لومړۍ 200 کرښې.
네?
날 찍겠다고요?
그러세요
오래 걸려서 미안
옛날, 남자들은 작은 배로 고기잡이를 나갔습니다
아내와 자식들은 풍랑이 일지 않게 해 달라고
남자들의 무사와 풍어를 신이나 부처에게 빌며
떠나는 배를 배웅했죠
거친 바다에 남편이나 아버지를 잃은 자는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가난하고 팍팍한 삶은 이를 용납지 않았습니다
3년 상을 치른 후에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석불을 세워
아침저녁으로 물을 바치고
사계절 꽃을 올려 명복을 빌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여기 분이세요?
아뇨, 친척이 여기 살아서요
언제 오셨어요?
나흘 전인가? 닷새?
아, 그럼 죽도록 지루하지 않으세요?
혼자 올 만한 곳이 아니에요
하지만
왠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서
왜요?
뭐라고 해야 하나
말 안 해도 돼요 죄송합니다
괜한 소리를 한다고 자주 혼나요
하지만 좋은 곳이네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네
네, 저도 와 보길 잘한 것 같아요
어두침침한 방구석에선 상상도 못 할 기분이에요
정말로 다시 살아난 느낌
아, 정말 그래요
이 기분이 언제까지고 계속되면 좋을 텐데
피울래?
아뇨 저는 됐어요
여기는 어머니가 태어난 곳이에요
저도 어릴 때 1년 정도 살았죠
추억이 많겠네
조금 무서운 얘기인데 해도 될까요?
뭔데?
옛날에 저쪽 곶 너머에서
어선 그물에 '도자에몬'이 걸려 나온 적 있어요
도자에몬?
시신이요
그래서 저도 보러 갔는데 새하얗더라고요
콧구멍과 입에는 해초가 빽빽이 들어차 있고
어부?
아뇨, 여자였어요 아이를 안은
무서웠죠
아이는 반쯤 백골이 돼 있었어요
저 곶 아래가 문어 천지라
문어들이 달려들어 금세 뼈만 남겨 버린대요
무섭다기보다 슬픈 얘기 같네
그러네요
잘 어울린다
저는 뭘 해도 일이 잘 풀리질 않아요
저보다 운 나쁜 사람은 본 적이 없네요
본인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제가 아는 한에서는요
그럼 말이야 바람피운 적 있어?
왜 갑자기 그런 걸?
그냥 한 말이야
바람의 정의에 따라 다르겠죠
혼자 이런 데 와서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될 대로 돼라 싶어져서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옛날에 제 어머니가
지루함은 상상력을 키운다고 하셨죠
그래?
근데 저는 그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해요
한가하면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병이 들어요
음, 그럴지도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해 봤는데
생각을 못 할 만큼 바쁘게 사는 건 어떨까요?
너무 바빠도 그 이유로 병이 들지
아, 그러네요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맛있는 걸 먹는다든지?
음
아니면 이렇게 여행을 왔다가 돌아가지 않고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인 척 살든가
아니면 다시 태어나서 아예 다른 사람이 되든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저는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 같은데요
응?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멋지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이네
아, 그렇지
먼저 하세요
괜찮아
여기서 저 수평선까지 몇 km인지 아세요?
미안 그 답 알아
4km 조금 넘지?
아, 알고 있었군요
근데 4km라니 안 믿겨
키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그런 거야 오차에 불과하지
4km라면 헤엄쳐서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수영할 줄 알아?
그럼요
돌아갈까?
그러죠
내일도 바다에 갈 거야?
아마도요 점심 먹고 나서
태풍이 강하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이쪽의 태풍 12호는
주자 2명 홈인! 10 대 8, 2점 차!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거 먹을래?
아, 한천 젤리?
응
바다 향기가 나
맛있다
숙모님이 예순이신데 아직도 물질을 하시거든
해녀시구나?
응
가끔 우뭇가사리를 따다가 한천을 만들어주셔
아, 바다에서 따 오는 거구나
우뭇가사리를 팔팔 끓여 식힌 후에 굳히면 된대
어, 붕대 풀었네
응, 풀어봤어
어쩌다 다쳤어?
재봉틀
아프겠다
수영이나 할까 봐
춥지 않을까?
근데 내일 돌아가기로 했거든
어, 벌써 돌아가?
이상해 보여?
아니
수영 잘하네
중학교 때 1급 땄거든
물고기 봤어?
응?
물고기!
전혀 몰랐어
괜찮아?
입술이 새파래
너도
나갈까?
아니 아직 괜찮아
물고기는?
저쪽으로 갔어
보인다!
안 들려!
엄청 많아!
이만한 것도 있어!
더 깊이
좋아 보여
그럼 다시 시작하죠
감독님과 각본가님 두 분을 모시고
예정대로 질의응답을 진행하도록 할 텐데요
먼저 우오누마 선생님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머리를 쓰기보다
오감을 자극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몸 전체로 느끼는 영화였고
무척 섹시하다고 말해야 할까요
뭐랄까 에로틱한
관능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러셨군요 감사합니다
그럼 학생분들 중 질문하실 분?
네, 말씀하시죠
저는 각본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쓰면서 상상한 것과 실제 영화가 다르기도 할 텐데
이 영화를 처음 보셨을 때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처음 봤을 때는
폭우 신 촬영이 무척 힘들었겠구나 싶었고
또
나는 별로 재능이 없구나 생각했습니다
네, 말씀하시죠
오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에 관한 영화라기에 밝은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이 영화는 꽤 어둡기도 하고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됐습니다
왜 이런 내용으로 만드신 건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작은 섬 출신인데요
고향에 마음 붙이지 못해 도쿄로 올라왔지만
감독 지망생입니다
저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재를 그린 영화로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도 제 영화에서 고독을 그리고 싶은데
감독님께서 힌트가 될 만한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인간은 다 고독하다 생각하므로
딱히 그쪽을 의도한 적은 없었고요
저는 '순수'란 말에 관해 생각했습니다
새 작품을 집필 중인가요?
네, 그런데 그다지 잘 풀리지 않네요
어떤 얘기죠?
닌자 얘기예요
그거 힘들겠군요
네, 뭐 이래저래
요즘 몸은 좀 어때요?
조금은 나아졌어요
다행이네요
근데 일에 통 집중할 수가 없어요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머리 식힐 겸 여행이라도 다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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