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 eerste 200 regels.
어?
승객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나리타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을 제자리로 해 주시고
좌석 벨트를 매 주십시오
승객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나리타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을 제자리로 해 주시고...
항상 꿈은 있었지만 미래는 없던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뭘 할지 몰랐던
그때의 나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을 직업으로 할 용기는 없었고
바로 사회에 뛰어들 자신도 없던 난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안녕하세요
일본을 선택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월세의 반을 내 줄 친구가 마침 일본에 있었고
너 엄마 말 듣고 있어?
일본은 절대 안 돼, 알았어?
네, 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게 어디든
집을 떠나 혼자만의 인생을 살아 보고 싶었다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나 혼자 힘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유, 이게 왜 안 빠져
아...
아...
아, 예, 괜찮...
아, 아니다
아...
아...
최홍!
지희야!
야, 이게 얼마 만이야?
아,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일본 지하철 갈아타는 거 개빡세
고생했어
야, 일단 도착 기념 인증 샷부터
- 여기서? - 어
봐 봐, 여기 봐 봐
여기 보고!
하이, 치즈!
아...
아...
- 누구? - 응?
아니야
설마
벌써?
그런 거 아니야
어? '아니야' 두 번은 긍정인데
아...
아
응?
짠!
아이, 진짜
아, 야, 근데
SNS에서 보던 거랑 좀 다르다?
근데 넌 오란다고 진짜 오냐?
아, 니가 오라며?
야
너의 첫 독립을 진짜 축하한다
거국적으로다가
짠
- 달다, 달아 - 아
너 근데 엄마한텐 뭐라고 했어?
절대 안 된다고 하셨다며
응
그래서 말 안 했지
에?
우리 엄마 걱정할까 봐
최홍 또라이인 거 일찍이 알았지만
인정
아, 엄마가, 뭐 돈 대 준 것도 아니고
내가 그동안 모은 알바비로 온 건데
이제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 거야
헐, 야
누가 들으면 그렇게 안 산 줄?
근데 잘했어
어차피 지금 못 오면
뭐, 나중에도 못 오는 거야
맞아
- 또 짠? - 또 짠
- 짠! - 짠!
치
뭐야
왜 웃고 있어?
야, 홍 너 아침부터 뭐 해?
일어났어?
이노카시라 가서 좀 뛰려고
이노카시라?
야
거기 생각보다 엄청 커
같이 뛸래?
뭐래
달리면
나를 스쳐 가는 풍경들이 계속 변한다
그게 좋다
내가 멈춰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매일 조금씩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음, 맛있겠다
응?
아니, 무슨
알바 구하는데 이력서까지 써야 돼?
야, 어쩔 수 없어
일본에선 필수야
이 한 장의 종이로
도대체 날 어떻게 설명하냐고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게 난데
그럼 집에 전화해서
엄마한테 돈을 부쳐 달라고 하든가
에이씨, 쯧
야, 최홍
그냥 적당히 좀 쓰면 안 되겠니?
너 이번 달 월세 낼 돈도 없다며?
아, 맞다
아, 월세
월세
월세
예스
- 아... - 아...
아...
아
예스
"영업 중"
맞네
딱이네
뭐가
딱이야?
딱 흑기사 각이네
너한테 잘 보이려고
흑기사는 무슨...
야, 우리 홍이
야, 한국에선, 뭐 제대로 된 연애 한 번을 못 하더니
일본 오자마자 이런 새 역사를
야, 내가 뭘 또 연애를 못 하냐?
야, 솔까
너 니가 만난 애들 중에 멀쩡한 애들 있었냐?
잠수 이별
군대 이별
맨날 어디서 똥파리들만 꼬이고
그나마 제일 멀쩡한 민준이는
남사친이라고 우기고
야
내가 몇 번을 말해
민준이는 그냥 친구라니까
지랄
야
민준이 너 여기 올 때 안 울디?
아휴, 우리 불쌍한 민준이
민준이는
이 남사친이라는 단어가 세상에서 제일 싫을걸?
거, 적당히 좀 하지?
지도 남사친 많으면서
야, 근데 그 흑기사 어쩌냐?
학비 벌어야 한다며?
씁, 그...
맞은편 푸드 트럭에 취직한 거 같더라고
다행히
푸드 트럭?
아...
"제일 맛있는 핫도그 파는 곳"
음...
아...
아, 차가워
"록"
아...
언니
어, 록아, 무슨 일이야?
너 뭐 급한 일 있을 때만 연락하기로 했잖아
지금이 겁나 긴급한 상황이거든
최홍!
너 미쳤어?
제주도 간다고 보내 줬더니 너 일본이라며?
어, 거기가 거기지, 뭐
여기도 섬이고 뭐, 제주도만큼이나 가깝고
너 당장 들어와
멀쩡한 대학까지 나왔음 빨리 취직을 해야지
니가 지금 한가롭게 가출이나 할 때야, 애도 아니고?
애가 아니니까 독립한 거지
독립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너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들어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엄마
후회해도 내가 하고 쓸데없이 낭비해도 내가 해
내 인생이야
엄마는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하나도 안 궁금하지?
너 맨날 그러잖아 이거 했다, 저거 했다
그러다 안 될 거 같으면 그만둬 버리고
지금도 너
취직하기 두려워서 도망친 거잖아
- 엄마! - 왜!
엄마가 뭐, 틀린 말 했니?
아니, 다 맞아
나 도망친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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