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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도 파트너인가요?
155주나 함께 일해 온 그녀와
오늘에야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감정이란 것은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리를 유지해 온 것이다
파트너 사이에는 사적인 감정이 없어야 한다
"타락천사 리마스터링"
3662번이요
메시지 남길게요
내일 그의 친구를 만날 테니
장소를 남기라고 해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9시에서 5시까지 일하지만
내 근무 시간은 그 반대다
사실 간단한 일이다
가끔 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
모두 모르는 사람들인데 난 그들에게 관심도 없다
곧 다들 사라질 테니까
나가세요?
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곤 한다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죽을지는 이미 다 정해져 있다
난 게으른 편이라
누군가가 미리 준비해 두는 걸 좋아한다
내게 파트너가 필요한 이유다
황지명?
황지명?
정말 자네였군
기억 안 나? 나 해야
초등학교 때 만년 1등 기억 안 나?
- 기억나 - 정말 우연이네!
내 벤츠가 고장만 안 났어도 여기서 못 만났을 텐데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듯
킬러에게도 동창은 있다
오래된 친구와 마주칠 때면
매번 같은 질문을 받는다
지금 무슨 일해?
명함 좀 주고받고 종종 연락하자
같이 일도 도모하면 좋잖아
돈 벌 수 있는 일이면 난 다 좋거든
사업해? 엄청 바쁘겠네
결혼은 했어?
설마 싱글은 아니지?
이런! 아들까지 있어? 빼닮았네
부인이 흑인이야?
역시 열린 사람이군 흑인 여자가 매력 있지
피부색이 뭐 중요한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보험은 들었나?
나한테 하나 들어
10년 넘게 보험 일 하고 있는데
넌 모를 수도 있지만
동남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보험왕이라고
며칠 후에 신문사에서 인터뷰도 하러 오겠대
이봐 친구 좋다는 게 뭐야
내가 제일 좋은 상품을 소개해 줄게
듣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 일은 몰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특히 자네처럼 바쁜 사람은
부인과 아이를 생각해야지
킬러가 보험에 가입한다면
과연 보험사에서 받아주려나?
이 친구를 도와주고 싶지만 수령인은 누구로 해야 할까?
옛날에 우리 둘 다 좋아했던 '왕가슴' 기억나?
다음 주에 나랑 결혼해 내가 청첩장 줄게
받는 사람 이름은 자네가 써
보험 계약서는 내가 준비해 놓을게
부인이랑 같이 와 그럼 또 보자고!
몇 년 전 30달러를 주고 이 흑인 여자와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결혼했냐고 물어보면 그 사진을 보여줬다
함께 사진 찍은 아이한테는 아이스크림을 사 줬다
청첩장을 받으면 결혼식에 가고 싶어지지만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사람이 남긴 쓰레기를 보면
최근에 뭘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이 술집에 자주 온다
이런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나 보다
그가 앉았던 자리에 앉으면
같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까이하면 안 될 사람이 있다는 걸 안다
너무 가까워지면 쉽게 싫증이 난다
난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고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즐겁게 사는지 안다
진짜 안 왔어요
정말이에요?
말해줘도 안 믿고 종일 귀찮게 하시네
여기 살아요?
네
이 사람 본 적 있어요?
아뇨
나오지 말아요 경찰 아직 안 갔어요
여기 있는 거 다 알아요 사실대로 말해요
매일 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고
그중 누군가는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
정말 가까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하지만 확실한 건 경찰은 나의 친구가 될 수 없다
내 이름은 하지무 수감번호는 223이다
나도 못 본 지 좀 됐어요 돌아오면 알려 드릴게요
들어오는 걸 봤어요 사실대로 말해요
얌전히 있어!
똑바로 서!
활발한 성격이라
어릴 때부터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다섯 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은 후로
말을 잃었다
그래서인지 친구도 별로 없고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었다
결국 난 스스로 사장이 되기로 했다
자본이 없는 관계로 매일 밤
영업 끝난 가게의 문을 열고
본전 안 들이는 장사를 한다
이득을 보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낭비라고 생각했다
월세까지 다 냈는데 왜 장사를 안 하지?
새벽 3시에 누가 돼지고기를 사러 오겠냐고?
바로 내가 어제 사러 왔었다
장사는 자고로
고객마다 각자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 줘야 한다
부처님 말씀대로
'내가 지옥에 안 가면 누가 가겠나?'
사장이라면 사랑과 인내심을 가지고
욕심을 자제해야 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걸 알기에
난 매일 밤 부지런히 늦게까지 일했다
돈은 많이 못 벌었지만 사는 게 즐거웠다
너 미쳤어? 왜 남의 옷을 빨겠대?
난 거지야 세탁 안 한다니까
나 좀 내버려 둬
미쳤어! 내 옷에 손대지 마
미친놈 너 내가 가만 안 둔다
자, 돈 줄게 원하는 게 이거지?
미친놈!
내버려 둬! 가지 안 산다니까
아니, 안 살 거야 난 혼자 사는 몸이라
가지를 사면 오해한단 말이야 공짜로 줘도 싫어
차라리 호박을 살게
자!
이렇게 못생긴 걸 준다고? 안 사고 말지! 미친놈!
됐어, 됐다고!
이봐! 어제 감았단 말이야
제발 살살해 아파!
간지럽지 않으니까 살살해
야식 먹으러 나온 거지
머리 감으러 나온 게 아냐
그래, 네가 이겼다 네 마음대로 해
뭐야
면도까지 하려고?
어이
막무가내로 하지 말라고
날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은데
난 조직의 두목들을 알아
면도 안 하면 안 될까?
내가 돈 줄게
됐지?
더블 콘 주세요
망할, 또 너냐? 미안 미안
머리카락은 잡지 마
내가 알아서 들어갈게
미안, 미안해
내가 들어갈게
여보세요? 나야 뭐해?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아이스크림 먹고 있어
한두 개면 다행이지
벌써 몇 개째인지 몰라
먹는 시합하냐고? 돈 내고 먹는 거야
사실은 그게...
말하긴 복잡해 어쨌든 거짓말 아냐
못 믿겠으면 와서 보든가
여보세요?
이걸 어떻게 먹어?
수염에 불붙이는 건 장난칠 게 아니지
왜 이런 장난을 하는 거야?
이거 참...
어떡할 거야?
혼자 오라고 했는데 왜 온 가족을 다 데려왔어?
아버지 연세에 어떻게 많이 드시겠어?
잘못되면 어떡해?
애는 내일 학교에 가야 하잖아
대체...
홍콩에서 아이스크림 먹다가 죽은 사람 듣도 보도 못했는데
내가 그 처음이 될 것 같아
차라리 돈을 줄게
얼마인지 말만 해 다 살게
내가 파는 아이스크림이 비싸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오늘 밤 이들은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됐을 거다
난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한다
어렸을 때 아이스크림 차가 매일 우리 집 앞에 서서
그 차를 볼 수 있었던 게 너무 기뻤다
그래서 한 번은 아버지에게
왜 아이스크림 차를 몰지 않는지 물은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무런 대답을 안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됐다
어머니가 아이스크림 차에 치어 돌아가신 것을
난 대만에서 태어났고
5살 때 아버지와 함께 홍콩으로 왔다
아버지는 중경 호텔에서 일하신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통 말씀도 없고
아이스크림도 잘 안 드신다
우리가 서로 말이 없는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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