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00줄입니다.
여행 안 갔네요?
가지 말라고 전화한 거 아니었어?
맞아요
가지 말라고 전화한 거
그래도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역시 있는 거였네, 주술
내가 다시 해 봤어요
진짜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상관없어
주술이 있든 없든
사랑해
엄마!
아, 진짜 어이없어
아니, 고백을 그렇게 갑자기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럼 고백을 갑자기 하지
'오늘 저녁 9시 반에 고백할 거니까 들을 준비 해'
하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왜 화를 내고 그래요?
- 화낸 거 아니거든? - 화났는데, 뭐
목소리가 커졌잖아
화난 거 아니라니까
쑥스러워서 그래
치, 쑥스러운 거 모르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여자 친구도 있으면서 사랑한단 말 함부로 하고
함부로 한 거 아니야
그럼 양심 없는 사람이거나
양다리 걸치는 거잖아요 지금
안 걸쳐
기다려 줘
곧 갈게
정갈해진 상태로
그러니까 당신도 정갈한 상태로 기다려 줬으면 좋겠어
난 언제나 정갈했어요
장신유 씨보다 훨씬 정갈한 편이에요, 나는
평생 제대로 된 연애도 한번 못 해 봤는데
마음이 정갈하지 않잖아
내 마음이 뭐 지저분하다는 거예요?
권재경!
좋아했잖아
그 마음이 다 사라진 거 아니잖아
아이, 뭐, 짝사랑 갖고 뭐래
사, 사랑까지 한 거야?
아이, 누가 짝사랑을 사랑으로 쳐요?
아니, 어쨌든 그 단어가 붙어 있잖아
다른 남자한테 그런 거 하지 마
싫으니까
몸은 괜찮아졌어요?
걱정이 많이 되나 봐?
장신유 씨는
주술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고 하지만
난 상관있어요
저주 인형 신경 쓰이니깐 몸조심해요
그럴게
괜히 찬바람 맞고 감기 걸리지 말고
- 얼른 집에 가요 - 먼저 가
내가 먼저 말했잖아요
얼른 가요
당신이 가기 전엔 안 갈 건데
아휴, 춥다
찬바람 맞지 말라면서
알겠어요, 그럼
갈게요
이만 총총
가요, 얼른
가라니까
전 그때도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거 같아요
풍경
냄새
감촉
모든 게 다 생생했고
그 순간 제가 느낀 감정까지
전부 다 현실 같았어요
드디어
한 명 더 늘었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
그게 정말 전생일까요?
전생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
의외로 많아
나도 다 기억하잖아
끊어 낼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거였어요?
인간의 과보는 쇠사슬처럼 질겨서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왜 저만 보이고
저만 기억하는 걸까요?
말을 해 보지 그래?
안 할래요
미친놈 소리 들을까 봐?
그냥
어쩐지 두려워서
인과 연이
합하여지는 때가 다를 수 있지
그래도 시간을 지나 윤회했으니
기꺼이 지어지는 인연대로 살면 돼
불이 다 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는 것처럼
아무 미련도 남지 않게
야, 이게
이게 '헤어질 결심'에 나온 위스키거든?
내가 이걸로 왜 셀렉했게?
너 헤어질 결심 하라고
나 안 헤어져
남자는 집요한 여자 극혐해
그렇게 안 하면 우리 관계 바로 끝나
너는 그 얼굴로 왜 그러고 다니냐?
내가 여잔데 니 얼굴이었잖아?
그럼 너처럼 안 살아
나 장신유 많이 좋아해
그러면서 나랑은 왜 자는데?
그 사람이 내 외로움을 채워 주지 않으니까
와우
혜정이 여행 갔어
집 비었는데 올라갈래?
아니
잠깐 타
어젯밤에 반성은 좀 했어?
어디 갈 거야?
어디든 빨리 가자
- 나연아 - 한강 가서 라면 먹을까?
자판기 라면 오빠도 안 먹어 봤지?
그거 엄청 맛있대
지금 어딜 가도 돌아오는 길이 최악일 거야
그러니까 여기서 얘기할게
하지 마
듣기 싫어
나연아
정리한다 그랬잖아!
못 하겠어
내가 봐줄게
내가 그냥 넘어가 준다고
그냥 잠깐 흔들린 거라며
흔들리는 거랑 사랑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오빠 나 만나는 동안 사랑한다는 말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낸 적 없었어
근데 설마 이홍조를 사랑이라도 한다는 거야?
말도 안 돼
적어도 납득이 갈 만한 애여야 이해를 하지!
걔가 뭐라고?
오빠 지금 착각하고 있는 거야
불쌍해 보였거나 짠해 보였거나
그런 이유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걸
착각하고 있는 거라고
비난해도 할 말 없어
- 최악인 거 알아 - 그래
최악이야
어떻게 나한테 이래?
크리스마스 때 혼자 둬서 미안해
이제 정갈해진 거예요?
응
받지 마요
보좌관님
꽃다발 같은 거 줄 자격 없어요, 저 자식은
나한테 와요
가지 마요
니가 놔, 그 손
선배가 먼저 놔요
니가 놔
- 놓으라고요 - 놔
일로 와요
내가 행복하게 해 줄게요 홍조 씨
내가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홍조 씨, 알잖아
- 손… - 놓으라고요
나 땜에 싸우지 마요 싸우지 마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니까요 홍조 씨
선배, 그 손 놔요
- 놔 - 놓으라고요, 선배
여러분!
나 땜에 싸우지 마요, 여러분
아, 정말, 악! 장신유 씨!
- 위험해! - 위험해, 장신유
인간에게 상상력은 왜 있는 걸까?
좋다 말았네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어요?
나는
소개팅이고 기훈 씨고
결국 유튜브 씨와 함께한 꿀꿀한 크리스마스였어
내년엔 기필코 뜨밤을 보낼 거야
저 남자랑
변호사님
아, 이제야 얼굴 뵙네요
병가 내셨다는 얘기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앞으론 절대 아프지 마세요
네, 잠은 잘 잤어요?
네, 제가 유별나게 잠이 많은 편이라
이홍조 씨는요?
네, 저, 저도 잘 잤어요
다행이네요
11층
7층
실례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뭐야
죄송합니다
좁은데
문이 닫힙니다
아니, 근데 변호사님 키가 엄청 크시네요, 예?
팔등신도 아니고 구등신
그, 저는 삼등신이거든요
머리, 가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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