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이건 해님
이건 달님
억새의 산 그 아래는 지구
그리고 이건 우리 할머니
이렇게 멋질 수가!
야마다 할머니 오셨네요
이렇게 크고 훌륭한 건 처음 보는구먼
정성을 다해 키웠거든요
종류가 뭔가?
이건 미노 국화 요건 대국...
아니 요 벌레 말이오
글쎄요
화려한 꽃에 지지 않을 근사한 나비가 되어라
어머니!
저분이 우리 할머니죠
그리고 울 엄마와 나 노노코
오늘 저녁 반찬이 고민이네
좋았어! 가는 거야!
여자는 배짱으로 산다!
뭐 만들게?
지난주에도 그저께도 카레였지만
오늘은...
또 카레로 한다!
에구
그리고 우리 아버지와 오빠
이런 공부를 해서 무슨 소용이 있죠?
잘 들어 노보루
공부는 소용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꼭 소용이 없을 것 같은 공부가
소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만
생각할 수도 없는 거야 즉...
그러니까...
소용이 있는 공부가 아무 소용 없기도 하고
소용없는 공부가 소용이 있기도 하고
그렇게 소용이 있을 때야말로
공부가 소용이 있다고 할 수도 없고...
무슨 말 하는 거예요?
역시 공부는 필요한가
그런가...
만약 머리 좋고 잘생긴 사람이 울 아버지고
미인에 쭉쭉빵빵에 요리도 잘하는 사람이 어머니고
더 돈 많은 집에 태어났더라면
내 운명도 완전히 달랐겠지
어느 한쪽만이라도...
웃기고 자빠졌네
우리가 결혼 안 했으면 너도 노노코도 안 태어났어
한쪽이 달랐으면 넌 이 세상에 없어
그건 아니죠
부모가 달랐다면
난 더 잘생긴 애가 되었을걸요
멍청이로군
수술과 암술 얘기도 안 배웠냐?
씨를 안 뿌리면 열매도 안 생겨
그럼 그럼
부모를 고를 순 없어
납득할 수 없어요
뭔가 이상해요
나는 나고...
아버지는 아버지고 어머니는 어머니잖아요
그게 뭔 말이냐?
당신은 누구?
난 어디서 온 거지?
여긴 어디?
난 누구지?
그랬구나
아빠도 엄마도 결혼 같은 걸 한 적이 있구나
새로운 삶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두 사람에게
축복의 박수를 부탁합니다
마츠코 양, 다카시 군 결혼 축하합니다
양친과 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축하 말씀 올립니다
이제 둘의 새길이 펼쳐질 텐데
순풍에 돛을 단 듯 망망대해로 나아가길 빕니다
인생에는 산도 계곡도 있다고 하는데
때로는 큰 파도에 휩쓸려 나락에 떨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도 걱정 없습니다
인간이 혼자 잘 살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무리 형편없는 남녀라도
둘이 함께라면 웬만한 일은 다 헤쳐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리 좋은 날 나쁜 얘기는 할 것 없고
하루빨리 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생의 파도를 넘어서는 데 자식은 큰 힘이 됩니다
요즘은 육아를
귀찮고 힘든 일로 여기지만
먼 옛날부터 다들 해온 일입니다
부모가 없어도 애는 자란단 말처럼
기면 서고, 서면 걸음마 하길 바라는 부모 마음으로
품에 안아주면 대충 알아서 어떻게든 됩니다
애를 낳아봐야 부모님 은혜를 안다는데
성가시다고만 생각했던 부모가
아기를 맡아주기도 하고 때로는 장난감도 사 주니까
애를 낳은 후에 부모의 고마움을 알았다고...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식으로 말들 하는데
그 또한 부모의 은혜 중 하나죠
더 나아가 부모의 땅이나 건물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마츠코 양 다카시 군
이제부터 부모님께 효도해야 합니다
잊지 마 땅은 내 명의라고
아니 장모님
이 집은 제가 지었잖아요
땅이 없었으면 집은 세울 수 없었지
늘 장모님께 감사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 노력도 조금은 인정해 주세요
가장 볕 잘 드는 방을 어머니께 드렸잖아요
그건 땡큐!
