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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할 때면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보곤 했어요
낮에는 일하느라 바쁜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이
일을 마친 다음 날 아침에 신문을 집어 들고는
전날의 소식을 읽는 모습을요
소방관, 응급실 간호사에 지친 학교 선생은 물론이고
바쁜 공장 인부까지 누구나 신문을 읽었죠
제럴드 포드 뉴욕시에 재정 지원 거부 선언
수배: 샘의 아들
누드 술집에서 머리 없는 시체 발견
그때는 도시 신문이랄 게 따로 없었죠
도시 타블로이드지는 더욱 없었어요
뉴욕은 크고 시끌벅적한 도시라
뉴욕 신문만 서너 개인데요
제가 젊을 때는 일곱 개까지도 됐습니다
백인 개신교도들이 읽는 신문은 '뉴욕 헤럴드 트리뷴'이나
'뉴욕 월드 텔레그램'이 있었고요
유대인들은 '뉴욕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를 읽었죠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들은
'저널 아메리칸'과 '데일리 뉴스' '뉴욕 미러'를 즐겨 읽었어요
최고의 칼럼니스트가 있다면 대개는 아일랜드계였고요
옛날엔 신문을 사면
지미 브레슬린과 피트 해밀의 글을 읽으려고 사는 거였죠
"지미 브레슬린 피트 해밀"
이들은 슈퍼스타나 다름없었어요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 탁월해서 뉴요커의 대변인들이 됐죠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첫째는 둘 다 약자의 편에 섰다는 것이고
둘째는 개인적인 얘기를 통해 약자의 편을 들었다는 겁니다
길거리의 시인들이랄까요
주제가 무엇이든 약자로서의 계급 의식을 잃지 않고
하층 계급이 처한 상황을 글로 옮기는 지성까지 겸비했어요
같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료였다가도
경쟁자가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둘은 아주 친한 친구 사이였죠
피트한테는 적이 거의 없었어요
지미는 적이 많았고요
"지미 브레슬린" 적이 따로 있으십니까?
저를 싫어하는 사람은 전부 적인데요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거예요
지미는 자기 일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사람한텐 거부 못 할 매력이 있죠
고등학교는 존 애덤스 고교를 나왔어요
중퇴도 안 하고 5년 꿋꿋이 버티다 졸업했죠
그리고 또...
문학 집필 경력이 '뉴욕 타임스'에 기재됐던데
- 네 - 문학이 맞나요?
저한텐 문학 집필이 최악의 경험이었어요
저울이 뭔가 이상해요
고장 난 저울 같아요 제대로 작동하질 않네요
꼭 점토 덩어리들을 뭉쳐서 만든 사람같이 생겼죠
양팔도 툭 붙여 놓은 모양새고요
총에 맞은 네 아이들의 인종이 뭐였죠?
흑인이요
총을 쏜 사람은요?
- 백인이요 - 감사합니다
살인의 동기가 인종 차별이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럼 꽃다발 때문에 총을 쐈겠습니까?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할게요 끊습니다
지미였어요
"피트 해밀" 피트는 냉정하게 심금을 울렸어요
피트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쳤죠
피트는 길거리 지식이 탁월했어요
밤에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면
땀을 흘릴 때 나는 냄새가 나고는 합니다
지하철 특유의 짭짤한 냄새랄까요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풍기는 냄새란 말이죠
피트는 언론인으로서도 유명했지만
사생활이 슈퍼스타급이었어요
전 영부인 재키 케네디는 물론이고
셜리 매클레인과도 사귀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둘 다 뉴욕 출신에
아일랜드계 칼럼니스트로서
비슷한 구석이 많으면서도 둘의 차이가 엄청났어요
해밀은 길거리의 시를 전하는 시인 같은 느낌이었고요
'여기엔 또 다른 도시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옛 도시의 흔적은 없지만 우리 수백만이 그 존재를 안다'
'우리가 그곳에 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없어진 뉴욕이란 도시에'
해밀의 글은 부드러우면서도
매우 우아했어요
꼭 프랑스 소설을 읽는 것 같았죠
건물에 반사되는 빛이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랬죠
반면 브레슬린의 글은...
