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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렇게 문 닫으시게요?
어쩔 수 없잖아요
징계 이의 신청 결과가
적어도 3개월 후에나 나온다는데
그럼 그동안은 뭐 하시려고요?
여행? 공부?
예?
아시죠?
요즘 N잡이 유행인 거
어떤 부업 하시게요?
매니저요
예?
계약서는 매니저 표준 계약서에 따랐고요
워낙 특수한 상황이라 특약 사항 몇 개 넣어 봤어요
확인해 보세요
잘하는 짓 맞으니까
그렇게 심란해할 필요 없어요
그새 또 내 마음을 느꼈어요?
분명 페이는 업계 최고로 쳐 준다고 들었는데
나도 분명 돈은 있을 만큼 있다고 들었는데?
'그쪽보다는 아니겠지만'
이라고 확실하게 전제를 붙였는데?
불운하게도 지금은 가압류 중이라는 걸 알 텐데
계약 기간은 딱 3개월이에요
알겠어요
그때쯤이면 나도 복귀 성공해서
간다고 해도 안 붙잡아요
근데 그쪽은 뭐 더 추가하고 싶은 사항 있어요?
딱 하나
가족한테 비밀로 해 줘요
특히
우리 누나
그건 어렵지 않은데
뭘 또 그렇게 비장해요
감정 전이 받는 사람 무섭게
그러게요
여기요
이게 뭐예요?
특약 사항 안 읽어 봤어요?
'매니저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감정 전이를 통해 내 연기력까지 커버해야 한다'
그냥 대본 보고
내 감정만 전달해 주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하, 이 사람이 무슨 연기가 감정만 있으면 되는 줄 아나
감정에, 발성에, 신체 표현에
여기 앉아 봐요
어…
아무리 감정을 전달받는다 해도
그래도 내가 혼신의 연기를 펼치려면
우리끼리 합을 맞추는 게 중요하겠죠?
네
그쪽이 감정을 느끼게 해 주면
내가 발성이랑 신체 표현 한번 맞춰 볼게요
'내가 왜 이딴 것까지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은 하지 말죠?
쪼잔해
내 감정 그렇게 막 함부로 누설하지 말래요?
나름 내 거고
저작권은 나한테 있거든요?
들리는 걸 어떡해요
저희는 19신을 할 건데
무용실 안이에요
'희주, 짐 정리를 하고'
'연지는 아직도 옷을 갈아입지 않고 버티는데'
감정을 감추려고…
'희주, 짐 정리를 하고'…
그러니까, '웃으며'…
마냥 내가 기분이 좋아서 웃는 거…
근데 여기 '웃으며'라고 쓰여져 있는데
- 즐거워서 웃는 거예요? - 아니, 즐거워서 웃는 게…
그럼?
나? 왜?
나 춤 못 춰
그러니까 여기서 이 남자 주인공의 감정은
적개심이라기보단 두려움이겠죠
이해돼요?
네
오케이, 그럼 남자 주인공 캐릭터는 이해가 됐고
근데
감정 전이 사정거리가 어떻게 돼요?
아, 우리가 설마 지구 끝과 끝에 있는데
감정 전이가 막 제대로 이루어지겠어요?
가능한 사정거리를 알아야
촬영장에서 급한 일이 생겨도
그 거리에서 안 벗어나죠
그럼 여기서
감정 전이 사정거리 한번 테스트 한번 해 보죠
그럼 먼저 한 칸
- 10m부터 한번 해 볼까요? - 네
2!
여기요
어? 안 들려요
저기가 끝인가 봐요
맞아요, 저희가 60m까지는 안 되고
딱 50m까지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촬영 현장에서도
50m 이상 멀어지면 안 될 거 같아요
은환 씨가 안 떨어지면 되죠
어떻게
내 심신 안정이
좀 전달됐어요?
들어오세요, 유지안 씨
아, 네
난 별로 썩 내키지는 않는데
우리 작가님이랑 감독님이 하도 추천을 하시니까
생각보다 연기 괜찮다니까
내 안목을 좀 한 번만 믿어 봐요, 네?
그게 어디 논란을 안고 가도 될 정도인지
한번 볼게요
자, 자…
합격이에요, 합격이라고요
나 캐스팅됐다고요!
합격? 합격?
어, 잘됐네, 축하해요
와하하하…
이제 곧 본격적으로 활동 시작하려면
아무래도 벤 한 대는 사야겠죠?
아니다, 스타일리스트부터 고용해야 되나?
아, 숍은 어디로 할까요?
아, 뭘 그렇게 서둘러요
이제 고작 드라마 캐스팅 하나에 확정된 것뿐인데
천천히 합시다, 천천히
뭘 모르시는 말씀
이제 곧 화보 촬영이며 CF 계약
드라마 출연 제의까지 막 쏟아질걸요?
- 예? - 나같이 핫한 스타성을 가진
연예인이 어디 흔한가?
잠시 대중들 눈치 보느라 망설였겠지만
이렇게 복귀 물꼬가 트였는데
그러면 이제…
어…
아, 네, 차은환입…
유지안 씨 담당하는 분이신가요?
아, 네!
아, 제가 유지안 씨 매니저 되는데요
화보 촬영 관련해서 연락드렸어요
예?
어, 화, 화보 촬영이요?
좋아요, 지금 포즈 좋아요
오케이 좋아요, 지금 그대로 갈게요
어우, 이쁘다, 좋아요
그대로
어우, 좋다, 네
저, 이번엔 시선 반대쪽으로 해 볼게요
나 진짜 어이없어
내가 뭐 옛날이랑 똑같은 줄 알아?
네가 잘못 생각한 거라고
나 아무렇지도 않아
오히려 네가 이러는 게 더 이상하다
너 때문에 자존심 상해
아니, 나는
내가 오해한 것도 있고…
그럴 거 없다고
내가 그거 말해 주러 추워 죽겠는데
굳이 나오기까지 해야겠어?
그러니까 희주같이
늘 타인의 감정을 먼저 배려하는 캐릭터는
이 상황에서 선뜻 화를 내지 못하겠죠
그러다 보니까 그 상황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멋쩍은 웃음만 나오게 되는 거고
- 이해돼요? - 네
응
근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 감정을 다 잘 알아요?
음…
이래 봬도 직업이 심리 상담사라?
그런 공감 능력은
타고난 건가?
아니면 배우는 거예요?
타고나기도 했고, 배우기도 했고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늘 나보다
남이 먼저인
돌아가셨구나
그쪽이
슬퍼하니까
아
네
초등학교 때
사고를…
많이 힘들었겠다
그럴 자격도 없었어요
다 나 때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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