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건배
아이, 잠깐, 에이, 박 대표
이럴 때는 건배사가 있어야지
건배사? 우린 그런 거 안 해
아, 그럼
제가 한마디해도 될까요?
그러시든가요
아, 그래, 그게 좋겠다
하하, 아…
여러분
뉴스에 그런 거 많이 나잖아요
'비리의 온상 아파트'!
회장 돼서, 어? 계약서도 제대로 안 쓰고
수의 계약으로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고
공사비 부풀리고
관리비 횡령, 배임에
저는 여러분들을 뉴스에서 보고 싶지 않아요
부디
그런 비리 저지르지 마시고
- 아무쪼록 2년 임기 - 아… 재미없어
잘 마치시길 바랄게요, 박해강 씨
자, 그럼 건배!
건배!
어?
아, 분위기가 왜 이래?
아니, 간헐적 가족까지 만들어서 그렇게 원하던 회장 됐잖아요
기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하시라는 가짜 와이프의 충언이었습니다
자, 건배 안 해요? 건배!
자, 건배!
아
- 하~ - 어우!
어우, 시원해
나 살다 살다가
진짜 내가 해 본 일 중에 제일 힘들더라
그, 택, 택배하는… 그게 산처럼 쌓이는데
왜 그래? 왜 그렇게 취했어요?
많이 힘들어서 그래, 힘들어서
- 앞니에 고춧가루 꼈다 - 조용히 안 해?
좋은 소식 들리던데요
축하합니다
아유, 벌써 들으셨어요?
피?
대체 그 인간은 뭐지?
분명 피였는데
다 왔어, 박해강
용만이 형님
지금은
용만이 형님만 생각해
아니, 나 요즘에 여기 엘보우가 와 가지고
공이 안 맞아, 잘
- 괜찮으신 거예요? - 허, 참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이 대표
우리가 이 대표랑
겸상할 상황 아니잖아, 지금
작은 돌부리던데, 뭐
아, 우리 이 대표가
그 정도에 걸려 넘어지겠어? 쪽팔리게
아니, 근데 이게 너무 코미디 같아서 황당한데
아무튼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많이 먹어
힘 많이 달리는 거 같아, 어?
예
소고기로 할 걸 그랬나?
아유, 일꾼한테 그래도 돼지죠
가정집 인테리어 공사만 해도
별의별 일이 다 생깁니다 어르신들
하물며 도시를 하나 짓는 일인데
난 말이야
오만 신도시가 이런 식으로 회자되는 게 싫어
작은 불씨 타고 타고 가니까
누가 돈을 먹었고 그 위에 더 나쁜 놈이 있고
이런 영화 같은 얘기 없는
쉰 소리 없이 깔끔하게 하고 싶어
깔끔하게 하는 거
그거 제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요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 회장님 안에 계시지? - 네, 안에 계세요
회장님 컨디션 어때?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내가 오늘 속이 좀 답답해서
이 노래 한 곡 하고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유 이사님
예?
공사 시작 전에 문화재 지표 조사한 거 아니었습니까?
했습니다, 했는데…
사발이 나왔다고, 사발이!
나와선 안 될 게 나왔다고!
아, 아
내 땅에서 내 돈 들여 내 땅 파는데
나와서는 안 될 게 나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최 이사님
예?
공사 중단되는 동안
내야 될 은행 대출 이자가 얼마입니까?
아, 그, 그, 그게…
금액이 좀 큽니다
하…
오랜만에 대가리 위치로
아이, 저, 회장님
대가리 위치로!
예! 위치로!
외롭다
혼자만 일하는 이 느낌
공사 재개할 방법 당장 가져오세요!
죄송하지만
유물이 가짜가 아닌 이상
백지화 방법은 없습니다!
박 이사
죽여 주십쇼, 회장님!
가짜?
뭐? 뭐 했다고?
가짜 와이프?
어
그냥 역할 대행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아니 아무리 돈이 급해도 그렇지
너 미쳤어?
아니, 너 변호사 한다며
아, 잔금 받아서 저, 공부 다시 시작할 거야
며칠 안 남았어
너 하정 언니도 아냐?
알겠냐?
강하정 지금 프랑스 갔어
내가 계약금 받아서 울 언니 프랑스 보냈어
아휴, 파티시에가 그렇게 꿈이라니
직접 가서 보고 오라고
야, 근데 그 남자는
왜 가짜 가족을 만들면서까지 아파트 회장이 되려고 하는 거래?
응?
아, 그러니까 생각을 해 봐
그러니까 너한테 그 큰돈을 주면서까지
왜 아파트 회장이 되려고 하는 거냐고
아, 나 알았다
우리 엄마 지인의
사돈의 사촌의 아는 동생이…
영주야
그 정도면 모르는 사람 아니냐?
예리했다, 어쨌든
그 모르는 사람이
아파트 회장 하고 그렇게 해 처먹었대
그러다 보니까 차도 바꾸고, 어?
그러다 보니까 주거지도 상급지로 바꾸고 막
- 혹시 그 남자도… - 야
박해강 씨 그런 사람 아니거든
아, 왜 소리 질러?
그러면 그 박해강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응?
박해강 씨는…
이, 이, 이, 이
하…
우리 집 천장에 박해강이 웬 말이야?
자자, 자, 응
- 출근이요! - 네
- 지각 아니죠? - 지각…
오, 뭐야, 오늘 누구 생일이에요?
생일이라기보다는
우리 형님 회장 임기 시작일
기념비적인 날이라서 제가
든든하게 먹고 힘내자는 의미로
솜씨 좀 한번 부려 봤습니다
근데 박해강 씨는 또 밥 안 먹고 에스프레소 마셔요?
저는 괜찮습니다
제가 안 괜찮아요
동생들이 형님 생각해서 이렇게 차렸는데
성의를 봐서라도 좀 같이 먹어야죠
저희는 괜찮습니다
어허
어어? 오오?
- 오오… - 오, 와
- 빨리요, 빨리빨리 - 오오…
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어, 미역국이네
아, 뜨거워
자
자, 어
먹여 드려? 어? 자
- 아아~ - 아, 제가 먹습니다
어?
이야, 맛있다
이거 잘 끓였네, 어?
아, 이제야 사람 같네
빙수예요?
형님, 더 드릴게요
너 왜 울어?
형님 오늘 제가 한 밥 처음 드셔 주시는 날이어 가지고
그래서, 어
아빠
어
어떤 아빠?
나?
왜?
어…
경북이 할 말 있어?
엄마
강하리 씨
경북이가 부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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