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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죽음의 두려움이
우리를 해저에 묻으려 한다면
하느님이 해일을 들으시고
간절한 우리의 영혼을 구해주시길
앞으로의 4주를 위하여!
전 괜찮습니다
건배를 사양하면 불운을 부르지
양해 부탁드려요
안 마시는 데는 따로 이유가 있겠지
아닙니다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네, 지침서에서 봤어요
그런 거 읽는 사람인 줄 몰랐네
싸우려는 건 아니에요
그럼 시키는 대로 해
그것도 지침이니까
4주를 위하여
수조 관리가 안 됐네
그것도 네 일인데
지침서에서는 못 봤나 보지?
청소하고 시계태엽 감은 다음
선실을 청소해야 해
밖에도 손볼 게 많아
알겠나?
네
'네,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안개가 걷히면
오후 당직을 서도록 해
오후 당직요?
올라가서 등불을 관리할 줄 알았는데요
그건 내 일이야
번갈아 근무하는 게 원칙이잖아요
밤중 당직이 힘든 거야
밤에서 아침까지 하는 내 당직
신참을 떠맡게 됐군
네 임무나 잘해 등불 관리는 내 일이야
망할!
아름다운 그대를 위하여
지붕 샌다
수조 다음에 저것도 해결해
등에 기름도 쳐야 해
네, 알겠습니다
야!
비켜
거기를 왜 들어가!
- 기름 치려고요 - 힘들어?
다음에는 이거 써
훨씬 편할걸
숨 좀 고르고
뭐 해?
숨 좀 고르라니까
그리고 기름통은
원래 있던 데 가져다 놔
등대를 전부 태워버릴 작정이 아니라면
그리고 남은 일 해
이미 일이 밀렸다
- 네, 알겠습니다 - 너무 느려
굼벵이냐?
아닙니다
못 믿겠어
죽음의 두려움이
우리를 해저에 묻으려 한다면
하느님이 해일을 들으시고
간절한 우리의 영혼을 구해주시길
아직도 수조 맛이 나?
기운 좀 차려
이럴 때 얘기도 하고 그래야지
지금을 즐겨야 해
2주 후면 둘 다
한 마디도 안 꺼낼걸
원래 말수가 적어요
너만 그런 줄 알아?
아닙니다
아니야
아니야
치코피라는 아주 좋은 배를 탔었지
잘 만든 데다 외관도 멋졌어!
1864년 당시 최고의 배였어
우리는 폭동을 일으켜 쉬고 있었지
뭔지 아나?
뱃사람의 삶에서 가장 힘든 게 뭔지 알아?
바다 한복판에서 할 일이 없을 때야
우울하기 그지없어
악마보다도 사악하지
지루하면 사람이 미쳐버려
순식간에 그렇게 된다고
치료 약이 있긴 해
바로 술이야
뱃사람들을 기분 좋고 유쾌하게 만들어 주지
침착하고 또...
멍청하게 만들죠
미처 몰랐네
네 안에도 선원의 기백이 있구나
말 좀 해봐
글쎄요
이전 등대지기는 왜 떠났나요?
두 번째 녀석?
죽었어
미쳐버렸지
사이렌이나 인어 불길한 징조 어쩌고 하더니
결국에는
완전히 머리가 돌아버렸어
등대에 마법이 있다고 믿더군
세인트 엘모가 직접 불을 붙였다고 생각했지
구원이라고 했어
헛소리군요
네가 갈매기랑 싸우는 걸 봤어
그냥 내버려 둬
바닷새를 죽이면 불운이 생겨
그것도 헛소리네요
바닷새를 죽이면 불운이 온다고!
신경 쓰지 마
됐어
커피나 좀 끓여
할 일이 많으니까
커피가 도움이 될 거다
넌 근무 태만이야!
부정하지 마!
저거 안 보여?
왜 그러세요?
뭐?
2번이나 쓸고 닦았습니다
거짓말하지 마
쓸고...
더럽고 때 묻었어
쓸지도, 닦지도 않았고 얼룩도 그대로야
절 괴롭히는 게 즐거우세요?
뭐라고?
이미 말했듯이...
감히 내 말에 반박하다니
잘 들으세요
전 가정부나
노예가 되려고 여기 취직한 게 아니에요
이건 잘못됐어요
허름하기 짝이 없는
애들 캠프 숙소도 여기보단 나을 거예요
영국 여왕의 가정부도
나보다 잘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전 분명히
여기를 2번이나 닦았어요
아니 안 했어
다시 해
이번에는 제대로 닦아
아니면 10번도 더 닦게 할 거니까
내가 이 등대의
바닥과 외관을
맨손으로 전부 닦으라고 하면
넌 그래야 해
이 등대에 있는 못을
몽땅 뽑아서
녹을 닦아내고
향유고래 주둥이처럼 번쩍이게 하고
등대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가
부수고 다시 만들라고 해도 넌 해야 해!
게다가 웃으면서 해야 할걸
넌 그 일을 좋아할 테니까
내가 좋아하라고 하면 넌 그래야 하거든!
또 반박하면 급여를 깎을 거다
알아들었어?
네, 알겠습니다
닦아
닦으라고!
흔들지 마
네, 알겠습니다
도료는 고르게 발라야 해
깨끗하고 번쩍이게!
사창가의 은화처럼
낮에도 선원들에게 항로 표지를 제대로 해야지
폭풍우가 몰아치면 안 보일 거예요!
열 내지 마
잘하고 있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진짜야!
조금 더 내려줄게
천천히요!
나보다 더 믿음직하진 못할걸
천천히요!
자꾸 흔들지 마
- 안 그랬어요! - 그러잖아!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다고요!
저리 가!
저리 가! 가!
등대
고맙다
윈즐로입니다
이프레임 윈즐로
지난 2주 동안
이름을 불러주셨으면 했어요
이젠 나한테 명령까지 하는구나
윈즐로예요
그래
알았다 이프레임 윈즐로
좋아
너 같은 녀석이 어떻게 이런 곳에 왔지?
이런 곳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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