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짝사랑이 전학 가 버렸다
고백은커녕 말 한 번 못 건 걸 하루노 하지메는 후회했다
그리고 '이제 와서 후회해도'
'어차피 고백할 용기도 없었잖아'
라고 자신을 몰아세운 것도
후회했다
녹차의 맛
사치코
응?
차 안 가져가면 식는다
이것도 나쁘진 않은데
이건?
이렇게
아, 손을요?
이렇게
그리고
이렇게
이거 좋네요
손동작이
이거 좋을 것 같아요
똑같이 해주세요 지금 캠코더 가져올 테니
- 됐어? - 잠시만요
네
잠깐 앉아보세요
이 부분 말인데요
손동작은 이렇게
저기, 역시 아까 이 동작 말인데요
이게 더 나은 것 같아요
그거요?
이쪽이 좋지 않을까요?
7월의 프랑스 해바라기 꽃밭으로 달려가면
태양을 향해 핀 꽃들이 내 마음에 불을 붙인다
눈은 타오르는가 귀는 타오르는가
마음은 타오르는가
초기 불전 스타니파타의 부처 말씀을 떠올린다
오랫동안 나는 타오를 수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 걸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답하지 못했다 딸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하나의 인간으로서도 일에 쫓겨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
맑은 공기 대지의 따뜻한 향취
멀리서 나를 부르는 건 누구?
어째서 달려갈 수 없을까 지금은 자유로운 들판인데
오늘도 교감 선생님의 시 낭송이었습니다
무라카미 학생회 발표하세요
학생회의 논의 사항 발표합니다
첫째, 야마구치에게 싸움 걸지 말 것
둘째, 야마구치 집에 돌 던지지 말 것
셋째 야마구치 가방을...
하루노 사치코는 생각했다
대체 언제쯤 커다란 내가 사라지는 걸까?
그리고 그때마다 떠오르는 삼촌의 이야기
지금 또, 삼촌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다
그래? 너 자주 가는 효탄 호수 있지?
거기 예전엔 숲이었어
주변 아저씨들이 저주의 숲이라고 그랬지
근데
네 또래 애들은 저주 같은 거 안 믿나?
글쎄요
'글쎄요'가 아니라 그 뭐더라 아, 그래, 그래
그러니까 거기서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아니, 초등학교 5학년 정도였을 때다
저주의 숲?
그래, 거기서 처음으로 '노상 방변' 했거든
- 노상 방변? - 응
그 숲은 근처 농가에서 도망친 것 같은
닭이 꽤 많았어 그때 우린 가난했거든
달걀 주우러 자주 갔어
근데 그 '노상 방변' 첫 경험의 날 그날은 아침부터 쭈욱 똥을 참다가
학교 마치고 어디서 쌀까 고민했지
결국 저주의 숲을 가서 한참 헤맸다
싸려고 보면 적당한 곳 찾기 어렵잖아
계속 가다 보니 이만한 크기의 알이 있었어
꼭 누가 숨겨둔 듯 요만큼 나와 있잖아
이게 뭘까 싶고 묘한 계기여서
용변도 급하니 거기에 싸버렸지
초딩이라도 쭉 참았더니 꽤 대단한 게 나왔다
시원하게 잘 쌌다 했는데 둘러보니 꽤 어두워진 거야
무서워져서 집에 가는데 생각나는 거야
대체 뭐였을까 그건 알 자체도 이상하지만
왜 일일이 누군가 묻었을까
그것도 모르겠지만 난 왜 거기 똥을 싼 거지
평소라면 그런 큰 알은 절대 주워서 가져갈 텐데
뭘 한 거야 싶고 엄청 한심해졌다
그래도 할 수 없지 하고 그날은 포기하고
다음 날 가서 찾는데
없는 거야
언제나 다니는 데라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며칠이나 찾았는데 없어서
뭐, 할 수 없지 하고 포기했다
그랬는데 그 녀석이 나타난 거야
그 녀석?
문신하고 피 흘리는 남자
귀신이나 유령 같은 거?
그럴지도 몰라
세상에!
그 녀석이 웬일인지 날 보고 있는 거야
무섭잖아, 기분이 묘해서 돌아보면 그 녀석이 있어
예를 들면?
