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무엇이었을까? 운석?
우주의 심연으로부터의 방문?
그게 무엇이든 조그만 우리 나라는
신비의 탄생을 목격하였다 바로 '구역'이었다
우리는 즉시 군대를 파견했다
그들은 아직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그곳을 포위하고 비상선을 설치하였다
그게 잘한 일이었겠지만 글쎄, 난 모르겠다
노벨상 수상자인 월러스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중
왜 내 시계를 가져갔지요?
어디를 가는 거지요? 말 좀 해봐요
약속했잖아요
그걸 믿었는데
당신 자신 생각을 안 한다고 쳐요 그럼 우리는요?
당신 딸 생각은 안 하나요?
얘가 당신을 잘 따르기 시작했으니
새출발하면 되잖아
당신 때문에 내가 늙었어
당신이 내 인생을 망쳤어
어디 더 소리쳐 봐 동네 개까지 다 깨게
당신을 평생 기다릴 줄 알고 죽어 버릴 거야
일을 다시 하겠다고 했잖아요
정상적인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곧 돌아올게
감옥에 다시 가게 될 거예요
이번에는 5년이 아니라 10년을 썩게 될 거야
10년 감옥살이를 하고 나면 살 집이고 뭐고 없을걸
나도 죽어 있을 거고요
맙소사, 나한테는 어딜 가나 감옥이나 마찬가지야
- 막지 마 - 안 돼
막지 말라고 했어
그래 가버려
가서 죽어버려
당신을 만난 그날부터 난 인생을 망친 거야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저 아이까지 낳고
나한테 원수를 졌나 망할 인간
아가씨 세상은 지독히도 따분해
고로 텔레파시도, 유령도 비행접시도 없는 거야
그런 것은 없어
철통같은 법칙만이 존재하지 못 견디게 따분한 세상
슬픈지고 법칙은 절대로 깨지지 않지
깨질 줄을 모르거든
흥미롭기는 하겠지만 UFO는 바라지도 말아
그러면 버뮤다 삼각지대는요?
그것도 부정하나요?
그래 버뮤다 삼각지는 없어
다만 삼각형 ABC와 합동인 삼각형 A'B'C'가 있을 뿐
이 법칙성에 담건 끔찍한 따분함이 느껴지나?
중세의 삶은 재미있었지
모든 집에는 수호 정령이
교회에는 신이 깃들어 있었으니
사람들은 젊었어
지금은 넷 중 하나는 늙은이니
정말 따분해 아가씨
하지만 당신이 그랬잖아요
구역은 발달한 문명의 소산이라고
그도 따분하기는 마찬가지겠지
그 많은 법칙 삼각형
수호 정령도 신도 없으니 분명히 따분할 거야
만약 신조차도 삼각형이라면
그건 나도 모르겠어
날 찾아왔군
좋았어
안녕 내 친구
저 아가씨께서 우리와 함께 구역에 가겠다고 하시는군
호기심이 많은 아가씨라네 이름은
아, 죄송 이름이 뭐였더라?
당신이 바로 스토커인가요?
잠깐 다 설명해 드리지
가시오
얼간이 같으니
취하셨군
나 말인가? 무슨 소리야?
그래, 마셨지 남들 마시는 만큼 마셨어
애들이랑 여자들도 술 마시는 세상인걸
난 그래도 조금 마셨어
젠장 역겹군
자, 마시자 시간이 남았으니
떠나기 전에 한잔하세
어때?
저리 치워
빡빡하게 구는군 술은 인생의 낙이야
좋아 맥주 한잔하지
일행이신가?
걱정 마시오 이 양반 술 안 취했어
함께 가게 될 거요
당신 정말 교수요?
이거 실례가 아니라면
내 소개를 좀 드리지 내 이름은
작가시지
오호라 어디 내 이름도 지어주시지
당신?
'교수'
그러지 난 작가요
다들 날 그렇게 부르는 건 다 이유가 있지
무슨 작품을 쓰시오?
