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

Silence (沈黙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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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mmentary by club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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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20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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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200 lines.

16세기 초반

유럽에서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교회를 향해 쏟아낸 비판은

종교와 성직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개신교의 분립은

가톨릭을 신봉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중대한 종교적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1534년 스페인에서

이그나티우스 데 로욜라가 설립한 예수회는

이러한 가톨릭의 위기감을 반영하였고

교회의 권위 회복과 포교를 향한 열정은

자연히 유럽 밖으로 향하게 되었다

1549년

조총이 들어온 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예수회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일본 규슈의 남단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로부터 30년 후에는 천주당이 200여 곳

신부 75명 신자는 30만 명에 이르렀다

일본의 권력자들이

종교가 조총이라는 강력한 문명을 동반해 들어온 것에

큰 우려를 품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나

포교의 속도와 광범위한 확산은

그들의 권력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탄압이 시작되었다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중반까지의 수십 년은

일본의 기리시탄(천주교 신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련의 시기였다

수많은 파드레(신부)와 수도사 그리고 신자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행방불명되었다

크리스토반 페레이라 신부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침묵

파드레

마카오에서 하셨던 약속을 기억해 주십시오

일본에 도착하는 날 약속한 대금 말고도 돈을 더 주겠다고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지요

전부터 네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너도 혹시 우리처럼 그리스도를 믿었던 것 아니냐?

기치지로 너는 정말 일본인이 맞느냐?

그렇고말고요 전 틀림없는 일본인입지요

혹시 관리들이 오거든

전 파드레들과 아무 상관 없다고

그렇게 말해 주십시오 전 엮이기 싫구먼유

알고 있다

꼭 부탁합니다잉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는다고

그놈은 어딘가로 가 버렸어

절대 안 돌아올 거야 대신 관리들이 오겠지

우릴 밀고할 게 분명해

진정하게, 가르페 우린 일본에 온 거야

이에 유다가 이곳에 이르니라

군사들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횃불과

무기를 들고 오는지라

예수께서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이르시되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파드레

파드레!

파드레!

저희는

파드레와 한마음입니다

자, 어서 옷을 갈아입으셔요

젠초들 눈에 띄면 큰일 납니다

자, 어서요!

이치조 들키지는 않았겠지?

괜찮구먼 어서!

파드레

이쪽입니다

모키치 문을 닫아라

자...

오늘 밤은 여기서 쉬십시오

내일 해가 뜨기 전에

이 마을 뒷산으로 안내해 드릴 테니

드십시오

여기라면 당분간 안전할 겁니다

여긴 사람 발길이 거의 없으니까요

파드레가 한 분도 없으십니까?

수도사님들도요?

벌써

몇 년째

파드레도 수도사님도 안 계십니다

어디 계시는지조차 알 길이 없지요

저희가 기리시탄인 게 들통나면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끼리만 서로 믿고 지냅니다

다른 마을 사람이라도 알게 되면 당장 관가에 고발당할 겁니다

그럼 세례는?

기도는?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건요?

저희끼리 하고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저희끼리 나름대로 역할을 나누어서

세례도 주고 기도도 드리고 있지요

벌써 몇 년을 숨어서

눈에 띄지 않게 해 왔습니다

파드레도 수도사님들도

저희를 버리고 먼 나라로 가 버리셨으니까요

저 소리는 뭐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네요

일본은 이제부터 장마철에 접어듭니다

오래도록 오래도록 비가 계속 내립니다

가세나 가세나 우리 함께 가세나

파라이조(천국)의 절로 함께 가세나

파라이조의 절이라 부르는 곳으로

넓디넓은 절이라 말하는 곳으로

넓고 좁은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네

시바타 산 시바타...

모두에게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이 중에 크리스토반 페레이라라는

이름의 파드레에 대해 소식을 아는 분은 없습니까?

페레이라 신부님은 20년 전 이곳 일본에 와서

이후로 이 지역에 복음을 전하신 분입니다

미야코에도 갔고

에도라는 마을에도 가셨지요

우리가 아는 것은

그분이 5년 전에 붙잡히셨다는 사실뿐입니다

그 뒤로 어떻게 되셨는지 알 길이 없군요

혹시 이에 관해 들은 적이 있는 분 없습니까?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서 저와 가르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 파드레께 주님에 대해 배웠습니다

어른이 되어 일본에 와서

주님의 가르침을 전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모두 그 파드레 페레이라 신부님 덕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소식을 알고 싶습니다

살아 계시는지

아니면

주님을 위해 고귀하게 목숨을 바치고

파라이조에 가셨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당신은 아는 게 없나요?

당신은요?

6월이 되면 이 나라는 장마가 시작된다

비는 한 달 넘게 끊임없이 쏟아진다

장마철에는 관리들의 감시가 소홀해지니

그 시기를 틈타

나는 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숨어 있는 기리시탄들을 찾아볼 생각이다

이 마을 어부들은 고기를 잡는 일 말고도

채 1만 평도 안 되는 밭에서

보리를 간신히 재배하고 있다

바다를 향한 산 중턱까지 일궈 놓은 논밭을 보면

그 근면함에

감탄하기보다는

비참한 삶의 고통이

가슴 깊이 전해져 온다

그런데도

나가사키 봉행소는 그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물려 왔다

정말 오랫동안

백성들은

소나 말처럼 일하고

소나 말처럼 죽어 갔다

그날 밤, 일본에 온 뒤로 처음 세례를 주었다

리스본의 와인이 그립군

갓 구운 빵이랑 기름진 수프로

식사하고 싶어

무슨 생각 하나?

페레이라 신부님 생각

이 마을 신자들은 뭔가를 숨기는 것 같아

내 생각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네만

만약 나가사키까지 간다면

페레이라 신부님을 아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건 관두게 잡히면 그걸로 끝이야

우릴 숨겨 준 마을까지 위험에 빠지게 돼

우린 이 나라에서

포교를 위한 마지막 주춧돌임을 잊지 말게

기치지로에게 부탁해 볼까?

바보 같은 소리 그놈은 믿을 수 없어

그놈 눈을 보게 어떤가?

술주정뱅이에 지저분한 그놈이

언젠가

페레이라 신부님처럼 붙잡히게 될까?

난 이 이놈의 이(蝨)들에 더 신경이 쓰이는군

누군가 보고 있어

어이!

어이!

언덕을 내려와서 이쪽으로 오고 있어

아니, 그게 아니야 돌아가고 있군

그러게 제가 뭐라 했습니까

우리 눈을 피해서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니까요

너무 화내지 마십시오

우린 그저 잠시 햇볕에 몸을 좀 녹이고 싶었을 뿐입니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밖으로 나오시면 안 됩니다

수상한 낌새가 있으면 당장 이 구멍에 숨으세요

마을 사람이 아니야

문 좀 열어 주십시오 저희는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희는 건너편 이키쓰키섬 어부들인데

오랫동안 파드레를 뵙지 못했습니다

그만둬!

어떻게든 문을 열 거야

파드레 저희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전부터 이 산에 계셨잖아요

닷새 전부터 저 산에 숨어서 이쪽을 지켜봤단 말입니다

파드레가 도모기 마을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누구한테 들었나?

저희 마을 사람 중에

기리시탄인 기치지로가 말해 줬습니더

기치지로가?

네, 파드레

하지만 기치지로는 신자가 아니라고 하던데

아니지예, 기치지로는 기리시탄이 맞습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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