족력이 있어요
한 명도 피해 간 적이 없어요
아버지는 그걸 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 얘길 듣기 싫어서 술을 안 먹게 된 거고
금수저에게도 아픔이 있구나
안됐다, 노잼 인생
아버지는 어쩌다가 돌아가신 거예요?
전 친하지 않으면 제 얘기 안 해요
친한 사람한테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얘기를 해야 친해지는 거예요
- 조개 다 익었다 - 조심
다쳐요, 내가 할게
아빠!
아빠가 맨날 그랬잖아
직장은 안정적인 게 최고라고
그래서 나 공무원 됐다?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내가 이번엔 진짜 남자 친구 델꼬 올라 했거든?
아, 근데 이상한 사람이가 따라왔어
뭐 해요?
인사해요
남자 친구는 아닙니다
이상한 사람이도 아니고요
근데
이홍조 씨 운명이랍니다
제가
답을 알아 버렸거든
'너희 둘은 끊어 낼 수 없는 운명이니'
'받아들여라'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던 건 미안해서였겠지?
끊어 낼 수 없는 운명이란 건
보통 사랑 같은 걸 의미하잖아?
유추해 보면 이홍조 씨가 나한테 건 주술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고
그럼 나는 영원히 두근두근하면서
당신을 쫓아다녀야 한다는 거고
어떻게 할 거야?
아, 너무 취해, 집에 가야겠다
이렇게 무책임하면 안 되지
이홍조 씨 운명인 나한테
아, 장신유 씨 운명은 지금 강남에 있는 거 아니에요?
맞아, 그 운명 다시 이어 붙일 방법 찾겠다고
여기까지 쫓아온 거야
그런데 몹시 황당하게
우리 둘이 운명이래
이건 주술을 잘못 쓴 당신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야?
아, 그건 아니지
다른 사람 주려고 만든 애정수를
잘못 집어 먹은 건 장신유 씨예요
나도 피해자라고
애초에 주술을 썼을 때 신중하게 썼어야지
애초에 목함을 줄 때 신중했어야죠!
아…
사태 해결이 최우선이야
어떻게든 책임져
장신유 씨는
운명을 받아들일 생각만 하지 말고
거스를 생각을 좀 해 봐요
운명은 원래 거스르라고 있는 거예요
장신유 씨 나랑 운명 하고 싶어요?
아니, 설마
나도 장신유 씨랑 운명 하기 싫어요
그러니까
우리 힘차게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고요, 어?
파이팅!
그래
앞으로 힘차게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 볼게
나 역시
이홍조 씨랑 절대
운명 하고 싶지 않으니까
오케이, 잡아 줘요
이것만
아이, 일부러 밀었어!
아, 약 올라!
차라리 빨간 손이 더 낫겠어
음, 냄새 좋다
나무 냄새
이런데
어떻게 운명을 거슬러?
어? 저게 뭐야?
네? 피요?
알겠습니다
뭐 우째 됐다고?
온주산이 피범벅이 됐대요
어?
얼른 현장부터 나가 봐
- 네 - 같이 가자
응, 안 돼
같이 가는 척하면서 어디 땡땡이칠 거잖아
후배들 챙겨 주라면서요
뒤범벅도 아니고 피범벅이라는데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같이 간다는 겁니다
팀장이라서
- 다녀오겠습니다 - 가자
- 네? 전… - 빨리
왜, 아…
경찰 불러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 이게 사람 피면 어떡해요?
저, 저쪽에 막 시체 있고
아, 닭 피다, 닭 피
그, 어떻게 아세요?
이, 라떼는 말이야
치킨집이 없었어요
닭을 먹고 싶잖아?
그럼 집에서 닭을 다 잡아야 돼
그때 딱 이 냄새가 나거든, 응? 닭 모가지를…
팀장님 여기만 이런 게 아니고
저쪽도 다 그래요
지주용, 걸이용 합치면 200개도 넘어요
교체한 지 열흘도 안 됐는데 어떡하죠?
뭘 어떡해? 닦으면 되지
아이, 락카를 뿌린 거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닭 피는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이게 락카였잖아?
그럼 답이 없어요 그냥 싹 다 교체해야 돼
내 공무원 생활 21년 만에
이런 또라이는 또 처음 봤지마는
그래도 땡큐
왜? 닦으면 되거든
일단 이거 사진 다 찍어 놓고
빨리 처리해, 민원 터지기 전에
네
- 물티슈 있나? - 없어요
이, 뭘로 닦아야 되지?
음, 냄새 좋다
나무 냄새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전화받자마자 올라온 건데요?
근데 무슨 일로…
수목 표찰 훼손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먼저 보고를 했어야죠
신고하실 거예요?
일단 앉아 봐요
네
아, 무슨 냄새야
그, 제가 사진을 좀 많이 찍어 놨거든요?
이거 보세요
응?
아, 이걸 보라고요
이 정도면 신고할 수 있겠죠?
신고 안 할 건데요?
왜요?
훼손된 표찰은 총 29개
그마저도 벌써 다 닦았다면서?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to leave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