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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림굿받기 전까지는
살았다고 할 수 없지
저는
무당 되기 싫습니다
하기 싫으면
신병 앓다가 죽는 것이고
니가 죽겠다면은
말릴 생각은 없다
무당이 점만 보는 게 아니야
길흉화복
희로애락애오욕
미리 살펴서
지금 다 죽어 가는 사람
죽고만 싶은 사람 목숨 살리는 것도
일이야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뭐든 상관없다며?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잖아
기억 안 나?
피에 젖은 손
나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 -
저를
속이신 겁니까?
방양서를 훔치려고
- -
- -
- -
나를 죽이는 자
저주를 받는다 하였는데
- -
당신한테 저주를 내린 게 나예요
상, 상관없어
난 상관있어요
그래서?
더는
장신유 씨 얼굴 못 보겠어요
전생일 뿐이야
아니
전생이 아닐 수도 있어
내가 저주다 뭐다
괜히 쓸데없는 얘기 해서 그래
그 얘기가 각인돼서
계속 같은 꿈을 꾸게 된 건지도 모르잖아
아니요
난 칼에 찔리던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 감촉, 냄새, 고통
너무 생생해서
더 이상 당신 얼굴을 못 보겠어
그건 지금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나를 봐
지금 당신 눈앞에 있는 나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줘요
그 사람이 저를 죽였고
그래서 제가 내린 저주가 그 사람한테 간 거고
결국
그 저주 때문에
장신유 씨가 아픈 거였어요
피에 젖은 니 손이 신유를 붙들고 놔주질 않으니
어쩔 수 없지
그런 거 안 믿을래요
진짜 전생인지 알 수도 없고
설령 전생이라고 해도
상관없이 잘 살면 되는 거잖아요
너희 둘이 만나지만 않았으면
상관없이 살아졌겠지
하지만 어쩌겠니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인걸
업장이 두터워
결국엔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
그럼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건데요?
전생에 무슨 일이 있었든 전 상관없어요
제가 장신유 씨를…
좋아해요
수레바퀴처럼
돌고 도는 것이 윤회라는 것이지
그래도 제가 내린 저주니까
제가 다시 끝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라고 주술서가 제 손에 들어온 거 아닐까요?
넌 이미 알고 있잖아
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는 거
그럼
제가
그 사람을 놔주면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언제 들어왔어요?
노크했는데도 모르던데?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 얘기하세요
온주산 일대 개발사가 하움으로 바뀔 거야
경쟁 입찰 통해서 결정해 놓고
아무 이유 없이 변경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아시잖아요
천 원짜리 물건 하나를 사도 환불이 되잖아
그 이유가 단순 변심이어도
하물며 수백억짜리 공사인데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
사적 복수인 거 뻔히 알면서
윤 시장 편을 계속 왜 드는 거예요?
말 그대로 나는
시장님을 보좌하는 보좌관이잖아
어머
아침부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보여?
아닙니다 저 기운이 펄펄 납니다
그럼 기운 펄펄 나는 김에
- 집들이해 -
- - 갑자기요?
저 이사도 안 했는데요
아, 그 집에서 태어난 거 아니잖아
그럼 이사한 거지
늦었지만 이사 정말로 축하해
아, 선배가 돼서
후배 이사도 못 챙기고 정말 미안하다
우리 앞으론 그런 거 싹 다 챙기고 살자
그래서 집들이 날짜는 언제가 좋겠어?
아, 저, 죄, 죄송한데요
제가 지금 집들이 같은 걸 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아서요
너무 잘됐다!
그렇게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어서 기분 전환을 해 주는 게 좋아, 어?
그…
우리끼리 하면 좀 단출하니까, 그…
- -
보좌관님 초대하든가
좋다!
아니
한 회사의 대표인 나도 시간을 내는데
공무원이 뭐가 대단하시다고 시간이 없다는 거야?
당신 지금 공무원 무시하는 거야?
아, 됐어, 너 헤어져
만나기도 전부터 아주 마음에 안 들어
야근한다잖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애를…
다음에 꼭 같이 올게요
어, 얘, 야근하면 배고프겠지?
음식 좀 챙겨 줘야겠다 응?
너 사실대로 말해 봐
그 여자애랑 무슨 문제 있는 거 맞지?
일 문제는 있어요
온주산 개발사 하움으로 넘어갈 거 같아요
알고 있어
웬일로 별말씀을 안 하세요?
뭐라고 하면 니가 듣긴 할 거고?
하움으로 개발사 넘어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어떻게든 그 개발 못 하게 막을 거니까
사업 문제 신경 쓰지 마시고
너는요
니 연애 문제나 좀 신경 써
사람을 데리고 와야지
내가 무슨 반대를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야
그래도 데려오길 바라셨나 봐요?
아니 국은 왜 이렇게 짜?
- -
어, 이홍조 씨
이거 엄마가 챙겨 주셨어
당신 먹으라고
나중에 꼭 같이 오래
다 맛있는데 잡채는 좀 맛이 별로일 거야
엄마가 직접 만들었거든
엄마도 음식을 못하고 당신도 음식을 못하고
나는 음식 못하는 사람이랑 살아야 될 운명인 건가?
- -
빨리 받아 줘, 나 팔 아파
장신유 씨
나 장난칠 기분 아니에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어?
난 당신이랑 하루 종일 붙어 있어도
모자란 것 같은데
악연이었고
앞으로도 악연일 거예요
그래도 보고 싶어서 내려온 거잖아
이거 돌려주려고 왔어요
갖고 있어 줘
내가 갖고 있으면 안 될 거 같아요
은월 할머니가 뭐랬는데?
왜?
나랑 같이 있으면 내가 죽기라도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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