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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야 같이 놀자
지금 밥 먹는 중이야!
반찬은 뭐니?
매실이랑 우엉!
한 입만 줄래?
이런 욕심꾸러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우린 인간의 집 근처에 살았었죠
사람들 식량을 빼앗아 먹진 않았어요
논과 밭이 있으니까
개구리와 메뚜기나
쥐나 두더지를 잡을 수 있고
열매를 따 먹을 수 있어서
산속보다 먹을 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 집이 작년 봄에
갑자기 빈집이 돼버렸어요
아무도 이사를 올 것 같지 않길래
우린 그 집에서 살기로 했죠
그렇게 1년 동안
정말 행복하게 지냈어요
마당 있는 외딴집에서 꿈 같이 살았던 거죠
그런데...
우린 구역 같은 걸 따지진 않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어디로 사냥을 나가든
다른 패거리와 마주쳐서
서로 다투거나 굴을 두고 싸웠다
결국은...
폼포코 31년 가을
스즈가 숲과 다카가 숲의 새로운 경계에서
타마 지역 너구리끼리 최후의 싸움이 벌어졌다
홍군 대장은 다카가 숲의 무시무시한 곤타
청군 대장은 스즈가 숲의 장로 세자에몬이었다
별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모든 너구리는 인간이 안 보는 데서
이렇게 두 다리로 걸어 다닌다
싸움은 뜨겁고 장렬했지만
오래 계속되진 않았다
다카가 숲 싸워라!
스즈가 숲 싸워라!
홍군이든 청군이든 어디든 져라
패배한 너구리는 죽여버려라
다카가 숲은 오늘 없어졌다
스즈가 숲은 내일 없어진다
남은 너구리는 살 곳이 없다
남은 너구리는 어디로 가나?
갈 곳이 없으면 나무아미타불
홍군이든 청군이든 어디든 져라
패배한 너구리는 죽여버려라
모두를 위해서 죽여야 해!
살아남아 봤자 소용이 없다
너구리를 줄여라
남은 너구리는 신중히 행동하여
새끼를 안 낳도록 해야 한다
새끼를 낳아 봤자 소용없어
너희가 살 숲이 없다!
오로쿠 할멈의 호통 소리에
너구리들은 아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산이 깎이고 바닥이 드러나
평평한 언덕이 휑하니 펼쳐져 있었다
인간들이 미쳤어
싸움 따위 할 때가 아니라고!
고도성장을 시작한 도쿄 외곽에서는
주택 보충을 위해
농지와 산림을 개발하고 있었다
땅을 무작정 개발하는 대신에
거주 환경이 좋은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려고
1967년 도쿄에서는
타마 뉴타운 계획을 세웠다
총면적은 3천 헥타르
거주 예정 인구는 30만 명 이상이다
나무를 베고 산을 깎고 계곡을 메워서
논밭을 없애고 옛 농가를 부쉈다
타마 지역은 거대한 공사 현장이 될 것이다
도쿄 노동자를 위해 살기 좋은 주택가를 건설하는
전무후무한 대개발 사업이었다
인간들은 정말 대단하군요
여태 우리와 같은 동물인 줄 알았는데
이번 일로 인간에게는
부처 같은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긴급 사태로 타마 지역 너구리는
각자 일족을 거느리고
한밤중에 깊은 숲에 있는 '만복사'라는 절에 모였다
그리고 만복사에 사는 105살인 쓰루가메 스님이
만장일치로 의장이 되었다
상황이 이러니 이제부터는
야행성 본능을 무시하고
낮에도 움직이고 살아야 한다
소란 속에서도
개발을 막기 위해 싸우기로 동의했다
그럼 만장일치군!
위험을 대비해서 모두 해산하고
대책 회의는 족장들이 맡았다
족장 회의에서 결의한 것은
금지했던 변신술의 부활과
인간 연구 5개년 계획이었다
젊은 너구리들을 가르치려고 변신술의 달인인 너구리들을
전국 각지에서 초빙해 오기로 했다
"야시마, 사부로"
그러나 그 길이...
너무 멀고 위험하다 보니
지원자는 없고 모두 잠자는 척만 하고 있었다
새끼들이 클 때까지 기다려야겠군
이의 없습니다!
순조로운 논의를 위해
의장단이 준비한 맥도날드 햄버거가
큰 효력을 발휘하여
족장 회의는 무사히 끝났다
변신술 부활, 인간 연구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기본 과제의 하나인
인간 연구를 제대로 하고
시시각각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간부는 만복사에 TV를 놓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지만 TV 설치는
예상치 못한 파문을 불러왔다
너구리들은 일도 하지 않고 허구한 날 만복사에 눌러앉아
TV만 보게 되었다
변신은 정신 집중의 절정 상태로
모든 세포와 조직을
한순간에 바꾸는 최고의 기술이다
몸 색깔만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놈도 있지만
진정한 변신술은 너구리와 여우와
일부 고양이밖에 익히지 못했다
곤타!
네가 그 꼴이 되는 것도
몸에 변신술이 배어 있기 때문이야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 변신을 할 수 있어 아마도...
먼저 내가 시범을 보이겠다
머리에 나뭇잎을 올리지 않나요?
그건 아마추어나 하는 거야
오랜만이구먼
꽃을 따러 왔단다
할멈을 사범으로 모시자
변신술 부활은 순조로이 진행됐다
각 부족 젊은이들은 배움에 열의를 불태웠고
실력이 쑥쑥 향상되었다
쇼키치 잘했어!
꼼짝 마!
거기 서!
잡았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인간들의 행동에 흥미를 느꼈어요
너무 접근하는 건 금지돼 있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는 오히려 그러라고 하셨죠
인간으로 변하는 게
변신학의 기초니까
장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셨겠죠
물론 모든 학생이 우수한 건 아니었다
완전 꽝인 애들도 제법 많았다
변신술의 근본은 마음과 기술을
엄격히 단련하는 것이니
여우라면 몰라도
낙천적인 너구리 중에
낙오자가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놈들!
폰키치!
모두 모여 아라한으로!
변신하자!
그때 난 변신술에 빠져서
단짝 폰키치가
보통 너구리답게 살고 싶어 한다는 걸
상상도 못 했었죠
저녁 무렵에 산 너머에 달이 떴는데
길가에 나뭇가지가 달을 가리고 있었지
'거참 이상하다'
'이쪽엔 가지가 없었는데' 이렇게 중얼거렸더니
가지가 쑥 들어가 반대편으로 나왔지
인간이 눈치를 채고 '그게 아니야'
'가지는 양쪽에 있었어' 이렇게 말하니
반대편에 다시 가지가 돋았고
순간 '쿵'하고 뭔가 떨어졌어
뭐가 떨어졌겠나?
너구리요!
그럼 왜 떨어졌을까? 곤타?
멍청한 자식! 난 절대 안 떨어져
그 자세는 좋군
사스케 왜 떨어졌을까?
나뭇가지 상태에서 양손을 놨으니까요
좋아 이 이야기의 교훈은 뭐지?
쇼키치!
인간 말을 그대로 믿지 말라는 겁니다
맞다 우리 너구리들은
마음이 좋아서 쉽게 분위기를 타고
남을 너무 배려해
그래서 실패한 거야 알겠어?
네! 스님!
예를 들어 보지
'너구리야, 같이 놀자' 노래를 부르면 어떻게 한다고?
지금은 수업 중!
거봐 벌써 분위기를 탔잖아
그게 무서운 거야
너구리들이
인간 연구와 변신술 부활에 힘쓰는 동안
겨울은 가고 싹이 터서
사랑의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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