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76 lines.
이건 이지연 팀장과 관련된
아주 작은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다.
맛있겠다.
니가 더 맛있겠다.
아 그래?
그럼 한 번 먹어볼래?
여자 직원들 앞에서
추태 부리기로 유명했던 그 남자 팀장은
그날 이후
회사에서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세 치 혀를 함부로 놀리는 일은
다신 없었다.
저번 달에 때려쳤어야지
이번 달까지 버티고 앉아있으니까
이 모양 이 꼴이 나는 거지.
괜찮니?
자니?
안 들리니?
미안하다.
이지연은 난 년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번 꺼는 공을 좀 들였어.
어때? 응?
솔직하게들 의견 내봐.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것 같다고?
아 다 좋은데
이게 진짜 좋은데
진짜 참 좋은데
컨셉도 좋고 카피도 좋고
이게 다 좋은데
구려요.
예.
아뇨.
딱 보면 구리잖아요.
왜 구리다고 말을 못 해.
구리다고만 하면 안 되지.
그게 건설적인 의견 제시라고 할 수가 있나?
구리다는 말이 제일 전달이 잘 되는데
뭐 하러 다른 말을 찾아요.
컨셉도 구리고
디자인도 구리고
카피도 구리고
윗대가리가 제시한 아이디어라
말도 못 하고 있는 이 상황마저
너무 구린데요?
다 구리구나.
이지연이 입사 일주일 만에 잘리기까지는 안 해도
제대로 눈밖에 나겠구나 싶었지만
난 년은
절대로 후방으로 밀리지 않는다.
30대 초반에 최연소 디자인 팀 팀장이 된
아마도 임원 자리까지 쭉쭉 치고 올라갈
야.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난 년.
뭐야 왜 또 그냥 가?
할 말 있어서 온 거 아니야?
너 나 좋아하냐?
진짜 모자란 인간들이 하는 생각이란 걸 알지만
너무 뛰어난 인간을 보고 있자면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진다.
저런 능력은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되는 사회악 같은 것이니까.
아이고 한심한 년 정말
예?
야.
니 남편이 고양이 밥 주라고 돈 벌어오냐?
아저씨.
약은 뿌리지 마세요.
너 같이 내가 할 일이 없는 줄 알아?
너 한 번만 더 고양이 밥 주는 거 보면
아유 이거 진짜 확 그냥
뭐야?
허 참나
안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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