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창문 좀 열자
바람 좀 들어오게
아이스크림 사줄게 먹고 싶으면 말해
늦었어요 빨리 가요
아니야, 니마가 경기 9시 45분에 시작한다고 했어
지금 9시 20분이잖아
니마 안 온대요?
니마?
올지 모르겠네
감기 기운이 좀 있대
근데 네 새아버지 모르타자가
아침 먹고 나서 수영장에 데려다준다고 했어
괜찮아?
네
오늘은 시간 충분해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겠다
만세...
아니에요, 수영장까지 30분 정도 걸려요
9시 45분까지 가야 하는데
45분에 도착하면
땡볕에서 15분이나 기다려야 될 텐데
요즘 별일 없고?
괜찮아요
오미드!
오미드!
공원에 있네요
요즘 참 이상한 시대야
어젯밤에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
누구한테요?
너는 모르는 친구야 어제 전화가 왔는데...
그 아줌마가 전화하든 말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설명하고 있잖아 마저 들어봐
엄마가 말하면 짜증부터 내더라
내가 어쨌다고요?
예의 없는 짓이잖아 끝까지 좀 들어봐
엄마 친구가 뭐라고 했는지 안 듣고 싶은데요
너무한 거 아니니 다른 사람 말은 다 들어주면서
정작 네 엄마 말은 들으려고도 안 하잖아
또 잔소리하려는 거잖아요
맨날 잔소리하면서
맨날 잔소리한다고?
네
너도 크면 이렇게 생각할 거야
엄마 말이 이렇게도 맞고 저렇게도 맞단다
네 마음대로 생각해
또 친구 이야기 하겠죠
그 친구가 이혼 가정에서 자랐는데 하면서
아니 오히려 반대야
그 애는 왜 부모님이 이혼을 안 하셔서
자기가 왜 거지같이 살아야 했냐고 하더라
그런 말 할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엄마는 아빠랑 이혼한 게 좋다는 거예요?
아빠가 잘못해서?
뭐라 해도 난 안 믿어요
난 안 믿는다고요
믿지 마, 그럼 넌 뭔 말만 하면 싸우려고 해
그저 미움만 가득한 애들처럼
너한테 아빠나 다시 만들어 주겠다고
내가 다시 결혼한 게 아니야
모르타자 아저씨는 엄마한테 좋은 동반자고 친구야
근데 넌 아저씨랑 말도 안 섞잖아
네 아빠랑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했는데?
또 시작하네!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큰 소리로 말하지 마요
너도 목소리 낮춰
엄마가 시작했잖아요 내 친구가 그랬는데 하면서
제대로 설명할 기회를 주든가
또 그러잖아요, 또 있잖아요, 엄마
아민, 우린 아마 100살까지 이러고 싸우기만 할 거야
네가 엄마 말 차분히 듣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네가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해
그래야 인생이 어떤지 좀 알지
너도 네 아빠랑 똑같아
날 무시하고 짓밟으려 하고
자기 소유물인 것처럼 굴고
소리 지르지 좀 마요
소리 지르면 안 들을 거예요
뭐라 하든 할 말은 해야겠어
듣고 싶지 않아요
그럼 귀를 막아!
또 시작이네
잘됐네
왜 이렇게 고집불통이야 툭하면 화내기만 하고
말대꾸할 생각만 하고
그렇게 화가 난 건
현실을 부정하니 그렇지
엄마가 죄책감 느끼길 바라는 거잖아
널 불쌍히 여기길 바라는 거야
내가 뭘 원한다고요?
- 널 불쌍히 여기길 바라잖아 - 안 들려요
안 들린다고? 다 들리면서
죄책감 느끼길 바라나 본데 그래봤자 소용없어
내가 차에만 타면
잔소리하잖아요 그만 좀 해요!
그냥 조용히 가고 싶어요
들으려고 해야 말이지
듣고 싶지 않아요 들을 필요도 없고
그럼 엄마만 들어야 해?
