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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흐릿한 옛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막아 줘!
올려, 올려!
막아! 막아!
뺏어! 뺏어!
골!
뭐야, 왜 쓰러졌어?
야, 박민우
그 멀대 같은 골키퍼는
분명 박민우였다
나와 봐, 나와 봐, 나와 봐
또렷이 기억한다
그때 그런 일이
분명 있었다
야
나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그런 기억이 없거든?
어떻게 너만 기억하냐?
너 확실한 증거 있어?
없어
근데 분명히 민우였다고, 어?
내 기억이 증거야
박민우 그 새끼
지금 연기하는 거라고
아, 쇼하는 거라고, 쇼
아, 그리고 뭐
뭐, 그땐 또 뭐, 일사병이었다며
아니, 일사병이든 공황 장애든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어?
같은 일이 반복됐잖아
씨, 아직 의사도 아닌 새끼가, 씨
뭐?
그래
그래, 니 말이 다 맞다고 치자
응, 니 말이 다 맞아
그래서 이제 어쩌자고
몰라, 씨
일단 약부터 먹이고 생각해 봐야지
아니, 모르면 나한테 말이라도 좀 하지
아, 니가 전화를 안 받았잖아
그 사이에서 그냥 그럼 죽게 냅두냐?
아니, 죽게 냅두라는 말이 아니고
아니면, 뭐?
민우가 우리 얼굴 봤잖아
너
민우 다치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
기억하지?
어, 기억해
기억하지
근데
지금 상황이 달라졌잖아
완전 딴판이야, 지금
야, 인질이
납치범 정체를 알았다고
집 안에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돼
대박
난 그 생각을 왜 못 했지?
아니, 근데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게
집 안에 있는 거면 경찰들이 왜 발견을 못 한 거지?
처음부터 둘밖에 없었다는 거짓말은 왜 한 거며
어?
죽어, 죽어, 씨!
아유, 씨!
가능하지?
에이, 설마
그럼 지금 저 집에
시체가 있다는 거야?
내 건물에?
없을 수도 있고
벌써 토막을 냈다면...
토막 살인?
아이씨
이럴 게 아니라 일단 가자
어, 어딜?
신고하러
금융심사위 소속 수사관 김은정입니다
최근에 경찰이나 검찰 혹은
공공기관 수사 기관을 사칭한 전화를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
뭐라고요?
쉽게 말해
보이스 피싱 범죄에 당하신 건 아닌지 묻는 겁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납치나 유괴와 관련된
공갈이나 협박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요
아
이렇게 나한테 약까지 먹였다는 거는
날 놔 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건데
재효야
너 진짜 이거 계속할 거야?
야, 그럼 이거 하나만 물어보자
너네 왜 이러는 거야?
아니, 너네도 뭐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돈 필요해서
얼마나?
5억
너 우리 엄마한테 5억 달라 그랬어?
정확히는 10억이야
5억은 얘랑 나랑 반반씩 나누는 거고
미친 정신병자 새끼들이
야
니들이 그 돈이 왜 필요한데?
어? 뭐에 쓰려고?
그것까지는 말해 줄 수 없고
그냥 얘랑 나랑 사정이 있다는 거 정도만...
도박했어
군대 가기 전에
얘는 학교에서 잘리기 직전이고
진짜 미안하다...
- 민우야 - 됐어, 씨발, 사과하지 마
이제 와서 사과를 왜 해?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진짜 우리 엄마한테, 너네
돈 받아낼 거야?
어
아...
진짜 미친 거 같아
아, 아니, 우리도 절박해서 그래
지랄하지 마 씨발, 절박하다고 다 이러냐?
합리화하지 마 니네가 그냥 그런 인간인 거야!
아무튼
돈만 받으면은
나 풀어 주는 거다, 맞지?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야, 너네, 뭐...
뭐, 나 어떻게 하려고?
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절대 아니고
너가
약속 하나 해 주면 돼
없던 일로 해 주겠다는 약속...
끝이야?
알겠어
돈 받고 나서 나 풀어 주면 나 없던 일로 할게
진짜
나 그때까지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나 그냥 가만히 있을게
그렇게 할게 그거 원하는 거잖아?
어
오케이, 콜
나 그럼 화장실부터 보내 줘
밥도 주고
밥을 달라고?
왜, 밥...
밥 줘야지
야, 너네 10억 번다면서
양심이 있어야지, 씨
대리님
아, 죄송합니다
주차할 데가 너무 없어 가지고 엄청 헤맸어요
아이, 죄송합니다
통화 기록은?
아, 그거 제가 알아봤는데 별거 없더라고요
뭐, 스팸이랑 뭐, 보험 전화?
아, 뭐, 그리고 죄다 그 엄마 번호뿐이었습니다
그 동네 번영회는 알아봤어?
아, 그거
근데 그게 조직 애들이 관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살짝 좀 애매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이 동네 토박이들이라
가자
어, 대리님, 대리님
지금 애들 밑에 와 있다는데
데리고 갈까요?
예
저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사단법인 청소년야구연맹
조용호 대리
아
이 토토 하시는 분들이 여기는 어쩐 일로
세탁기 찾으시나?
우리 빨래 안 돌리는데
가게를 하나 찾고 있습니다
무슨 가게
엊그제 오후 여섯 시 경에
이 남자가 들렀던 가게
술집일 수도 있고 밥집일 수도 있는데
아마 술집일 가능성이 큽니다
- 음 - 나이는 20대 초반
추측하건데 아마 일행도 있었을 거고...
자, 자, 자, 자
아, 그러니까
우리 보고 사람을 찾아 달라?
여보쇼
이 동네에 점포가 몇 개가 있다고 생각해요?
상인들 연락망 같은 거 있지 않습니까?
단톡방이라든지
아
거기에
이걸 올려 달라?
내가 왜?
사례하겠습니다
아이고
아니
그, 도박으로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진 모르겠는데
자중하면서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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