독자에 대한 작품
그거 말고 쓸 게 뭐가 있겠어
작품 따위는 쓰지 말아야지
당신은 뭐요?
화학자?
물리학자라고 해두지
따분하겠군 진리나 탐구하고
진리가 꼭꼭 숨어 있으니 계속 찾을 수밖에
궁리질 하다가 '유레카' 원자는 프로톤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궁리질 하다가 '위대하도다'
삼각형 ABC는 삼각형 A'B'C'와 합동이다
나한테는 중요한 일이야
진리의 탐구는 흥미진진하니까
진리란 발견된다기보다는
뭐랄까
그만둡시다
운 좋은 양반이군
박물관에 전시된 골동품 도자기를 상상해 봐요
옛날에 쓰던 잡동사니 중 어쩌다 남겨진 물건인데
지금은 만인의 존경을 받으며 전시되어 있잖소
그 간결한 무늬와 독특한 모양 때문에
다들 탄성을 지르는 거지
그러다가 위조품이라는 게 갑자기 밝혀지지
장난꾼이 고고학자를 속인 거야
그저 장난으로
우습게도 숭배는 중단되지
그놈의 감정가들
매일 그런 생각을 하고 사나?
맙소사
사실 난 생각 별로 안 해 이로울 게 없거든
그럼 작품도 못 쓰니까 작품의 성패도 생각 안 하지
당연하지
백 년 뒤에나 사람들이 내 작품을 읽는다면
작품은 뭐 하러 쓰겠어
말해 봐, 교수 이런 곳엔 왜 온 거야?
구역은 뭐에 쓰려고?
난 그래도 과학자야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거야?
당신은 잘나가는 작가로군
여자들이 떼 지어 따라다니겠지
영감이 소진되어 버렸어 그걸 찾으려는 거야
지쳐 버린 건가?
뭐라고?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저 소리 들리나
우리 열차가 왔군
자동차 덮개는 벗겨 놓았나?
응, 그랬어
류게르
내가 혹시 못 돌아오면 내 마누라에게 연락해 줘
이런 담배 사는 걸 잊었네
돌아가지 마
왜?
가지 말아
자네는 노상 이 모양이야
어떤데?
헛소리나 믿다니
이런 얘기는 오늘은 그만두지
정말 과학자 맞아?
숙여
움직이지 마
가서 살펴봐 누가 있나?
제발 빨리 좀 움직여
아무도 없어
다른 쪽 출구로 나와
도대체 뭘 본 거야 작가?
잘 보고 있어
기름통은 가져왔어?
그래 꽉 찼어
내가 자네에게 말해 준 건
죄다 거짓말이야
영감이 소진된 건 신경도 안 써
내가 바라는 적합한 언어가 무엇인지 내가 어찌 알겠나
원하는 것이 사실 원하는 게 아닌지 그걸 내가 어찌 알겠나
혹은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잖나
난해한 일이지
이름을 지어 버리는 순간에 의미는 사라져 버리고 녹아내리고
용해되어 버리지 마치 햇볕을 쬔 해파리처럼
내 의식은 세계에 대항하고자 채식주의를 바라지만
내 무의식은 한 조각의 맛 좋은 고기를 달라고 울부짖네
어쩌란 말인가
세계의 정복
조용히
구역 안으로 어떻게 디젤 기관차가 들어가지?
변경까지만 운행해 그 이상은 안 가
별로 내켜 하질 않거든
모두들 원위치
다들 여기 있나?
경비가 왔다
텔레비전 끄라고 해
서둘러
궤도차가 레일 위에 놓여 있는지 확인해
무슨 궤도차?
서둘러
저리 가 내가 하지
기름통
이리 내
배낭 버려 방해가 되니까
될 수 있는 한 짐이 가벼워야 해 산책 가듯이 가뿐하게
혹시라도 총에 맞으면 소리치거나 도망치지 마
들키면 죽으니까
잠잠해지면 변경으로 기어서 돌아가
그럼 아침에 데려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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