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우주를 줄게'
- 우와, 뭐야! - 괜찮지, 이 정도면?
사실 내가 원하는 건
아주 보통의 하루
사실 내가 바라는 건
아주 나만의 것
이러한 기술 혁신을 통해 재구매율이 궁극적으로...
정규직 사원증과 적당히 쌓인 연차
내가 고른 소파와
못 박을 수 있는 집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어느 날 갑자기
나의 평온한 하루에
무단 침입한
나의 영역을 무참히 깨부수는
그 녀석을 만나게 될 줄이야
마치 재난처럼
폭탄처럼
하늘에서 예고 없이
내가 전부였던 내 우주 속에
또 다른 우주가
뚝! 하고 떨어졌다
'우주를 줄게'
지금 자연광은 괜찮은데
리플렉터는 빼주시겠어요?
반사광이 오히려 톤을 깨요
야, 야, 야! 오리 걸리잖아, 앵글에!
더 위로 올려야 돼 더 위로 올려야 돼!
- 빠져요, 빠져요 - 더 내려가라고, 거기로!
야, 더 뒤로 와 더 뒤로 와
더 들어와 줘야 돼! 아, 각도를 더 내리라고!
더요? 예!
- 아앗! - 어, 어어!
죄송합니다
어?
비
아싸, 계획 수정이다!
우리 이게 며칠 만의 기념일이죠?
역시 비 오는 날은 프레시존이죠?
묶음 할인, 꿀이고요!
당분간 아침 해결했고요
비 오는 날엔 날것 세일하니까...
잠깐
어, 언니, 뭐야?
자, 10초만 지나면
- 온다 - 어?
지금부터 마감 세일
마감 세일을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마감 세일
- 마감 세일을 시작합니다 - 우와, 역시
우현주 못 따라가겠는데?
아, 이게 바로 언니의 이 짬빠다, 응?
가자
짠
아, 비 너무 많이 오는데
빨리 들어가자
마트 세일에 김치전까지
내가 진짜 비 오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게?
자, 스페셜 A 세트 나갑니다
짠!
나 한동안 비 안 와서 죽는 줄 알았어
밖에서 사 먹으면 이 맛이 안 난다니까?
역시 옥수수 넣은 이 언니표 레시피가...
너 알바 또 늘렸지?
아닌데?
옥수수 콘 가격이 요즘 엄청 뛰었대
그래서 BS는 떨어졌고?
나... 또 티나?
어, 너 그럴 때마다 완전 오버하잖아
목소리 '솔' 톤 되고
내 전화도 잘 안 받고
내가 널 몰라?
알바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이번엔 경쟁률이 워낙 세서 그래
나 그래도 졸업하기 전엔 취업할 거야
현진아
뭐가 그렇게 조급해?
넌 아직 어리고
그리고
이 든든한 우산이 있잖아?
어리긴
언니
나 서린대 과탑 우현진이야
하, 언니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 지금!
- 청양마요? - 딩동댕
어떻게 알았지?
아싸!
- 갖다줄게 - 어, 땡큐
누구야?
우진 씨네, 우현주 씨!
저기요, 선우진 씨!
이제 울 언니 프러포즈 받았다고 나한테 말도 안 해
또 나 때문이지?
전엔 나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더니
뭐 이번엔 취업할 때까지만이래?
아, 뭐 두 사람 워낙 각별하니까
이해도 되고
내가 허락할게
내가 언니 엄마고 아빠야
그니까
상견례 잡자
뭐?
불러
오빠네 가족 다
자, 위하여!
쟤 선태형
아까 리플렉터 어시스트 잡던 애가 쟤잖아
손대기도 전에 각도 다 잡아놨더라
아니, 안 그래도 A컷이 묘하게 고급지던데
아까 봤지? 레퍼런스 바로 나오는 거
아니 쟤 레퍼 덕분에 오늘 한 끗 차이로
사진 퀄리티 너무 좋아지더라니까?
아, 그렇게라도 해야지
스트릿 출신인데
아, 사진 전공도 아니고
- 한 잔만 더 주세요 - 대학도 안 나왔고
뭐, 지방 사진전 따위에서 상 받은 거?
그거 빼고는 이력서 거의 빈 종이었거든
우와 그걸 기억하시네요, 작가님
저 되게 아끼시나 봐요
그럼
이 바닥에 뭐, 고졸에
보육원 출신 어디 흔한가?
그러니까요
근데 그런 스트릿 출신한테 도움 많이 받으시잖아요
오늘도 그렇고
너
화려한 조명 아래에 있으니까
너랑 나랑 동급 된 것 같지?
야, 꿈 깨
원, 투!
너희들은 그냥 양념게장이야
쪽쪽 빨아먹고 버리는
저거는 어디 빨아먹을 양념도 없다
형, 형, 사랑해요!
뭐야?
어제 기억 안 나요?
어제부로 형 완전 내 추구미 됐는데?
- 우리 형인데? - 아이, 뭔 소리야
야!
출신 따지기 전에
프리셋 조도 맞추는 거부터 다시 배워
어시보다 모르는 거 안 쪽팔리냐?
오케이, 나 그만둔다
넌 양념은커녕 빨아먹을 알도 없다, 이씨
사장님, 여기 계산이요!
일시불로
형, 기억났죠?
- 아니, 형, 어제 진짜 쩔었다니까요? - 야, 끊어 봐
형, 형, 잠깐만, 잠깐만...
아악, 미친놈아!
'확실히 하자'
'네가 그만둔 게 아니고 내가 자른 거다'
안 돼, 태형아...
안 돼!
우와!
응, 이쁘다
형부, 안 힘들어요?
어? 어, 괘, 괜찮아
신랑님 이쪽으로 오실게요
네, 네
우와, 예쁘다
하, 그래
일, 십, 백, 천...
아...
뭐야, 현진?
왜 이렇게 축 처진 시금치 모드야?
세연...
씁, 세연, 너 이거 알아?
- 응? - 이거
어, 이거 로르망 조명이네
역시
넌 아는구나?
에이 나 한때 조명 모으기가 취미였잖아
근데 그건 왜?
울 언니가 이쁘대
처음이야
울 언니가 뭐가 이쁘다고 한 거
생각해 보면
우린 항상 '뭐가 떨어져서'
'필요해서'
그렇게만 물건 샀거든
그러니까
이게 우리 언니의 첫 취향인 거지
그래서 이거 꼭 사주고 싶은데
내가 돈이...
그래, 세연!
너 혹시 '피망' ID 있어?
반갑지가 않다
우와!
- 우와! - 아우, 씨!
어, 아이구야
아니, 남자 혼자 사는데 뭘 이렇게 꾸미고 살아요?
난 내 공간이 소중하거든
스트릿 출신이라
야, 네 소중한 공간 유지하려면
이거부터 해결해, 이거부터
너 내가 긁히면 긁는 버릇 고치랬지?
야, 그럼 열받는데 어떡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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