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이걸로
영화를 만들까 해
근데 엔딩이 없잖아
나랑 같이하자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오면 안 되는 거잖아!
그냥 첫사랑으로 남았어야지
후회가 아니라
내 꿈을 먹고 자란 첫사랑
우수빈이
돌아왔다
커트, 커트, 커트!
아...
불!
아, 왜? 감정 좋았는데 왜?
아니!
좀비가 갑자기 후래시는 왜 드는데?
아, 뭐, 공포 영화 보면 다 이라든데?
그런 게 다 클리셰다, 클리셰
'클, 클리셰'가 뭔데?
피 분장 와 이라노?
우수빈이!
어?
자는 커트 했는데 왜 계속 돌리고 있노?
계속... 돌리라고 했잖아
반대로 돌릴까?
고양이는 어데 갔노?
야옹아!
아, 수빈
아니, 솔직히 이 정도면 분장은 충분한 거 같은데
그리고 내 쫌 이따가 학원도 가야 되거든
그러니까...
딱 좋아
- 고맙다 - 이제 그거 알았어?
그, 분장은 다 끝났어
이재야, 고양이가 안 보인다 우짜노?
고양이 인서트는 아까 찍어서 괘안타
뭔가 슴슴하다, 슴슴해
한 방이 없다
자, 아나
다음 테이크는 니가 찍어라
내가?
느낌 알제?
응
힘들어 뒤지겄다, 아, 씨!
담 걸리겠다, 담 걸리겠다 아, 진짜
- 아, 한 번에 가자, 알았나? - 수빈! 아, 그리고 솔직히
- 분장 너무 과한 것 같은데 - 레디!
아무리 생각...
우수빈
준비됐나?
어
오케이
액션!
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저 애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걸 보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전부 알고 싶었다
니들 뭐고?
느그들 여기서 뭐 하는데!
빨리 나가, 임마!
어휴!
잘하는 짓이다, 잘해, 잘해!
아아아, 쌤!
아직 때리지도 않았다
주이재, 니가 문제다
니가
쌤, 아파요
하모, 아프라고 때리는데 아파야지, 안 아프면 쓰겠나?
그라고 우수빈이
니 의대 안 갈 끼가?
고3이 을매나 중요한 시긴데 이러고 있노, 으잉?
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 촬영이 저한테는 수능만큼 중요하거든요
이번에 대상 받으면
특별전형으로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란 말입니다
맞나?
근데 니 '당상'이 뭔 뜻인지
알고 떠드나?
뭘 웃노, 뭘 웃노?
뭘 웃어, 머시매, 진짜
- 씨... - 다들 잘 들어라
여는 학교다
씰데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에나 집중해라, 알았나?
네!
- 괘안나? - 아이고야
- 괘안타 - 아이고, 이기...
- 오, 잘하네? - 이거 봐라, 이기, 이기...
괘안, 괘안타
- 맞다 - 괘안타
-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 아, 제가 도와드릴게요 - 아이고...
할머니, 꽈배기 5,000원어치 두 봉지만 주세요
엄마가 좋아하시거든
우와, 니 효자네?
그런가? 넌 아니야?
응, 내는 엄마랑 사이 안 좋다
내 눈에 좋아 보이던데?
부모, 자식 사이가 다 그렇지, 뭐
다 그래
응, 원래 다 그런 거구나?
감사합니다
아이고
이런, 아휴
안 걸렸제?
안 걸렸어
- 들어온나 - 응
우와!
짜란!
어떤데?
아, 짱이다
오, 우수빈이
쫌 한데이
있잖아, 이재야
나도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너처럼
대학은 뭐, 안 갈 수 없으면
못 가면 되더라고
그냥 수능 망쳐버리려고
그럼 아버지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쩝, 우수빈이
니 이 길이 얼마나 고달픈지 아나?
카메라 좀 들어봤다고 이러는 거면
치아라!
니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래 고민했고
영화가 좋아졌어
그걸 니가 깨닫게 해 줬어
내가?
음...
니가 보는 세상은
따뜻하고 유쾌해
좀비인데?
좀비가 사는 세상까지 따뜻하고 유쾌해
너랑 같은 세상을 꿈꿔
나도
아마 우수빈은 평생 모를 거다
안 가나?
엄마 드갈 낀데
이따 불 끄고 문 꼭 잠그고 들어온나
아이, 가시나 저 안에서 뭐 하노?
무섭지도 않나, 쟈
공부는 안 하고, 쟈
아마 우수빈은 평생 모를 거다
이재야!
잘 나와?
그 멋있는 척?
나를 따뜻하고
유쾌한 세상으로 데려다 놓은 사람이
본인이라는 걸
- 어, 수빈! - 어어
- 어, 점심 안 묵나? - 어, 나 안 먹어
- 어디 가는데? - 어, 나 축하해 주러, 갈게!
아, 땡땡이치고 주이재한테 가는갑네
아저씨!
스톱, 스톱!
와, 미쳤다, 내 대상이다!
어머니는 제게 말씀하셨죠
아무나 되라고
하지만 전 아무나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한 번 태어난 인생 아주 제대로 살다 갈랍니다
저는
영화보다 사람이 먼저고
감독보다 사람이 먼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주이재
사람 냄새 나는 영화감독이 되겠습니다
화이팅, 주이재!
네, 아주 당찬 수상 소감이네요
우리 이재 양 가족분들은 어디 계시죠?
아...
저 혼자 왔습니다
다행입니다, 상금은 안 뺏기겠습니다
축하해, 이재야!
가족분이 아니라 친한 친구분이 오신 것 같은데요?
축하해, 이재야
우수빈이
내 비밀 하나 말해 줄까?
내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이유가
이거였다
상!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글짓기상을 받았는데
그때 쌤이랑 애들 눈빛이 안 잊혀지더라
지나고 보니까 그게 시작이었던 거 같다
고맙다, 우수빈
또 상 받게 해 줘서
내가 뭘
근데 그게 왜 비밀이야?
꿈은 거창한데
시작이 너무 하찮다 아이가
원래 뭐든 위대한 일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돼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같은 꿈을 꾸게 된 것처럼
우리 같이 영화 만들자
'매트릭스' 감독도 둘이잖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어?
어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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