예를 들면 학교에서 청소할 때라던가
아니면 학교 뒤 청소할 때 닭장 같은 데 청소할 때라던가
청소할 때 뿐이잖아
아니야, 청소할 때만이 아니라 방에서 공부할 때도 왔어, 바로 이 방
그리고 절에 갔을 때도 왔었지
어쨌든, 내가 뭐만 하면 왔어 온다기보다 있었어, 보고 있었어
근데 왜 피투성이에 문신 있는 남자였을까요?
글쎄
글쎄, 왜였을까 뭐 어쨌든 피투성이에, 문신에
머리에 똥이 놓여 있어
똥?
머리에 똥 얹고 피투성이에 문신이었어
그건 저주의 숲에서 실례한 거랑 관계있어요?
설마 관계없겠지
아무튼 어딜 가도 그 녀석이 있었어 근데 재밌냐? 이 얘기
응, 왠지 이상한데 그래도 재밌어요
그래서 그 녀석이 계속 지켜봤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어
사라져요?
내가 철봉 돌기 연습했었는데
철봉 연습하는 걸 그날도 계속 보는 거야
그때는 좀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무섭지 근데도 철봉은 연습했거든
그러다 휙 하고 성공한 거야
그랬더니 사라졌어
와, 사라졌구나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 자기를 지켜보는 큰 자신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봉 거꾸로 돌기를 성공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찜찜한 부분이 있어 철봉 연습을 망설이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삼촌을 지켜본 건 완전 남인 피투성이 남자라는 거다
그녀를 보고 있는 건 크지만 그녀 자신이다
즉, 삼촌의 경험은 해결엔 도움 안 될 거라고
이걸 생각할 때마다 결론 낸다
거기다 삼촌의 얘기엔 본인도 모르는 얘기가 있다
그건 어린 아야노가 철봉 돌기에 성공한 그 시점과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
보스
어, 그래
뭐야, 이건
처참한데 안면 골절인가?
아뇨, 여기랑 여기 총에 맞았습니다
총기 사건이야?
네
일났구만
그걸로 붓글씨 쓸 수 있어요?
그건 안 될 것 같은데요
잠깐 내 얼굴 좀 봐봐
네
어때?
멋지십니다
그럼 이쪽은 어떻게 생각하나
잔인합니다 죽이고, 파묻고, 변까지...
파묻은 것과 변은 시간 차가 납니다
어떻게 아시죠?
보면 알죠
그럼 이 사람은 죽을 때부터 해골이겠어요?
그리고 이건 안 썩는 변인가요?
시체가 썩고 그다음에 올려진 거죠
그렇구나
일단 변도 감식반에 맡기자고
- 알겠습니다 - 네가 해
자요
바로 그때 아야노 소년은 철봉 돌기에 성공했다
동시에 아야노를 노려보던 죽은 깡패의 유령은
악취에서 해방돼 편안히 성불했다고 한다
성불을 망설이던 유령을 화나게 해 떠날 결단을 내리게 했다는 점에서
아야노의 훌륭한 분신은 역할을 다한 것이다
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하지메 네가 좋아
P.S 오늘 로만치에서 기다릴게
로만치
나 아이자와 가슴 만져봤다
어느 쪽 손으로? 어느 쪽?
이쪽 손이냐? 이 자식
- 아야 아퍼 - 어때?
브래지어 때문에 딱딱했다
잠깐 잠깐 마츠켄 형 화났잖아
뭐하는 거야? 사과해
죄송합니다
그런데 반응은?
'뭐야 진짜로?'
아, 좋았겠다
놀랬지
진짜 좋았겠다
결혼한다면 어떤 타입?
난 B반 후루네 카즈미
진짜? 후루네 카즈미? 나도 후루네 좋아하는데
진짜? 왜? 왜? 껴들지 마
난 중1 때부터 좋아했어
나도 중1 때부턴데
그리고 중2 겨울에 밸런타인데이 선물 받았어
- 진짜? - 선배는요?
나는 린다
중1이에요?
선배 롤리타 취향이에요?
선배한테 롤리타라니!
나 롤리타 취향이야
롤리타예요?
- 안 돼, 안 돼 - 위험해 위험
- 롤리타 좋네요, 좋아요 - 너도?
선배가 그런 거면 상관없습니다
아줌마는 못 당해
어이 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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