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물은 생명이다
키부네 후지야 료칸
아유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제 정말 쓰기 시작하셨거든요
밤에는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작가님!
왜 또 쓰다 멈추셨어요?
주인공 아내가 죽었잖아?
그 부분이 아무래도 걸린단 말이지
작가님이 죽이신 거잖아요!
왜? 어째서 죽었을까...
아무튼 빨리 쓰시죠
죽을 것까진 없었잖아?
제발요, 작가님 일단 쓰면서 생각하세요
이야!
색깔 좀 보게
전골식으로 드시면 됩니다
이 '보탄나베'가 키부네 겨울 별미예요
이 동네를 여름철 여행지라고들 하는데
진짜로 즐기려면 겨울에 와야 하죠
손님, 욕탕 이용은 3시부터 가능하십니다
물이 덜 데워졌나?
물은 따뜻한데요...
그럼 뭐가 문제요?
미코토 씨!
남은 두 분만 챙겨드리고 점심 끝낼게요
알겠습니다
점심 식사 종료합니다
- 네 - 네
타쿠 밥 먼저 먹어라
네
마무리로는 죽이 빠지면 안 되죠
데운 술로 한 병 더 주세요
알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둬, 내가 할게
감사합니다
저 친구 밥 먹는 속도가 빠르네요
그런가?
점심 식사 마쳤습니다
침류실에서 쉬다 와도 될까요?
그래요 수고해요
계단 조심하시고요
무지하게 춥네
오늘 날이 차네요
오늘은 간만에 만나서 즐거웠다
할 말은 더 없고요?
그럼, 그냥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나 하고 싶었어
코하치 씨, 제설 도구 준비 좀 해줄래요?
눈이 올까요?
곧 내릴 것 같아서요
겨울이 참 길기도 하네요
전기가 안 나가야 할 텐데
미코토 씨는 접시꽃실 정리 끝나면 쉬러 가요
그럴게요
맥주 수량도 봐주고
네
강아 흐르지 마
- 정리 도와줄게 - 고맙습니다
눈이 올 날씨네요
이렇게 추우니
오늘 무슨 회담이 있댔잖아
아, 그랬죠 교토 국제회의 센터에서요
역 안 화장실에서 수상한 사람이 붙잡혔대
세상에 설마 테러범이에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여튼 바깥세상은 뒤숭숭하다니까
키부네는 늘 평화로운데요
- 여기 - 아, 감사합니다
따님은 이제 방학하겠네요?
그렇지
간만에 얼굴 보시겠어요
딸애가 대학에서 남자 친구를 사귄 모양이야
그래요?
이번에 집으로 데려오겠다지 뭐야
그거 잘됐네요
잘되기는! 무슨 얼굴로 봐야 할지 모르겠어
아빠 얼굴로 보면 되죠
그래도 너무 빠르잖아
부모님께도 보여드리고 싶은가 봐요
어떤 사람이래요?
동아리 후배래
와, 연하남!
그거 말고는 몰라
기대되네요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러세요
됐네요
왜요
자기가 보고 싶은 거면서
뭐지?
정리 도와줄게
고맙습니다
눈이 올 날씨네요
이렇게 추우니
접시꽃실
저 이 상황 겪어봤어요
미코토 씨도?
실은 나도 그래
그러세요?
방금 나눈 대화도 그렇고
이 방 정리도 분명 했거든...
네, 저도 그래요!
지금 기시감이 장난 아니에요
뭐지?
오늘 무슨 회담이 있댔잖아
그랬죠 교토 국제회의 센터에서요
역 안 화장실에서...
수상한 사람!
어떻게 알았어?
들은 거 같거든요
나도 말한 거 같아
이 정도면 데자뷔 차원을 넘어 예지력인데요?
거참 희한하네!
따님한테 남자 친구 생겼죠?
맞아 생겼어
집에 데려온다고 했고요
그래서 미코토 씨가 사진을 보고 싶어 했고...
맞아요!
남자 친구는 딸애보다...
나이가 어리죠
아니 세상에!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왜 또 여기야?
그럼 언제 돌아왔어요?
완전 순식간에요 눈 깜짝할 새 돌아왔네요
시간이 되돌아가나?
그런 건지 뭔지...
말도 안 돼
이 방 치웠죠? 우리가 분명 치웠죠?
그렇지 치웠지
데자뷔도 아니고 예지력도 아니에요
- 두 번 반복했으니까 - 그렇죠?
이번이 총 세 번째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지배인님 되돌아왔어요
돌아와?
저희가 저 방을 두 번이나 치웠거든요
이번이 세 번째예요 또 되풀이되고 있어요
저기 뭔가 이상하네요
술병이 자꾸만 냄비로 다시 돌아가요
돌아간다고?
술병을 냄비에 넣고 데웠는데 꺼내면 다시 냄비 속에 있어요
심지어 따뜻하지도 않아요 너무 이상해요!
혹시 지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간이 자꾸만 되돌아가고 있죠?
타임 루프 맞죠?
루프?
주방도 그래요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
접시를 닦아도 닦아도 끝이 안 난다니까?
여기도 그래요?
네, 저희도 비슷해요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거야?
대체 무슨 현상일까요?
저기, 죄송하지만 좀 이상해서요
스기야마 씨 못 봤어요? 지금 좀 난처한 상황인데
이게 뭐야? 왜 또 돌아와 있지?
방금 로비에 있었잖아 같이 얘기했잖아!
치노 씨 진정하세요
술은 왜 안 데워지는데? 꿈인가?
- 꿈이야? - 치노 씨, 괜찮아?
언제까지 이러는데? 나 계속 여기로 돌아오는 거야?
치노 씨
아니 저 이해가 안 가서요
그냥 술 데우고 있었을 뿐인데 웬 타임 루프?
치노 씨!
우리 일단 차분해집시다
치노 씨 그만해요
술이 다 데워졌어요
가져가 봤자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래도요!
그만하래도요! 술 생각은 이제 넣어둬요!
지금은 주문보다도
혼란스러우실 손님들을 먼저 챙겨드리세요
알겠습니다 가요, 치노 씨
괜찮으세요?
지금껏 료칸을 운영하며 많은 문제에 부딪혔어요
비 올 때면 강변 좌석을 다 옮겨야 했고
폭설로 정전됐을 때는 촛불에 의지해 영업했죠
이곳 키부네는 자연과 부대끼며 고객을 응대하는 곳이에요
시간 반복되는 게 뭐 대수인가요?
그까짓 타임 루프 일어나 봤자예요!
홍수에 쓸려나간 적도 있었는걸요
고요하고 품격 있게 오랜 세월 이어 온 전통 있는 곳...
미안해요 말이 많았네요
괜찮습니다
손님들을 부탁해요 난 본관 상황을 보고 올게요
네
내가 단풍실 다녀올게 두견실을 부탁해
알겠습니다
치노 씨! 이제 진정됐나요?
조금은요
두견실은 상황이 어때요?
식사는 거의 끝났고 마지막으로 술을 주문하셨어요
들어가도 될까요?
- 네 - 들어오세요
두견실
실례하겠습니다
죽이 좀 이상해요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네
줄곧 먹고 있어요
이게 무슨 죽이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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