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00줄입니다.
잠들지 못하는 모든 밤에 바친다
벌이야!
벌! 벌!
뭐야? 시끄럽게
벌 시체다, 에~~
싫어! 야!
고교 생활에 과다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 덕분에 유한하고 귀중한 시간을 그저 무작위로 허비하게 되었다
그 죄는 생각보다 무거웠던 모양이다
무관심, 무감동
무관한 사람이라는 지루한 날들을 벌로 받아
결국 나는 아무것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코사카 선배 지금 학급 단톡방 만들고 있는데요
아이디 알려주실래요? 전화번호도 괜찮아요
뭐? 절대 안돼, 죽어
그게 뭐예요? 웃겨요
웃긴 거 없어, 비켜
엑, 쟤 또 저런 짓 하고 있네
기분 나빠
쟤 누구야?
쟤 우리 학년에서 완전 유명한데요
손목 그은 상처가 엄청나요
팔 보면 진짜 장난 아니에요
여름에도 긴팔만 입어요 장난 아니죠?
그니까 누구냐고 묻잖아 죽여버린다
죽여버린다니 진짜 웃겨요
아이디 알려주시면 알려드릴게요 전화번호도 괜찮아요
그럼 됐어
농담 농담 시카노에요
시카노 나나
비켜
계속 응원해 줬더니 이게 뭐야
선배라서 신경써 줬더니 말이야
너 어디 가냐?
벌 묻어주러 가는데
벌?
그래?
응...
그럼...
왜 따라와?
그냥
왜 벌을 묻어주는데?
곤충보호단 같은 거에 들었냐?
왜 벌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거지?
뭐?
벌레는 싫어해 하지만 벌레를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을 더 싫어
그리고...
너도 싫어
뭐라고?
너 설마 너 말고는 다 싫다거나 그런 건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내 자신이야
아 그래?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죽고싶네...
너 말이야 진짜로 죽고싶어?
응 그래
그럼... 내가 죽여줄게
죽고싶은 거지?
죽여줄게
그런 말도 안되는 쓸데없는 얘기를 들으면
더더욱 죽고싶어지지...
관심이 생겨났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면서 죽고 싶어하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난 분명히 관심이 생겼다
죽이지 않는 그와 죽지 않는 그녀
왜?
왜 한숨 쉬어?
잘도 보고있구나
쫌, 왜 들러붙는 거야 저리 떨어져
왜 그래? 캬피코가 너무 귀여워서
나란히 있으면 자기가 더 못나 보이니까?
그런 생각을 한다는게 싫은 거야
에?
울 것까진 없잖아
그게 아냐
설마?
헤어질지도 몰라... 이젠 틀렸어...
뭐야
역시나
남친이 좋아한다는 말을 안해줘 말도 안돼지 않아?
어제 들었잖아?
그건 어제 얘기지
오늘의 내가 좋은지 알 수가 없잖아
이제 헤어질래
그래 그래, 이거 좀 열어
나 남친한테 좋아한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고마워 라네
실례합니다
정말 말도 안돼
좋아한다는 말 듣고 싶으니까 좋아한다고 하는 건데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쪽에서도 좋아한다고 해주면 좋겠어
그렇군
싫어한다고 말해도 좋아한다고 대답해주면 좋겠어
그건 좀 이상한 걸
사실은 내가 아무말도 안해도 좋아한다고 해주면 좋겠어
지미코짱, 뭐라고 말 좀 해봐
가능하면 좋아한다고 말해봐
좋아한다고 말해줘, 부탁이야
실례했습니다
야치요군!
왜?
좋아해
응...
오늘은 어제보다도 네가 좋아
그러니까 이 상태로 계속가면 내일은 더 좋아질 거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오히려 그게 더 좋아
나를 좋아하지 않는 네가 좋아
너한테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을 거야
없어
어떻게 단정할 수 있지?
분명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테니 나를 좋아하는 건 그만둬
행복해 지라고
너야말로 왜 모르는 거지?
나는 너를 좋아하는 거야
너 말고는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행복해질 바에야
네 옆에서 불행해지고 싶어
그런가?
그래
아니, 나한테 기대하진 말아줘
아무튼 너와는 사귈 수 없어
응? 잠깐만
나 사귀어 달라고 한 적 없잖아?
좋아한다고 했을 뿐이잖아?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사귈 수 없다는 것도 확실히 아는 상태에서
난 그냥 사랑을 전했을 뿐이니까
너는 '응'이라고 대답해주면 그걸로 되는 거야
그런 거니까, 좋아해
매일매일 질리지도 않는구나
질리거나 하지 않아
하지만 그렇네...
오히려 질려보고 싶어
질릴 정도로 네 곁에 계속 있고 싶어
뭐야? 올 수 있구만
그 이상한 놈
처음 봤는데 싫어한다고 말해버렸네
죽이겠다고 하고 말이야
내일부터 왕따 당할지도 모르겠네
싫다, 귀찮아...
어이!
대답해
어이!
네?
이쪽 봐
아무튼 좀 보라고
아깐 싫어하는 거 물어봤으니까
이번엔 좋아하는 거 물어보려고
초코랑 바닐라 중에 뭐가 좋아?
바닐라
초코는 싫어해?
좋아...
그럼 초코도 괜찮지?
응 괜찮은데...
손 더럽구만
벌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확실히 이상하지
맞아, 이상해
이 벌은 나야...
그래서...
그래서...
너 바닐라 먹고싶었어?
응...
미안해
괜찮아, 봐줄게
까불지마, 죽인다!
오늘 난 바로 돌아갈 거야 넌 어쩔 건데?
어이, 들었어?
왜 웃는 거야?
가자
벌
미야사다 식당
다녀왔습니다 미야사다 식당
미야사다 식당
늦었네? 미야사다 식당
미안, 미안... 미야사다 식당
미안, 미안...
전 귀여운 그 여자애의 처음이 갖고 싶었어요
그 애는 귀여우니까 어쩔 수 없는지 몰라도
키스도 섹스도 역시 처음이 아니었고
하지만 그 애가 시체가 되는 순간은
저 밖에 모른다구요
그러니까...
야치요, 너도 가게 좀...
미안
누나, 그런 거 아냐
그럼 뭐 보는 거야?
우리학교 학생이 살해당한 사건 알지?
응 물론이지
선배가 그 범인의 동영상을 보내줬어
그거 보던 거야
그런 거 보면 안돼
응 그럴게
나도 아직 멀었네
쫌...
오늘 교무실에서 뭐했어?
혼났어?
부활동을 계속할지 얘기했어
3학년이 빠지면 나 혼자 남게 돼
너 부활동 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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