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84 lines.
Vod2smi by Blue-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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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의 읍내는
언제 봐도 평화롭다
하지만 여기서도 온갖 일들이 일어난다
변호인 접견 왔습니다
흔히들 변호사란 누구를 대변하는 사람
누군가를 옹호하고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지켜준다는 게 정말 어떤 건지
그 사건을 만나기 전까진
알지 못했다
이정민 변호사입니다
앉으실까요?
다치신 것 같던데 좀 어떠세요?
괜찮아요
공소장은 읽어보셨죠?
네
좋아요
그럼 처음부터 차근차근 얘기해 볼까요?
저는 별로 드릴 말씀 없어요
거기 나와있는 그대로예요
왜요? 다시 얘기하는 게 힘들어서 그러세요?
그래도 변호사가 자초지종을 다 들어봐야죠
그래야 성윤아 씨를 잘 도와드릴 수 있죠
저는 그냥 재판 빨리 끝내고 싶어요
성윤아 씨
전 국선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해드릴 거예요
하지만 저한테 뭐든지 다 터놓고 얘기해 주셔야 돼요
그래야 제가 제대로 도와드릴 수 있어요
변호사님
제가 그랬어요
제가 너무 힘들었고요
그래서 다 끝내버렸어요
근데 뭘 더 얘기해야 돼요?
전 어차피 이 사건 무죄라고 생각해요
윤아 씨
이건 윤아 씨 재판 아니에요
이 사건에서 진짜 재판받아야 할 사람이
윤아 씨인가요?
윤아 씨 이렇게 만든 사람이잖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천천히 얘기해 봐요
처음엔 본인이 안 그랬다고 했잖아요
첫 조사에서
그렇죠?
어떤 게 맞는 말이에요?
처음 부인한 거예요 아니면
그 후에 자백한 거예요?
자백했는데 왜 경찰은 접착제도 못 찾은 거죠?
변호사님
제가 한 거 맞아요
다 후회하고 있으니까
법정에서 그렇게 얘기해 주세요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송윤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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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야, 이게 진짜로 자다가 당한 거래요?
정확히 말하면 약하고 자다가 당한 거죠
어디 보자, 그러니까
프로포폴 하고선 자는 동안에, 그
코하고 입에다가 막, 그, 본드를
들이부었다
- -
야, 여자 신병 확보 잘 해라
그 남편이 사업가였다는데
재산이 많았나 봐요
이래저래 의심받을 만은 해요
수십억 유산에다가
자기 앞으로 들어있는 보험도 여러 개라
자백은 했죠?
- 그런 셈이에요 - 셈이요?
처음엔 부인했어요
그러다 경찰이 압수한 다이어리 들이대니까 자백했다고 나와요
다이어리요?
네, 범행 계획 같은 거 적어둔
프로포폴 치사량 같은 거랑
이것저것 일기같이 써놨더라고요
아이고, 그러면 뭐
빼도 박도 못하겠네
- 과장님 - 예
이거 전체 수사기록 맞아요?
어, 이거 통째로 복사해 온 건데 왜요?
이 다이어리 말이에요 압수 수색 영장에 없어요
- 임의 제출한 것도 아니고 - 아
아이, 자식들, 하여튼 여기, 저기, 강력계 애들이
대충대충 하긴 해요, 네
이거, 집안 뒤져서 그냥 들고 간 거 아니에요?
그런 것까지 인제, 지적을 하면
국선이 너무 오버한다 그러지 않겠어요?
본인이 자백도 한 마당에
국선이라도 할 건 해야죠
역시, 응
이래서 이 변호사님한테 이번 사건을 맡긴 거구나, 예?
원래는 여기 국선이
이렇게 순번대로 돌아가잖아요
근데 이번엔
최은주 판사님이
변호사님을 콕 집어서 선정했다 그러더라고요
어
좋죠 그 양반한테 인정 받으면야
이 쬐끄만 동네에서
하나밖에 없는 형사부 재판장이니
- 과장님 - 응, 응
은진 씨, 나 이거 금방 끌게, 진짜
- 금방, 금방 - 변호사님, 여기요
고마워요
아, 그 여자 결혼하기 전엔
배우였다면서요?
실물은 어때요?
변호사님
그냥 쉽게
읍소 작전으로 가시죠
교회에서 봉사도 많이 했다고 그러던데
신도들한테 탄원서 최대한 받아 가지고 내보세요
성윤아 씨 교회 다닌다고요?
성당이라 그랬던가 그, 이건 뭐예요, 근데 이거?
'하바나'?
"하바나의 노을"
안 오실 줄 알았는데요
왜요?
더 할 얘기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전 아직 물어볼 거 있습니다
윤아 씨
성당 다니시죠?
네?
누가 이걸 저한테 보냈어요
하바나라는 사람
누군지 아세요?
아니요, 몰라요
거기 한번 펼쳐 보시겠어요?
책갈피 꽂힌 페이지요
윤아 씨한테 보내는 말인 것 같아요
윤아 씨
거기 성경 위에 손 얹고 한 번 말해 주실래요?
성경책 위에 손 얹고
다시 한번
윤아 씨가 한 일이라고요
그럼 제가 그대로 변론 할게요
똑같은 얘기예요
전 할 말 없어요
그럼 민지는요?
아이한텐 엄마가 필요하잖아요
옆에 있어 줘야죠
윤아 씨가 이렇게 놔버리면 민지는 누가 돌보죠?
저보고 뭘 어떡하라고요?
최선을 다해야죠
최선을 다해서 재판 치르고
아이한테 돌아 가야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오
앉으십시오
2021고합455호 피고인 성윤아
피고인
이름이 어떻게 되죠?
성윤아입니다
생년월일은 언제입니까?
1985년 7월 24일생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피고인, 자리에 앉아주세요
검찰 측, 기소요지 진술하시죠
예
피고인은 남편인 피해자 이성진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데다가
피해자가 자신을 폭행하는 일이 잦아지자
그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21년 8월 21일 새벽 2시경
피해자의 집에서 미리 보관하고 있던
치사량의 프로포폴을
피해자의 오른쪽 팔 부위에 주사하여
피해자를 마취시킨 후
호흡 및 의식이 저하된 피해자의 코와 입에
인테리어용 강력 접착제를 쏟아 부어
기도 폐색 등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질식시켜 살해하였습니다
변호인, 검사가 말한 공소 사실을 인정하십니까?
인정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은 남편을 살해한 사실이 없습니다
오히려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해온 피해자입니다
피고인도 변호인과 같은 생각이십니까?
피고인?
네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없다는 얘기죠?
네
좋습니다
그럼 증거 조사에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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