어제 소식으로 머리를 맞는 느낌이에요
'해럴드 루거는 책상에 놓인 마닐라지 봉투를 열어'
'시체 안치실에 눕혀진 앨런 버넷의'
'주름 없는 피투성이 얼굴이 담긴 사진을 꺼냈다'
'앨런 버넷의 손아귀에는 뉴욕시의 핏줄이 있었다'
'희생자 하나가 죽자 도시 또한 함께 죽었다'
어제의 소식을 바로 전하는 글인데 문학적인 가치가 있어요
그 여운은 아직도 남아 있죠
브레슬린 앤 해밀: 데드라인 아티스트
뉴욕시 1984년
"데스 위시 파라마운트 픽처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지하철 총격 사건 용의자
일명 '데스 위시' 사건 용의자 버나드 게츠가
뉴욕 지하철에서 사적 제재를 목적으로
지난달 승객 넷에게 총상을 입힌 사실을 자백하여
뉴욕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청소년 넷에게 총격을 가한 동기는
그들이 본인을 둘러싸며 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피해자들에겐 체포 이력이 있으며
그중 셋은 기다란 드라이버를 소지 중이었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둘러싼 의도는 아직 미상입니다
가해자를 영웅으로 보는 뉴욕 시민들은
보석금과 법적 비용 지원을 위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입장이었으면 나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범죄자잖아요
사람을 등쳐 먹으려고 했으면 총 맞아도 싸죠
"강도 오인 지하철 총격"
뉴욕에 살면서 이렇게 무서운 적은 처음이었어요
"헛짓하면 게츠가 쏜다!" 온 시민이 하나가 되었죠
총 쏜 걸 잘한 짓이라고요
"레스 페인 언론인"
총을 맞아도 싼 놈들이라고요
저도 그 지하철을 타 봤는데 험하게 생긴 젊은이들이 있으면
"앨폰스 다마토 의원" 멀리 서 있어도 위협을 느껴요
서너 명이 지하철에 타서 서로 장난치고 그러면
그 존재 자체만으로 위협이 되는 거예요
"잘했다, 데스 위시 총잡이"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이런 도덕의 공백이 생기곤 해요
이때 자기 일을 다한 언론인은
지미 브레슬린뿐이에요
'이번 주 뉴욕에서는 대체 불가한 것을 불태워 버렸다'
'그걸 불태우고 남은 재를 보곤 아름답다던 사람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네 명에게 총을 쐈다'
'그중 둘은 총을 등에 맞았고 범인은 도망쳤다'
'등에 총을 맞은 열아홉 소년은 평생 휠체어 신세가 되었다'
'범인을 칭송하는 자들이 있다'
'범죄를 응원하는 분위기 속에'
'뉴욕 시민들은 그들 자신이 증오하던 것으로 변모하는'
'씁쓸한 순간을 맞이해 버렸다'
'범인이 쏜 네 명의 청소년들이 백인이었더라도'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을까?'
'이 질문을 듣고 싶은 자는 없을 것이다'
'그 질문이 축제를 끝낼 것이기 때문이다'
브레슬린 씨는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아도
저항은커녕 방어도 안 할 거란 말씀이신가요?
저항은 당연히 하죠
그래도 두 명이 등을 돌렸는데 총을 쏘진 않을 거예요
등을 빨리 못 돌린 사람이 있다면 그 옆구리를 쏘지도 않을 거고요
총격 피해자들이 등에 총을 맞았다는 사실을
뉴욕 경찰로 일하던 친구에게 전해 들으신 아버지는
"패트릭 브레슬린, 아들" 이젠 끝장이라셨죠
등을 돌린 사람이 위협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요
게츠 씨한테 가해진 부담이 너무 컸던 거예요
여기서 그분을 응원하는 분들도 그런 상황을 이해하시고요
다섯 번째 총알을 바닥에 쓰러진 애한테 쐈다고 해요
탄창에 총알이 하나 남아서 그걸 비우겠다고 쏜 거래요
이 미치광이 총격범이 뉴욕 전체의 지지를 받았어요
미국에서는 피해자들을 유약한 겁쟁이로 보곤 합니다
"커티스 슬리와 게츠 지지자"
돈은 있는 대로 다 넘기고 항복부터 하면서
범죄자들한테 목숨 구걸이나 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죠
제정신인 사람은 지미 브레슬린뿐이었어요
브레슬린 씨에게 동조하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그렇죠
그렇다고 해서
브레슬린 씨 의견이 틀렸다는 건 아닙니다
- 법이 그런데... - 브레슬린 씨 의견은
뉴욕시 주류가 아니에요
주류고 뭐고 법이 그렇다니까 한번 읽어나 보세요
사람 넷을 쏘면 불법이랬어요
그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불구로 만들고 싶었고요
어떤 방식으로든 고통을 주고 싶었어요
점점 자명해졌던 게 있다면
이자가 '데스 위시' 영웅이라던 사람들의 말이
사실과는 전혀 무관했었다는 거죠
총알이 모자라서 더 못 쏜 게 후회돼요
군중의 소리를 뚫고 꼿꼿이 설 능력이 되는
브레슬린 같은 언론인이 이래서 중요한 거예요
범죄가 판치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지만
본인 아들이 총격의 피해자라면
범죄가 판친다는 이유로
등에 총을 맞아도 괜찮다고 할 수 있겠어요?
이 여자아이를 데려다가 잔인하게 겁탈한 자들이
저는 매우 증오스럽습니다
진심이에요
분노를 넘어선 증오라고요
온 사회가 이들을 증오해야 해요
용의자들의 나이가 14세에서 17세인 사실과
범죄의 잔인성으로 인해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뉴욕시 센트럴파크에서 조깅을 하던 여성이
강간 후 생명이 위험할 만큼의 폭행을 당했습니다
저 숲속 방향으로 60m를 끌려가서
주먹, 돌, 금속 파이프로 맞았습니다
사형 제도를 부활시켜야 해요
센트럴파크 강간 폭행 사건에 분노를 감추지 못한 트럼프는
뉴욕시 신문 네 개의 1면에 광고를 실었습니다
그 광고를 보면
"리처드 에스포시토, 언론인" 자비는 필요 없다는 내용이었죠
"사형을, 경찰을 부활시켜라" 정의로운 절차는 알 바 아니고
죽여야만 한다고요
"사형으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
기소 절차를 밟긴커녕
"로니 엘드리지, 정치인" 경찰서도 못 벗어난 상태였죠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가 뉴욕시의 인종 갈등을 부추겼어요
당연히 범죄자들이 증오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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