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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전, 티베트 불교가 시작되고 많은 수도승이 생겨났다
이들은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
우리는 이들을 '린포체'라 부른다
라다크, 인도 북부 해발 3500m
파드마 앙뚜 린포체 / 9살
우르갼 릭젠 스승 / 승려
전생에 저는 '티베트 캄'에서 살았죠
지금도 그 마을이 기억나요
이번 생은 '라다크 삭티'에서 태어났어요
삭티에서는 저를 '파드마 앙뚜'라고 불러요
다시 태어나도 우리
어떤 책을 갖다 달라고요?
영어책하고 공책요?
제가 학교에 갖다드린다고 해요
잘 챙겨 갖다드려야겠네요
영어책과 공책요?
네
수고하세요
어디 갔다 오시나 봐요?
일이 많네요
갖다 버릴 게 너무 많네요
아, 네
어서 오세요
두고 가신 책 가져왔어요
맞는지 보세요
이거 맞아요
이거 맞아요?
이 책이 필요했어요
이 책이었어요?
맞아요
네
다행이네요
잘못 가져왔을까 봐 걱정했는데
제가 전화드리라고 했어요
네, 잘하셨어요
이제 잘됐네요
들어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모두 차렷
린포체이긴 하지만 고민이 많아요
와, 린포체!
잡았다 아웃!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놀 때
키가 너무 작아서 부끄러워요
그만해
겁쟁이
린포체, 이리 와 안 무서워
하지 마 나 안 할래
린포체 무서워하지 말고 나오세요
린포체는 남자인데 겁이 너무 많아요
디스켓 제즈단 친구
축구할 때도 공이 날아오면
무서워서 숨어버리는 겁쟁이죠
다른 친구들은 공이 무서워 도망가진 않아요
저는 그저 시골 의사로 승려로 살면서
교육도 많이 받지 못했었죠
이런 제가 린포체를 모시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건 분명 저의 운명이거나 업보일 겁니다
저로서는 행복한 일이지요
린포체 어떻게 오셨어요?
소똥 주우러 왔어요
타쉬 양돌 엄마
린포체는 편히 구경만 하고 계세요
어제는 제가 사원에 땔감도 갖다줬어요
잘하셨네요
이 아이를 임신하고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저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아이를 낙태시키자고 했어요
차라리 제가 죽으면 죽었지
아이를 지울 수는 없었어요
그 후 앙뚜가 태어났을 때
몸에 탯줄이
염주처럼 감겨 있었어요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죠
손이 이렇게 차가워서 어떡해요?
추워도 참을 줄 알아야죠
이 정도도 못 참으면 앞으로
눈썰매 놀이를 어떻게 하겠어요
이제 5학년이나 되는데
대단한 거지
누나는 왜 웃어?
라면은 많이 먹으면 안 된대요
힘도 없어지고
머리까지 나빠진대요
싸움도 잘하고 집도 잘 짓고
공부를 잘하려면
우유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한대요
4년 전
어느 날 어린 앙뚜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파드마 앙뚜 동자승 / 5살
힘든 사원 생활을 버텨낼지 걱정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익숙한 듯이 잠도 잘 자고
잘 지내더라고요
이 어린아이가 '티베트 캄'에서 살았었다는
믿기지 않은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큰 스님을 찾아가서
앙뚜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죠
린포체 즉위식
이분은 전생에 티베트에서 위대한 스승이셨습니다
이 린포체와 저는 전생에
아탁 린포체
오랫동안 함께 수행 정진했던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전생의 인연으로
라다크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 같아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어요
모든 것이 뒤바뀌는 엄청난 일이었죠
'족첸 귤멧 나톤 왕보'
이것이 린포체의 이름입니다
족첸 귤멧 나톤 왕보 린포체 / 6살
'티베트 캄'에서 제자들이 저를 찾아와야 하지만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제자들만 와 준다면
저의 사원으로 갈 수 있을 텐데...
어떤 날은 꿈에서도 보여요
'티베트 캄'에 있는 제 사원과 제자들이
멀고 먼 '티베트 캄' 사원으로
갈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하지만 캄은 너무 먼 곳이라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죠
더구나 지금은 중국이
그 길마저 가로막아 버렸죠
'캄'에서 스님 한 분이 오셔서 말씀하시길
그 마을에 높으신 스님 한 분이 계시다가
돌아가신 후 어디에 환생하셨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사실을 알게 됐으니
그 사원에 소식을 전하겠다고 하셨어요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아직도 '티베트 캄'에서는 아무도 저를 찾아오지 않았어요
제가 전생에 '캄'에 살았으니
그곳 사원에서 저를 데리러 와야 맞는 건데...
어떻게 불어요?
입을 모아 '푸'하고 길게 불면
아래쪽에서 깊은 울림소리가 나옵니다
편하게 하세요
웃음이 나와서 못 하겠어요
스님들은 이걸 왜 사용해요?
먼 곳에 있던 스님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모두 사원으로 모여들죠
잘하셨어요
할 수 있겠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다 보니 기분도 좋아지네요
그러셔야죠
'티베트 캄' 사원에서 아무도 오지 않자 결국, 라다크 사원은 앙뚜를 추방하기로 한다
린포체는 더 이상 이 사원에 머물 수 없게 됐어요
티베트가 아닌 라다크에서 환생했기 때문이죠
이제 고아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어요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마을에는 제가 돌볼 환자들이 많지만
저 혼자 린포체를 돌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사 일은 그만두어야 했죠
오늘 학교 쉬는 날인지도 몰라요
갔는데 학교 문이 닫혀있으면 어쩌지...
조금 더 드릴까요?
물 주세요
가방에도 마실 물 넣어주시면
바로 옷 입고 학교 갈게요
네, 그럴게요
구둣솔을 어디 뒀더라?
오늘은 신발을 못 닦아 놨네요
그냥 헝겊으로 닦을게요
스승님 학교로 데리러 오세요
네, 알겠어요
스승님!
와
많이 추웠죠?
추우니까 따뜻한 옷으로 입어요
오늘 새 책이 나와서
기분 좋아요
새 교과서가 나왔어요?
린포체시네요
꼬마 린포체셨는데
뭐라고?
못 알아봤네요
꼬마 스님인지 린포체이신지
이 늙은이가 어떻게 알겠어요
린포체 모시기 힘드시죠?
많이 힘들죠
할 일이 많겠네요
아침에 일찍 씻겨 드리고
식사 준비, 옷 입히고 일이 많죠
이젠 좀 컸죠?
네, 많이 컸죠
아니 옷도 입혀 드려요?
스승님께서 정신이 없으시겠네
이젠 많이 컸습니다
본인 앞가림은 하시겠죠?
그럼요
이제 옷도 혼자 입고
제가 감기에 걸리면 따뜻한 차도 만들어 주시고
이젠 많이 컸죠
그러시겠죠
이렇게 좋은 사원을 가진 린포체는
운이 좋은 거 같아요
저는 사원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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