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메도우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원래 모든 이야기엔 배신이 있지 않나?'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순 없었다
그저 동의하는 수밖에
동의하는 게 훨씬 재밌으니까
자고 있잖아 불 꺼!
미안
나, 네 룸메이트야
내 이름은 로라야 내가 사파링에 간다면
가져갈 물건은 캐리의 자동차랑
루스의 밀대랑
주만의 병이랑
그리고...
젠장!
트레이시의 추적 장치
맞다 트레이시의 추적 장치랑
나, 로라의 라이터야
신입생 환영회에 안 갈 거야?
그런 바보 같은 행사에 가겠다고?
응, 신입생은 다 가지 않나?
아무도 안 갈걸
강간범은 빼고
뭐? 강간범은 왜 가는데?
아니면 기독교 애들이나 홈스쿨 받은 애들이나 가지
아무도 안 가
그냥 촛불 행사 같은 걸걸
어떻게 그런 걸 벌써 다 알아?
아직 학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대학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여러분에게 글 쓰는 방법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요
B라고? 말도 안 돼
제가 좀 차일피일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과제를 제때 내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니?
생각은 해봤죠 근데 그게 쉽지가 않거든요
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네,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는 거요 그렇게 해볼게요
르네상스를 생각하면 뭐가 떠오르지?
굉장히 호화로운 분위기요 온통 벨벳 천지에
보석이 잔뜩 박혀 있고 명주실로 짠 양단 같은 거요
고맙다
문학에 관련된 걸 묻는 거였지만 그 대답도 아주 좋았어
저기, 복도 끝에서 파티하는 거 맞니?
초대장 받았니?
아니
그럼 파티는 없어
애가 못돼서 그래
맞아 복도 끝이야
다른 데랑 차이를 모르겠어요 뉴욕에 온 것 같지도 않아요
어울리려고 할수록 나만 동떨어진 느낌이에요
수업 같이 듣는 애들을 사귀면 되잖아
엄마, 아무도 강의실에서 친구를 사귀진 않아요
그렇구나 난 몰랐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파티에 간 기분 알아요?
계속 그런 식이에요
불편하겠구나
낭독할 거 보냈는데 이메일 받았니? 마음에 들어?
좋았어요
셰익스피어의 글에 어두운 요소가 있긴 해도 마음에 들어요
추수 감사절 주말이니까 목요일 집에서
예행연습 겸 저녁 식사할 거야
그게 좋겠네요
두 가족이 처음으로 한데 모이는 거야
어휴, 엄마
어휴 트레이시
내가 오랫동안 얼마나 불행했는지 알잖아
그래도 너랑 네 동생이 학교 마칠 때까지
네 아빠랑 헤어지지 않은 건 정말 잘했던 것 같아
아직 학교 다닐 때였는데요 제가 고2 때 헤어지셨잖아요
그 정도면 마친 거나 마찬가지지
사랑해요, 엄마 걱정 마세요
알아 우리 딸
네가 소네트를 낭독한 다음에 브룩은 자작시를 낭독할 거야
브룩한테 전화해 봐 브룩도 뉴욕에 살잖아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하는 거 못 하겠어요
재밌는 애라더라
뉴욕에서 멋지게 자기 삶을 사는 30살짜리 여자가
별 관계도 없는 18살짜리한테 무슨 관심이 있겠어요?
네 언니가 될 거잖아 별 관계도 없는 건 아니지
얘기할 것도 많을 거야 둘 다 결혼식에서 낭독할 거잖아
좋기도 해라!
넌 비꼬는 애가 아니잖아 그러지 마
알겠어요
그 무엇도 법 위에 설 순 없어요
그게 중요한 거죠
안티고네는 자기가 법을 초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유명인들이 차 사고를 냈을 때도 마찬가지죠
흥미로운 생각이구나, 니콜렛 아주 좋아
계속 읽어보겠니?
