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자기야
라마?
어머님 부르던데
뭐?
'엄마, 엄마' 그랬어
말도 안 돼
잠깐 하지 마
'다들 어려'
'상상력 없는 영웅들이야'
'조심스럽게 내 머리를 밀지'
'여자 머리 미는 게 임무라고 믿거든'
'저들이 부끄러워?'
'아냐'
'당신 죽었잖아'
'난 힘들어하기엔 너무 바빠'
'날이 저물고'
'머리를 자르는 가위 소리만 들려'
'당신 없는 고통이 조금 사라져'
'아, 이 고통'
'이 미칠 듯한 심장의 고통'
'곳곳에서 국가를 부르고'
'수치를 주었다며 약국도 문을 닫았어'
'나는 혼자야'
'웃는 이들도 있어'
'밤이 되면 난 집으로 돌아가'
이번 주 수업은 뒤라스 작품이에요
더 정확히 말하면
해설의 힘으로 현실을 이겨 내는
작가의 방식을 공부할 거예요
방금 보신 장면은
뒤라스의 '히로시마 내 사랑' 속
머리를 민 여인 이야기에 낱낱이 드러나는
직접 폭력의 모습입니다
전쟁 당시에는 흔했을 숙청 장면에
우리가 느끼는 충격과 반감을
서정적이기까지 한 노래로 바꾼
작가의 능력을 엿볼 수 있죠
이 글을 들어 보면
작가의 의도가 명백해요
이 여성은 굴욕당하고
유린당하고
낙인까지 찍혔어요
잘린 머리야 물론 곧 다시 자랄 테지만
본인과 주변의 기억엔 영원히 남을 낙인이죠
치욕의 대상이었던 여성이
작가의 말에 힘을 얻어
주인공으로 거듭났고
기품까지 더해졌습니다
저 왔어요
그래
안녕하세요 어머니
아드리앵
- 잘 지내셨어요? - 그럼
어서 와
아, 테닝
잘 있었어?
난 음식 확인해야겠다
응
- 같이 가요 - 그래
엄마 약 드세요
걱정 마요 괜찮아요
정말 맛있어요
- 잘 먹네 - 최고
응, 맛있어
고마워
아드리앵 요즘 일은 어때?
요즘 진짜 좋아요
지난 공연 때 베이시스트 생일이라
관객들이 노래를 불러 줬어요
완전 감동적이었죠
아무튼 요즘 좋아요
일도 많고요 계속 잘돼야죠
라마 너는? 새 소설은 잘돼 가?
언니는?
나도 괜찮아
일이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괜찮아
정말? 얼굴은 좋아 보여
- 다행이네 - 귀걸이도 예쁘고
네, 진짜요
고마워
자주 안 하잖아 잘 어울리네
휴가 계획은? 올해는 어디 가?
올해는 아마 안 갈 것 같아요
집에 손봐야 할 게 좀 있어서요
뭘 손보는데?
그냥 이것저것
이것저것요, 네
그래
아, 참
월요일에 엄마 좀 부탁해 난 그날 늦게 끝나
월요일은 안 돼 종일 회의가 있어
라마 너는?
네가 같이 갈래?
아니 난 안 돼
그러지 말고 시간 좀 내
안 된다니까 어디 가야 해
아빠다
저 사촌 기억나? 한참 못 봤네
응, 밤바 삼촌네였나?
글쎄
맞아 그랬던 것 같아
다 모이니까 꽤 많았네
맞아 저 때가 좋았지
아빠는 아팠는데 티가 전혀 안 나
그러게 전혀 모르겠어
엄마다 저게 언제 적이야
참 새삼스럽다
어머나
어쩜 세상에
라마다
늘 얌전해
수줍었고
세상에
저 때도 좀 까칠했지
엄마?
엄마?
괜찮겠어?
응
도착하면 연락해
알았어
다녀올게
응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
자리에 앉으세요
취재 안 됩니다
기자분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 주세요
피고인 들여보내 주세요
피고인 수갑 풀어 주세요
본인의 성과 이름 생년월일과 장소
부모님 성과 이름까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름은 로랑스 콜리
1980년 3월 15일 세네갈 다카르
부모님은 로베르 콜리 오딜 디아타입니다
피고인 직업은요?
학생입니다
체포 당시 거주지는 생망데 드골가 29번지
뤼크 뒤몽테 댁이었고요
맞습니까 콜리 씨?
맞습니다
앉으세요
이제 배심원 추첨을 진행합니다
혹시 여러분 중 누구라도
피고인과 그 가족 또는 변호인
또는 판사와
혈연관계일 경우 지금 말씀하세요
15번 배심원
에블린 프랭장 씨
1958년 2월 28일 릴 출생으로
현재 생토메르 거주
직업은 공인 회계사
거부합니다
17번 배심원
야스미나 벨하지 씨
1990년 6월 22일 파리 출생
현재 클레르마레 거주
직업은 사무 관리직
거부합니다
18번 배심원
상드린 드포르테르 씨
1986년 2월 19일 릴 출생
아르망티에르 거주
직업은 간호사
여기 앉으세요
21번 배심원
쥘리앵 키트랭 씨
1986년 8월 9일 칼레 출생...
콜리 씨 일어나세요
콜리 씨
피고인은 15개월 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체포되기까지의 정황을 나열한
기소장을 읽겠습니다
'2015년 11월 11일'
'베르크쉬르메르 경찰을 찾아온 남성이'
'그날 아침, 아이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해변에서 조개를 줍다가 모래 위로 밀려온'
'형체를 보았다고 진술했다'
'처음엔 바다표범인 줄 알았으나'
'가까이 가 보니 한 아이의 시신이었고'
'법의학 검시 결과'
'어린 여자아이의 시신으로 밝혀졌으며'
'사인은 바닷물에 의한 익사 및 질식사였다'
'독극물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몸에는 학대 흔적도 없었다'
'배를 타고 망명하려다 난 사고 가능성을 짐작했다'
'같은 날 저녁'
'레장브랑 호텔 매니저가 경찰서에 와서'
'아이와 함께 하룻밤 묵은 여자 손님을 언급했다'
'손님의 이름을 전달받은 경찰이'
'이민자 기록을 검색해'
'파리 지역 생망데 드골가 29번지'
'뤼크 뒤몽테 씨 댁에'
'거주하고 있는 로랑스 콜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콜리 씨 형사들이 찾아간 날은
2015년 11월 20일
시신 발견 후 9일째였습니다
논문 때문에 다카르의 어머니 댁에
아이를 보냈다고 하셨는데
유모차에 탄 아이와 함께 파리 북역을 비롯해
해변과 호텔에서 목격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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