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오셨습니까, 천운 님
쓸 만한 게 나오겠는가?
영험한 산에서 염재를 가지고 와
정성을 다해 염료로 만들었으니
염려하실 일 없으십니다
신물인 무령의 매듭이 될 물건이다
하늘의 제사 때 쓰일 것이니
한 치의 부족함도 없도록 하여라
안 그래도 정성을 다하여 살피고 있습니다
보름이면 받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가세
으, 잔소리
중한 일이니 당연한 것을
성질머리하고는
언니가 순하고 참하니까
나라도 승질머리가 있어야지
말은
좀 쉬라니까, 괜찮아?
괜찮아
안 괜찮다, 어? 들어가자, 언니
아, 언니
언니, 들어가자
얼른, 얼른
언니
설이가 기운이 너무 약해
내가 쓸 수 있는 마지막 방도야
수야!
수야!
응? 어르신?
수야
서라벌 궁의 왕족에게만 들이는 약재가
설이를 살릴 수 있을 게다
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근데 쉬이 구할 수가 없구나
값은 얼마든 개의치 마시고요
값이 문제가 아니고…
말해 주세요, 어르신
살려야 돼
살려야 돼, 살려야 돼, 살려야 돼
따라오거라
무령의 매듭이 될 염색 천을 가지고 왔습니다
뭐 하는 것이냐 염색 천을 건네지 않고
예
색이 아름답게 들었구나
수고했다
무령에 매듭을 묶기 전에 기도를 올릴 것이다
혼자 있을 터이니
신당을 비우고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지금 신당의 무령이라고 하셨어요?
서라벌은 지금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는구나
궁에서
천우제에 도움이 될 신물들을 모으고 있다는구나
그 무령이라면
귀한 약재를 구할 수 있을 거야
확실한 거죠?
언니를 살릴 수 있다는 건?
근데 수야
위험하다
감히 신당의 물건을 건드렸다가
신의 노여움이라도 사면…
수야 대체 어딜 가는 거야?
언니, 조금만 참아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거기 서라!
어, 언니, 뛰어!
무슨 일이십니까?
무령을 내놓거라
무령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수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나 제 혈육이 죽어 갑니다
지금 저에게 그보다 무엇이 중하겠습니까?
천운 님
이 무령을 가지고 서라벌에 간다면 저희 언니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를 보내 주십시오
하면 비록 비천한 몸뚱이지만
남은 생 어떠한 바램 없이
하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인간의 숨은 길어야 한백 년이다
하늘의 시간은 수백, 수천이거늘
니가 어찌 보답하겠다는 것이냐!
언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무령은
무령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하나 제 언니는 때를 놓치면 죽습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하늘의 노여움은 얼마든지 달게 받을 터이니…
하늘의 제사도 때가 있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한데 하늘이고 제사고 그딴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천운 님이 믿고 따르는 그 하늘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토록 작은 인간들 숨조차 돌아보시지 못한단 말입니까!
하늘도!
하늘도 사람이 있어야 하늘인 것 아닙니까!
지음아
괜찮아?
언니
언니, 정신 차려
언니, 좀만 버텨 조금만, 조금만
제발, 제발, 제발 버텨
제발…
수야
고마웠어
언니, 아, 언니
언니, 언니
- 언니, 언니 - 언니, 언니
언니, 언니 아, 어떡해, 언니
언니!
언니, 아, 어떡해
- 괜찮아 - 언니
- 괜찮아, 괜찮아, 지음아 - 언니, 언니…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 죽일 것이다 -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 죽일 것이다! - 지음아
죽일 것이다!
지음아
나야, 지음아
나야, 서하
서, 서…
서하…
무슨 일이야? 지음아
왜 그래, 지음아
첫 번째 전생을 봤어요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언니가 죽었어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그자가 죽였어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 괜찮아 - 아, 언니…
지음아
한야
한야
당신이 죽였어
당신이 우리 언니를 죽였어
지음아
나 서하야
나 서하야
나 봐 봐, 어?
나 서하라고
어떡해요
내가 당신…
어떡해
아니야, 아니야
아, 어떡해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미안, 미안해요
저…
나 혼자 있어야 될 거 같아요
아, 오지 마세요
니가 이런데 내가 어떻게 가
부탁이에요
혼자 있어야 될 거 같아요
지음아
미안해요
부탁이에요, 제발
연락 줘
기다릴게
여보세요
안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도 전생에 대해서 알아요?
나도 지음 씨처럼
전생을 기억해요
지음 씨가 본 첫 번째 전생에
내가 있어요
당신도 있고
지음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뭐든 해 주고 싶은데…
그쪽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쪽은
전생을 기억한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니까
단순히 살았던 기억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는 건 짐작합니다
살면서
떠올리기만 해도 힘든 기억 같은 거
있어요?
네
그런 기억이
열아홉 개가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고
함께 나눌 사람도 없죠
당신은 상상도 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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