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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네
다음에는 이만큼 못 줄 거야
이탈리아 출신 경쟁자 때문에 요새 사정이 안 좋거든
이 정도 금액이면 간신히 비료값은 낼 수 있겠네
내년에는 병아리콩을 길러야겠어
여기서 마시던 식전주가 그리울 거예요
왜 그러는 건데? 왜 날 보고 짖는 거야?
난 염소 훔치러 온 게 아니야
내 빵 건드리지 마
자, 내 빵을 좀 나눠줄게
잠깐, 기다려!
내 몫은 남겨줘야지
저리 가
내가 아니라 이 친구가 그랬어, 계속해
- 안녕하세요 - 그래
어서 오게
오늘은 뭐 했다, 베르나르?
언덕에 산책하러 갔다가
이걸 찾았어요
갈탄이에요 언덕에 가니 많더라고요
흥미롭군
염소도 봤어요
- 꼽추 딸이 기르는 염소야 - 그 버릇 없는 애?
자기 아버지가 죽은 후로 우리를 피해 숨었어
나는 봤어 아주 미인이던데
그렇다면 자기 엄마를 닮았나 보군
꼽추 딸치고는 꽤 예쁘던걸
꼽추가 누구인데?
자넨 한 번도 못 봤을 거야 그때 자네는 여기 안 살았으니
농부가 되려고 했던 도시 지식인이었지
- 괴짜 같은 놈이었어 - 꼭 그렇지도 않아
멍청하다는 게 아니라 현실 감각이 없었단 소리야
책에 나온 대로 번식을 시키면 토끼를 사육할 수 있다 믿었지
로마랭에 물이 없어서 그랬던 거잖아
하지만 자네가 샘을 찾았지 꽃 사업은 잘돼?
크리스마스랑 참회의 화요일에 제일 잘 되고
부활절도 꽤 괜찮아요
장례식 꽃도 잘 팔리지 않아?
괜찮아요 그것도 돈은 좀 들어와요
따라와
따라와
가자, 빨리 와!
고마워요
너한테 온 편지야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 밤 우리는 보르도에서 아이다 공연을 할 거야'
'비중이 작은 역할이지만 그래도 아주 기쁘단다'
'네가 여기 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정말 행복할 거야'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평생 여기 있을 수는 없잖니
엄마랑 같이 있어야지
토끼랑 새가 아예 안 보이네 어디로 갔지?
내 눈이랑 귀가 이상한 건가?
다음에는 사냥개를 데려와야겠어
감히 어디를 도망가려고!
갈리네트!
얘야!
지금이 벌써 5시야
낮잠을 왜 이리 오래 자?
일사병에 걸렸나 봐요
빨갛지는 않은 걸 보니 그냥 잠이 부족했던 거 같은데
나와 봐라
아망딘이 귀는 안 들려도 눈치는 엄청 빨라
너한테 할 얘기가 있는데 우리 둘만 알아야 할 얘기야
갈리네트
이제 너도 서른이 넘었어
그리고 수베랑 가문의 후손은 너밖에 없어
- 저도 알아요 - 내 말 끊지마
내가 계속 이 얘기를 하는 건 네 탓이야
네가 이해할 때까지 난 계속 얘기할 거다
우리 수베랑 가문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가문이야
- 할아버지 생신에는... - 30명이나 있었다면서요
우리 수베랑 가문 사람들은 집안 곳곳에 금을 숨겨놨단다
모두 우리를 존경했지
오래 못 갔죠, 제 탓은 마세요 그게 운명이란 거예요
아니, 운명이란 건 없어
아무 쓸모 없는 놈들이 늘 운명을 탓하지
우리 조상들 탓이야
자부심과 욕심 때문에 근친결혼을 했거든
사촌끼리 결혼하고
삼촌이 조카와 결혼했지
토끼한테도 안 좋으니 사람이라고 다르겠어?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니?
두 명은 정신이 나갔고 세 명은 자살했잖아
그러다 결국 우리 둘만 남았지
나는 이미 너무 늙었어
그러니 네가 유일한 수베랑 가의 후손인 셈이야
저한테 결혼하라고 하시면서 삼촌은 왜 안 하셨어요?
나랑 결혼은 안 맞아
거의 할 뻔한 적은 있었지만
일이 잘 안 풀려서 충동적으로 아프리카의 군부대로 갔거든
돌아왔을 땐 이미 늦었어
아이라도 있었으면 그 여자와 기꺼이 결혼했을 텐데
그런 일은 없었어
나는 앙글라드 마당에 있는 체리 나무랑 비슷해
꽃은 많이 피는데 열매는 하나도 안 열렸지
그래서 삼촌 대신 저보고 결혼하라고요?
넌 결혼해야만 해
- 왜죠? 이유가 뭔데요? - 왜냐고?
지금 나한테 왜냐고 물었냐?
