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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닮았군
형님이 두 분이신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형님의 가게무샤였던 저 노부카도조차도
이만큼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어디서 찾아냈느냐?
가마나시강의 처형장에서 데려왔습니다
처형장?
네
기둥에 거꾸로 매달려 죽을 때만 기다리던 것을
지나가는 길에 보고
형님의 가게무샤로 삼으면 좋을 것 같아 데려왔습니다
뭐 하는 자인가?
영지 내를 휘젓고 다니던
도둑입니다
도둑?
독한 놈입니다
아무리 고문을 해도 입을 열지 않았는데
검사관 말로는 사람도 죽였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 검사관은
이 사내가 나와 닮았다고 하지 않던가?
아니오
피를 나눈 형제인 저만이
형님과 닮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머리 모양, 옷차림, 말투까지 천박하기 짝이 없는 불량배
누구도 이자가 형님과 닮았다고 생각하지 못했죠
그래
저렇게 꾸며놓고 보니
형님과 정말 똑같아서 저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자의 출신은?
그에 관해서라면
생판 남인 것치고는 지나치게 닮은지라
혹시
아버님 노부토라 공의 서자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자는 오슈 출신의 떠돌이로
아버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도 말이다
노부카도
아무리 닮았어도 거꾸로 매달려 처형당할 정도의 불량배를
나의 가게무샤로 세우는 게
온당한 일이냐?
입 다물어!
나는 기껏해야 푼돈이나 훔치는 좀도둑이다
나라를 훔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인 대도둑이
나를 악인이라고 비난하다니!
악인이라니!
나를...
비난하다니!
닥쳐라 무례한 놈
난 원래 처형당할 예정이었다
이미 지옥에 한 발을 들여놓은 몸이란 말이다
네놈이...
겁을 줘 봤자 콧방귀도 안 나온다
삶아 먹든 구워 먹든 마음대로 해라!
됐다
원하는 대로
지껄이거라
어서
할 말이 없다면
내가 하지
나는 분명히
탐욕스럽고
극악무도하다
아버지를 추방했고
아들을 죽였지
나는 천하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불사할 수 있다
피가 피를 부르는 난세에는
누군가 천하를 쥐고
호령하지 않는 한
피로 물든 강은 끝없이 흐르고
시체의 산은
높아져만 가겠지
쌀쌀해졌구나
그래
날이 추워지면 옛 상처가 쑤시지
노부카도
이자의 말솜씨가 거침이 없구나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
네게 맡기마
1573년(덴쇼 원년)
아뢰옵니다
적진의 수로를 찾아냈습니다
그럼
이 성도 여기까지로군
그렇다면 반가운 일이지
금방 끝나리라 생각하고 포위한 게 벌써 20일째
수로가 끊겼다고
스가누마가 곧바로 항복하진 않을 거요
사실상
저들의 빈틈을 엿보고 있습니다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밤 피리 소리가 나는 걸 보면
보통은 아니오
피리 솜씨가 꽤 좋더군
우리 부하들도 밤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오
그렇군
들으시오!
성의 수로를 끊었다는 것을
어서 아버님께 알려드려야 하지 않겠소?
아버님이신 신겐 공은 여기에 계시잖소
우리 가신들을 제외하고
적은 물론 우리 병사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소
서둘러 아버님께 달려갈 필요는 없소
아뢰옵니다
야마가타 님께서 오셨습니다
들여라
너희는 물러나 있거라
그간 평안하셨...
못했네
아사쿠라 요시카게가
일단 철수해서 돌아가겠다는 전갈이 왔네
병사들이 몹시 지치고 추위가 극심하다며...
그건 대치 중인 노부나가도 마찬가지지
요시카게가 병력을 철수하면
노부나가는 병사 일부를 이에야스에게 원군으로 보내
나를 막으려 들 것이다
요시카게의 철군은
나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다
주군께서는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뭐?
아마...
쉰셋이시던가요?
그게 어쨌다는 거냐?
쉰셋이나 되신 분이 어린애처럼 보채시는군요
요즘 세상에 배신은 흔해 빠진 일이고
사리사욕에 휘둘리는 것도 사람의 본성입니다
새삼스레 놀라 진노하며 날뛰셔야 하겠습니까?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그런 도량으로 천하를 평정하고 교토를 차지할 수나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병사를 데리고 영지로 돌아가십시오
주군께서는 어차피 가이의 촌사람이시죠
원숭이처럼
산속에서 열매나 따 먹는 게 나을 겁니다
알았으니까 그만 해
그런데 왜 왔나?
노다 성의 수로를 끊었습니다
그래서 성이 바로 함락될 것 같으냐?
글쎄요
곧 눈과 비가 올 겁니다
그럼 당장 얼마간은 버티겠죠
노다 성을 지키는 스가누마 사다미츠는
매일 밤 피리를 불게 할 만큼 대담한 사내입니다
그래
피리 얘기는 들었다
오늘 밤
수로가 끊겨도
과연 피리를 불 수 있을까?
오늘 밤 피리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의 동요가 없다는 뜻이니
함락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만약 피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평상심을 잃었다는 뜻이니
함락은 따 놓은 당상입니다
피리 소리가 날지 안 날지
내 귀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오늘 밤 노다 성에
내 자리를 마련해 두어라
뭐지?
무슨 일이냐?
뭐?
신겐 공이?
네
노다 성에서 저격당해
중상을 입었다 합니다
생사는 모르느냐?
그렇습니다
주군
이는 어쨌든 하늘이 도쿠가와 가문에 주신 기회...
입 다물어라
나 이에야스가
비록 미카타가하라에서 패했어도
적장의 죽음을 기뻐할 만큼 겁쟁이는 아니다
신겐만한 무장은 찾기 어렵다
겨우 쉰을 넘은 나이인데
그가 정말 죽었다면
매우 아까운 일이다
영주님!
오타니의 아사이와 아사쿠라
교토의 쇼군 요시아키
이시야마의 잇코잇키
그리고 미카와의 신겐
노부나가 영주는 사방으로 전쟁을 벌이는 상황입니다
그와 동맹 관계인 우리로서는
신겐의 불행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이 사실을 노부나가 영주에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소
그가 이런 소식을 듣지 못할 리가 없소
솔직히
신겐이 이런 식으로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소
뭐라고?
신겐이 죽어?
첩자의 말로는 신겐 공이 노다 성에서 저격당해
죽었다는 소문이
어리석은 놈! 소문이 어쨌다는 거냐!
신겐이 살았나 죽었나 그게 중요할 뿐이야!
오란! 의자 가져오너라
들어라
이 노부나가가 천하에 두려워하는 건 오직 하나
가이의 원숭이 촌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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