'그걸 명한 건 제우스도 아니고'
'지옥의 신들과 함께하는 정의의 신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
'그 법령이 그렇게 구속력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인간이 천국의 변하지 않는 불문율을 거스를 수 있을 거라고는요'
'이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깨워줘서 고마워
달랑 12명이 듣는 수업에서 졸다니 보통 배포가 아니네
고마워 내가 배포가 남다르지
알겠다
이런 생각 하지? 대학 와서 좋긴 한데
내가 이런 18살짜리 얼간이 얘기나 들으려고
우리 부모님이 학자금 융자까지 낸 건가?
학자금 융자가 다가 아니지
프로즌 요구르트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가고 싶긴 한데 5시까지 어디 가야 해서
어딜?
창피한 거야
뭔데?
모비우스 문학 동아리에 글을 제출하려고
말도 안 돼! 난 벌써 냈는데
뽑혔는지 어떻게 알려주는지 알아?
명단을 붙인다고 했는데
아니야, 명단을 확인하는 건 떨어질 애들뿐이지
한밤중에 기숙사 방에 와서
얼굴에 파이를 처바른 다음에 캠퍼스에 데려가서
노래 부르라고 하고 별짓을 다 시킨대
그렇구나
모비우스 문학 동아리 제출물
맙소사!
나 된 거야? 세상에, 정말?
빌어먹을!
자기들끼리 뽑고 다 해 먹는 얼간이들이야
알아, 그래도 들어가고 싶었어 됐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래, 나도 들어가고 싶었고 됐으면 정말 좋았을 거야
모임에서 와인이랑 치즈도 먹고 다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닌대
알아
여기 대학 탐방 왔을 때
가이드가 그 동아리 회원이었거든 그래서 여기 오고 싶었지
밤새 파이 가지고 난리더라
바로 옆방 애도 됐어
별로 작가처럼 생기지도 않았는데
비참하다
글 쓴 거 바꿔서 읽어볼까?
그래
칵테일 좀 더 만들게
좋았어
고마워 네 글도 좋았어
의견을 말해줄까?
그건... 그래
그래
중간 부분은 진짜 진정성이 없더라
그래
내 생각엔 그래
좀 더 고쳐볼게
내 글은 고칠 거 없어?
없어
잘됐네
나 차 있어
바닷가에 가자
맨해튼은 벗어나기 싫은데
그럼 차는 왜 탄 거야?
무슨 노래 가사 안에 들어온 것 같아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을 보면 일반 사람들이 생각도 못 할 만큼
윤리와 도덕성에 가까이 접근한 것 같아요
계산적이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가듯요
재활용품은 분리하는 게 좋겠어
우리가 버리는 것 중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게 엄청 많거든
선풍기는 이제 넣어도 되지 않겠니? 바깥 기온이 10도라고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파일 정리하는 게 좋아 만족감을 주거든
천천히 가 트레이시!
- 안녕 - 안녕
안녕
스티비 피시코입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브룩 카디나스
브룩 카디나스입니다
이름과 번호를 남겨주시면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겠습니다
여보세요?
브룩 카디나스인데요
이 번호로 온 전화를 못 받아서요
안녕하세요
미안해요 트레이시 피시코인데요
언니네 아빠랑 결혼하는 사람이 우리 엄마거든요
네가 소네트 낭독한다는 애구나!
네, 추수 감사절이랑 결혼식 때 모이기로 했잖아요
뉴욕에서 학교 다니는데 엄마가 전화해 보라고 해서요
밥은 먹었니? 만나서 놀래?
안 먹었어요 그러죠
타임스 스퀘어 어딘지 알아?
트레이시!
불야성의 거리에 온 걸 환영해!
타임스 스퀘어는 정말 정신없네요!
그렇지?
이런 데서 누가 사는지 몰라요
내가 살지
뉴저지에서 타고 온 버스를 내리자마자 여기가 내가 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타임스 스퀘어는 정말 최고잖아!
뉴욕 어디 살아?
기숙사에요 버나드 대학 다녀요
외곽에 있는 여자 대학이에요
역사적으로 그렇기도 하고 실제로도 그런 셈이죠
그래도 수업에 남자애들이 좀 있긴 해요
컬럼비아대 애들요
- 너 게이니? - 아뇨
컬럼비아대 여자애들 때문에 주눅 들어 죽겠어요
안 그래도 그런데
그건 멍청한 생각이야 주눅 들지 마
맞아요 멍청한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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