수베랑 가의 재산은 어떻게 하란 말이야
우리 가문의 재산은 지폐가 아니라 금이란 말이다
금화가 차고 넘친다고
이해가 돼? 그게 다 내 거라고!
내가 열심히 일하고 아끼고 또 아껴서 모은 거야
그런데 그걸 그냥 날릴 거냐?
그럴 리가요 저는 금이 좋아요
금이 좋으면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해야지
그래도 이런 식으로 가정을 꾸리라고 강요하시면 안 되죠
내가 10년 동안 너한테 얘기했잖아
이렇게 진지하게 말씀하신 건 오늘이 처음이잖아요
게다가 전 나름대로 생각해둔 게 있어요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도 있니?
아마도요
누구인지 말 안 해줄 거야?
온종일 햇빛 아래 있었더니 머리가 띵해요
말씀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그래 장하구나, 갈리네트
하나만 더 얘기해주마
아내를 고를 때는 아이 생각도 해야 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예쁜 얼굴에 홀려서는 안 돼
엉덩이가 크고 다리는 길고 가슴이 커야 한다
번식용 암말처럼 말이야
거기에다 예쁘기까지 하면 어때요?
갖출 건 다 갖췄다면 문제 될 건 없을 거다
우리 가문에 미인이 들어온다면 보는 나도 즐거울 거야
가자
따라와
여기야, 노엘 따라와
물은 다 같이 쓰는 건데 왜 일은 늘 내가 해야 하죠?
1년에 두 번 청소하는 게 뭐 그리 힘들다고 그래?
기껏해야 붉은 모래랑 낙엽뿐이잖아
사람들에게는 깨끗한 물이 필요해
채소도 마찬가지야
이상하네요
점토 같은데 점토는 아니에요
이건
보크사이트 가루예요
철과 알루미늄이 혼합된 거죠 이게 어디서 나온 걸까요?
샘에서 나오는 건데 큰 폭풍이 지나간 뒤에
마을까지는 안 오고 여기에 남아 있는 거야
밤에 비가 내리고 나면 우리 집 샘물은 붉은색으로 변해요
돌도 녹슨 것처럼 보이죠
녹슨 거 맞아요 산화철이거든요
- 그럼 나쁜 건 아니겠네 - 네, 좋은 거예요
이 용수지와 연관된 댁의 샘물은 어디에 있나요?
그건 왜 물어보는데요?
위쪽에 있나요? 아니면 아래쪽에 있나요?
그건 말하기 좀 그런데요
로마랭 계곡은 위쪽에 있어요
그럼 마을에서 쓰는 물도 같은 계곡에서 나오겠네요
10시네요
정오에는 물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약속했는데
2시간 남았군
하지만 물이 마을까지 가려면 한 시간이나 걸린다고!
시장님께 말씀드릴 게 있어서 저는 이만 가봐야겠어요
그러면 어서 가봐요
이봐요, 누가 돌을 던지는데요
번개 아니었나?
번개가 보였다고? 아침부터 술을 마시니 그렇지
아침에는 커피밖에 안 마셔
제가 며칠 전에 잃어버린 칼이에요
- 이 주위에서? - 아니요
전에는 여기 와본 적 없어요
그것참 이상한 일이군
양치기 소녀가 자네한테 돌려준 건 가봐
- 어디 있는데요? - 양치기 소녀라니요?
마농 말하는 거예요?
그래, 꼽추 딸 마농 개 말고 또 누가 있겠어?
- 여기에 숨어 있나요? - 아니, 도망갔어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다음에 기회 되면 해야겠네요
- 감사의 표시로 키스나 해줘 - 좀 웃기긴 한데
꿈에 마농이 나왔어요 전혀 모르는데도요
심지어 키스도 했죠
마농이 가만히 있었어요?
꿈에서 저를 거절하는 여자는 없어요
- 왜 안 먹니? - 배안고파요
너 요새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여
입맛이 없어서요 아마 그 독 때문일 거예요
무슨 독?
잎진드기 죽이려고 카네이션에 뿌리는 거요
- 그럼 내가 뿌려주마 - 됐어요
밤에 뿌려야 하거든요
햇빛을 받으면 약해져서 좋을 게 없어요
효과가 떨어지거든요
밤에 일하면서 낮에도 잠은 안 자잖아
집에 없던데 온종일 뭘 한 거냐?
사냥하느라 언덕을 돌아다녔어요
신선한 공기도 맡고요
폐에서 그 독을 빼내야 하니까요
맞는 말이군
카네이션에는 좋은 거지만 너한테는 나쁜 거니까
그래도 식사 잘하고 잠도 자고 해야지
의사를 불러주랴?
아니요, 괜찮아요
방금 먹는 거 보셨죠?
내가 잡아둔 새를 팔러 오바뉴에 가는 모양이군
정신이 나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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