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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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1942년 일제강점기의 상해
'왕정위' 친일 괴뢰 정부 고위층 주거지역
괜히 헛수고만 했네 자리 바꾸고 다시 패를 섞자구
이번에는 자기들이 좀 따 봐
깜박했네요 양 선생님의 승진 축하해요
그래 봤자 겨우 쌀 배급관인 걸
요새는 쌀이 금값이니 가장 좋은 자리잖아요
- 사모님 말씀 잘 들어요 - 내 말 들을 게 뭐 있어?
마 부인은 내 말을 들어야겠어
남편이 지방 근무하는 동안 딴 짓 하면 안 돼
딴 짓 할 시간도 없어요 친척들 청탁 들어줘야지
- 먹었어 - 그건 그렇다 쳐도
시집 식구 밥해 먹여야지 딴 짓 할 여유도 없어요
이해해
막 부인이 오해하겠네
우리 마누라들이 권력을 쥐고 흔든다고
사실 아닌가요?
원래 황제 머리꼭대기에는 황후가 있는 법이지
뜨거울 때 들어
전 요즘 자꾸 살이 쪄서...
있을 때 잘 먹어둬 언제 품귀가 될지 몰라
요새는 뭐가 품귀죠?
- 귀띔 좀 해 주세요 - '펑'
아시다시피 제 남편이 수입상이잖아요
'츠'
양약을 수입하라고 해 잘 팔리니 돈 좀 벌 거야
'쑤유'에 갔었다면서요?
막 부인이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해서
저만 촌티 냈죠
홍콩에도 지점이 있는데 거기는 사천요리가 인기 없어
홍콩인들은 매운 걸 못 먹거든
어제는 진짜 매웠지?
혀에 불이 났어요
구만
이만
'펑'
- 마 부인은 왜 안 왔어? - 며칠 동안 못 봤어
- 손님이 와서 못 나갔어요 - 한턱낸다더니 쏙 빠지기야?
낸다고 할 땐 안 나오셔놓고
그날은 막 부인 마중을 나갔어
내가 못 나갈 거 알고 그날 낸다고 한 거 아냐?
'펑!'
스타킹 좀 남았어?
다 팔렸어요
다음 주에 가져올게요
꼭이야
모든 게 품귀라니까 사재기 때문이야
다행히 내게는 막 부인이 있지
곧 일본군이 인계하러 올 텐데 어쩌죠?
산 채로 달라고는 안 했잖아 시체를 넘겨 줘
다이죠 장군이 미제 무기 정보를 달라는데요
- 저녁에 만날 거야 - 그가 약속을 취소했어요
내일 사령부로 보고해달랍니다
- 돌아오실 건가요? - 아니, 약속이 있어
이 다이아 반지는 친척한테 부탁해서
러시아 귀족한테 산거예요
러시아 왕가도 끝장났어 가짜 아니지?
종일 한 것 같군
'츠'
낭군님 응원 덕에 사모님이 따시겠네
제 차례군요
삼만
진짜 예쁘네 몇 캐럿이야?
3캐럿?
그렇게 안 커요
반지 세팅도 유행이 좀 지난 거죠
밀수장사 핀펑이 5캐럿짜리를 보여줬는데
- 그만큼 안 예쁘더라 - '펑'
- 핀펑이 왔으면 부르시지 - 시간이 없었어
'펑'
금빛 다이아 반지도 있었는데
이이가 안 사주더라고
그게 얼마나 한다고
그 반지도 10캐럿짜리잖아 다이아몬드는 돌일 뿐이야
무거운 거 껴봐야 놀기만 불편하지
사주지도 않고 잔소리는
내가 승리! 전부 백판예요
다이아 얘기 때문이야 장관님 말씀 듣다 졌다고요
- 누가 아니래 - 전 감사하죠
대신 밥 사세요
그러죠, 어디로 모실까요?
- '쑤유'요 - 그럴까?
- 싫어요 - 비싸서요?
이런, 내 정신 좀 봐
3시에 약속이 있는 걸 깜빡했어요
안 돼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중간에 판 깨기 없기야
남편 사업 일이라 안 갈 수 없어요
곧 돌아올 테니 그때까지 장관님이 대신 해주실래요?