하지만 당연한 거야! 내 땅에 집 지은 거니까
그리고 늘 자네 혼자 집 지은 것처럼 말하지 말게
아니 장모님
이 집만은 틀림없이 제가...
그만들 해요
꼴사납게 왜 그래요
그러게요!
그런 논쟁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노보루 말이 맞아요
어차피 다 내 것이 될 텐데!
그런데 기나긴 인생 항로에서 가장 두려운 건 무엇일까요?
폭풍우일까요?
거센 파도일까요?
실은 아주 잔잔해져 거울처럼 평온한 수면입니다
아무리 거친 파도가 와도
가족들이 손만 꼭 잡고 있으면 어떻게든 헤쳐 나갈 수 있지만
잔잔할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바람이 뚝 그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마음이 풀어지고
서로 쥐었던 손을 놓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마츠코 양, 다카시 군
평온한 시절에 마음대로 쏘다니다가
어느새 서로 멀어질지도 모릅니다
무시무시한 상어가 쫓아와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죠
그럼 어떻게 배를 나아가게 하면 좋을까요?
일단 바람이 없습니다
배가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다 같이 노를 저어 억지로 전진하려 하지만
오른쪽 왼쪽 아니, 역시 오른쪽...
의견이 엇갈립니다
왜 한 배에 타고 가야 하는지...
그것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그게 가정 붕괴의 위기입니다
- 모퉁이에서 오른쪽! - 틀림없지
아냐, 아냐
- 왼쪽! - 좋아!
바로 오른쪽!
아냐, 왼쪽!
어디야!
어머? 오른쪽인가?
어느 쪽?
게임 오버
좀만 더 가면 성공인데!
교대!
가족의 위기
너무 멀리 돌아가잖아요!
이 신호에서 들어가야죠!
아니에요, 직진해요! 직진!
저쪽일 거야 바보
아버지 이쪽이 맞아요
시끄러워! 다들 왜 이래!
조용한 건 노노코뿐이군
앗! 걔는 안 탔네!
노노코가...
왜 여기 없는 거지?
일단 차 세워
어디에 두고 온 걸까?
노보루, 너 노노코랑 같이 있었잖아?
아빠랑 같이 엄마 기다릴 때까진 있었어요
기다리기 지루해서 돌아다녔나
아뇨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오래 기다렸죠
왜 이리 오래 걸린 거야
빨리 오려 했는데 미안해요
나도 더 쇼핑할 걸 그랬어
스포츠용품점에 갈 시간이 없겠어요
맞아 분명 거기야
당신이 워낙 화를 내서 정신이 없었어요
내 탓이야? 당신이 늦게 온 게 문제였잖아
자기들끼리 흥분해서 애를 놔두고, 불쌍도 해라
어머니는 왜 남 일처럼 말해요
어머니 털 팬티 고르느라 늦었잖아요
스포츠용품점 문 닫겠어
넌 네 생각만 하니?
노노코에게 그런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런 일이 뭔데?
혹시... 유괴?
나 닮아서 애가 예쁘잖아요
지금 농담할 때야?
이럴 때 그게 도움이 되면 좋을 텐데
그게 뭔데?
학부모 모임이 만든 표어요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일단 경계'
그런 바보 같은 걸 애들에게 가르친다는 거냐
'타인은 일단 도둑이라 생각하라'라는 거 같이...
노노코는 문제없어요 그 이빨!
케이크다!
나도 줘!
한 입만 먹어
응!
그 이빨로 콱!
멍청이!
길 좀 비켜주세요
딸이 유괴될 것 같아요!
전화를 걸 수도 없군
아까 전화할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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