우리 어제 얘기 다 했잖아요
엄마는 아직 다 안 했어
그만해요
그러니까 내 말 좀 들어
지금 소리 지르는 거 아니야 원래 이런 말투고
원래 이런 말투라니
들어봐
할 얘기 있으면 집에서 해요
차에만 타면 잔소리하지 말고
집에 모르타자 아저씨가 있잖아
엄마도 사생활이 있지
바보 같으니라고
얼씨구
차에 탈 때마다 그러잖아요
그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요
두 마디만 할게 그러고는 그만하마
딱 두 마디만 하고 그만할게
엄마는 요즘 흐르는 강물 같아 충만하고 편안해졌어
전에는 고인 웅덩이같이 머릿속이 완전히 엉망이었어
두 마디 넘으셨고 괜히 어렵게 말하지 마세요
엄마가 하는 그 거짓말 다시는 안 듣고 싶어요
이게 왜 거짓말이야?
나 안 들을래요
이게 왜 거짓말이야?
더 이상 엄마 말 안 들을래요
그냥 또 나한테 이혼이 맞는 선택이라 하는 거잖아요
- 아빠가 잘못했다고 - 넌 틀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근데 나한테는 행복한 일이야
엄마 생각만 한 거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는 거지
그렇지 않다면...
알겠어요 그만해요!
나도 이제 그만할게요
그래 그럼 조용히 있어
잔소리 안 하면 나도 조용히 할게요
엄마 어렸을 때는 부모랑 어떻게든 말 좀 해보겠다고
관심 좀 얻어보겠다고 난리였어
그만! 잔소리 그만해요
오늘 밤엔 너 혼자 자
나도 엄마랑 자기 싫어요
그거 알아?
넌 내 관심 독차지하고 싶어 하잖아
나 엄마 관심 필요 없어요
괜히 또 변명하네
넌 내가 너한테만 관심 갖길 바라
넌 아빠랑 똑같아
엄마가 지금 스스로에게
이혼하길 잘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엄마는 뭐든 문제 삼았잖아요
저 바보 아니에요
네 마음대로 생각해
엄마가 다 망쳤어
네 마음대로 생각해
엄마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사랑할 수 없어
안에서 썩은 사람은 어딜 가도 썩은 냄새 풍겨
그만해요 두 마디만 한다면서요
비켜!
매일 엄마 때문에 짜증 나요
그만해
그만 못 해요 화나게 하잖아요
- 엄마는 절대 이해 못 해 - 비켜...
엄마랑 못 살겠어요
왜?
그냥 못 살겠어요
왜?
이기적인 사람이니까
내가 뭘 어쨌는데?
난 차분히 설명하잖아요
나도 그래
엄마는 감정에 휘둘리죠
모르타자 아저씨가 친아빠는 아니잖아요
게다가 아빠가 지금 날 키울 수도 없고
전부 다 혼란스럽고 그냥 다 망한 거 같아요
난 엄마랑 못 살겠어요
아빠가 만약에 결혼하면 난 아빠랑 살 거예요
그래 그렇게 해
근데 날 이기적이라고 하진 마
차라리 솔직하게 말해 나는 엄마 독차지할 거야라고
근데 엄마는 누구의 것도 아니야
- 그냥 엄마 자신일 뿐이야 - 엄마
저 아직 말 다 안 했어요
엄마는 맨날 자기 말만 하고
절대 날 이해 못 할 거예요
어이구, 고맙다
이게 결과야
뭐가 결과라는 거예요?
엄마 이기심의 결과죠
그게 무슨 소리야
예시를 들어 볼까요?
평생 엄마 자신만 사랑했잖아요
엄마는 엄마만 생각하고
딴 사람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내가 한 가지 말해줄게
누구든 타인을 소유할 수 없어 아무리 그게 아들이라도
넌 내 자식이지만 내 소유는 아니야
- 넌 이 세상에 속해 있어 - 당연하죠
우리는 여기서 살아가려 애쓰는 거야
알아요 근데 저도 말 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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