내가 따려니까 일어나네
나도 약속 있어요 다음에 끼도록 하죠
막 부인 나빠
좀 봐주세요
몇 년을 고생하다 이제 겨우 재기하고 있죠
랴오를 불러야겠군
아마! 랴오 부인한테 전화해 봐
- 저녁 사! - 꼭 사
막 부인, 마님께서 자가용을 내주시겠다고 합니다
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알았어요, 곧 내려갈게요
상해는 차가 별로 없네요
기름값이 너무 비싸거든요
상해 말을 잘하시네요
어머니께서 상해 분이에요
일본이 쳐들어와서 홍콩으로 피난 가게 됐죠
그렇군요
물자부족 때문에 서양인들까지 빵 배급을 받고 있어요
- 모시러 올까요? - 갈 땐 택시 탈게요
어서 오세요
- 커피 주세요 - 네
전화 좀 써도 돼요?
쓰세요
잘못 돌렸나?
여보세요?
오빠, 나예요
말해
난 지금 카페에 있어요 집에는 별일 없죠?
그래
그동안 바빠서 연락 못 했어요
난 좀 있다가 쇼핑하러 갈 거예요
알았어
별다른 일 없죠?
없어
난 가볼게요, 안녕
작전 개시
4년 전
아자! 이기고 오면 결혼해줄게요!
너흰 걱정 안 돼?
남자들이 다 죽어버리면 우린 누구랑 결혼 하냐고
광주는 일본에 함락됐다더라
홍콩은 안전할까?
거긴 영국이 보호해주잖아
너네 아빠는 왜 널 영국으로 안 부르셔?
동생은 데려가셨고
엄마가 돌아가시자 날 부른다고 했는데 전쟁이 터졌어
어쨌든 전쟁 덕에 홍콩에 가게 됐잖아
난 거기서 꿈을 키울 거야
홍콩 대학
이따 연못에서 만나서 같이 가자
그래
라이 수진!
- 찾고 있었어 - 광유민이 내 이름을 다 아네
링난 여대에서 공연하는 거 본 적 있어
새 극단을 만들 건데 너도 들어올래?
우린 남자랑 연기해 본 적이 없어
홍콩 대학에 피난 온 학생들끼리 함께 뭉쳐야지
입센의 '인형의 집'을 공연한다면 생각해볼게
이런 시절에 누가 부르주아 연극을 보겠어?
우린 애국적 저항 연극을 할 거야
너도 생각해 봐
난 아직 무대경험이 없어
상관없어 이건 투쟁의 일환이야
군인들은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데
홍콩인들은 전쟁에 너무 무관심하지
이들을 각성시키자고!
그는 독불장군이야
하지만 투쟁에는 동참해야겠지?
그에게 낚인 것 같아
열정적이더라
형이 일본군과 싸우다 죽자
집에서 군대에 못 가게 하니 더 난리를 치는 거지
그가 군대에 가는 건 싫어
날 키워준 자연으로 돌아가듯...
약간 왼쪽 조금 더 밑으로
됐어?
좋아, 됐어!
시작해
뭐해?
아빠가 재혼한대서 축하편지 써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나도 알아
나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는 거
하지만 이렇게 당신을 보고 있노라면...
막이 오르면 안 떨릴 거야
문 열어요!
부상병을 데려왔어요
네 오라비가 왔대?
- 들어와요 - 조심해요
오, 내 아들...
어서 물을 끓여!
어쩌다 다친 거니?
이 사람은 아주머니 아들이 아니에요
그 애가 오늘 온댔어
닭을 잡아서 저녁을 차려줘야지
우리 아들이 올 거야 오늘 온다고 했어!
이제 곧 올 거야
아들이 올 거야
어머니는 오빠의 전사통지서를 받고
실성하셨어요
이건 오빠에게 주려고 짠 건데
이젠...
입을 수 없게 됐어요
- 받아주세요 - 그럴 수 없어요
전 보답할 게 없는 걸요
당신은 적들을 죽여서 오빠의 원수를 갚아줄 거잖아요
제가 여자인 게 한스럽네요
지금은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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