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40 lines.
이사도라의 아이들
이사도라 덩컨은 미국의 전설적 무용수로
현대 무용의 창시자로 불린다
1913년 4월 19일 센강에서 자동차 사고로
4세, 6세였던 두 자녀를 잃은 그녀는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10월 21일
이사도라 나의 사랑, 나의 예술
두 아이의 죽음 이후
난 푸른 커튼이 쳐진 연습실에서 밤낮을 보냈다
슬픔에 잠겨 안무를 해보려 했지만
작은 움직임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비극을 아름다움으로 탈바꿈하고 싶었다
오늘 일 늦게 끝나
미안
사랑해
10월 24일
죽은 아이를 안고
안식의 공간으로 천천히 망설이듯 내딛는
엄마를 상상했다
무덤으로 내려가는 모습과
빛을 향해 오르는 영혼을
춤으로 표현했다
10월 27일
무용원
엄마
이사도라 덩컨 작품집
11월 1일
다음 날 새벽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었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추는 춤이었다
키네토그래피 라반 몸동작
아이들의 손을 잡는다
11월 3일
11월 5일
아이를 보듬고 흔든다
마지막으로 쓰다듬는다
11월 6일
따스한 태양과
미지근한 내 몸이 느껴진다
맨다리와 보드라운 가슴
나지막한 물결처럼
흔들리는 내 팔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아이들이 죽은 후
내 가슴은 끝없는 고통을 끌어안고
내 손엔 영원히 슬픔의 낙인이 찍혀
나 홀로 있을 때는
눈물이 마르지 않음을
11월 7일
엄마
안무 마리카 리치 출연 마농 카르펜티에
2018년 11월 28일 카레 마지크
여기서 공연하는 건가요?
아니 공연은 대공연장에서 해
여기선 리허설하고
시작할까?
네
고대 그리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
한번 훑어봐
사진이 있는데...
여기 어디쯤일 거야
여기 있다
아이들이에요?
응
데어드르랑 파트리크
사고 1년 전의 모습이야
정말 아름답지
여기서 주목할 건 이 동작이야
팔이 아이들을 이렇게 감싸고 있지
아이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같아요
그래
이렇게 하기 전...
맞아 바로 그거야
11월 10일
- 마농, 왔구나 - 안녕하세요
잘 있었어?
네
오래 기다렸니?
아뇨 괜찮아요
미안 오다가 일이 생겨서
손바닥을 밖으로 한번 해봐
해보자
위로 이렇게
이렇게 해봐
느낌이 좀 달라지지
이제 위로 빠져나가는 동작
팔 그대로 하고 아래 봐
발을 봐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닫는 거야
팔이 날개가 되어 아래로 내려가
그리고...
좋아
왼손은 아이들 머리에 오른손은 발에
크기는 이 정도야
이제 오른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머리 쪽으로 가
그리고 다시 머리부터
작은 부분이긴 한데
이렇게 해봐 여긴 발이고
머리로 가면서 둥글게 쓰다듬듯이
그쪽 말고 반대로 오른팔로
그래
그리고 다시 머리에서
발 쪽으로 내려가
흰 천을 잡고 마지막으로 덮어줘
안고 부드럽게 흔들어
그렇지
그리고 세게 안아 꽉 잡는 거야
방향 제대로 잡고
꽉 안았다가 놔 떠나는 거야
따라가 공 따라가
아이들이 다시 왔어 찾아봐
팔 올리고
다시 뒤로 와
뒤로 와 팔에 꼭 안고
그리고...
어지러워져서 아래를 봐
빠져나갔어 아니, 발에 있어
발 쪽을 제대로 봐 그렇지
팔 벌리고
날개가 돼서 흔들리다가
무릎까지 내려
오른쪽으로 한 발 가서
몸을 숙여
여기서 숙일 때
아까 했던 대로 팔에 안았다고 생각해
아이들 쪽으로 숙여봐
팔에 아직 느낌이 있어 그렇지
아주 부드럽게
이쪽 팔도 마찬가지야 안은 듯이
팔꿈치 접고 쭉 펴는 게 아니야
힘을 빼야 해 알았지?
여기도 똑같이 부피감 있게
오늘 아침에 했던 것처럼 이렇게, 공을 안은 듯이
지금 여긴 그 느낌이 없잖아
해보자
다시
선생님 안아봐
꽉 안아
이 부피감을 유지하면서 몸을 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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