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네?
아니요, 전화를 안 받으시네요
벨을 몇 번 더 눌러 봐요, 계속…
벨이 고장 난 건 아니죠?
확실해요?
아빠!
아빠!
아빠, 괜찮으세요?
전화도 안 받으시고
문도 안 열어주시고요
아빠, 여기요, 이 버튼이잖아요
기억하세요?
이걸 누르면 문이 열려요
전부 다 열려 있어
아니에요, 아빠 현관문이 닫혀 있었어요
그래
레오
레오
레오
저기
오늘 아침에는 출근하기 힘들겠어요
네, 일이 좀 생겨서요 이따 출근할게요, 그게…
네, 볼일이 좀…
아버지를 모시고 치과에 가려고요 시력 검사도 받으셔야 하고요
아니요, 점심때까지는 들어갈 거예요
물론이죠
꼭 참석할게요
안녕하세요, 레오 씨
정신 드셨어요?
- 우리 말 들리세요? - 누구…
당신은…
저는 제니아예요
당신은 레오고요
레오 씨
물 드릴까요?
괜찮으세요, 아빠?
계속 무언가를 쳐다보세요
저 사진이 보고 싶으세요?
네스토르 사진요?
네스토르예요
정말 착한 개였죠?
기억나세요?
안 나세요?
레오
이번에는 함께 갔으면 해
나랑 같이 가
부탁이야
내 말 들려?
못 해, 난 못 가
못 간다는 거 알잖아
시도라도 해 봐
내 사랑
- 이렇게 부탁하잖아 - 내게는 무의미한 일이야
안 갈래
내게는 의미 있는걸
오래된 미신일 뿐이야, 돌로레스
그건…
고통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다니 망할 놈의 서커스가 따로 없지
이런, 돌로레스
돌로레스?
그게 누구죠?
예전에 아시던 분이에요?
- 오늘은 함께야 - 함께요?
맞아요, 아빠 오늘 우리는 함께예요
함께 치과에 가기로 했잖아요
기억하세요?
혹시라도?
고통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망할 놈의 서커스에 불과하다고?
그래, 돌로레스
미신이라고 했어?
그렇다니까
그만 좀 해 둬, 돌로레스
부탁이야
왜 올해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나 몰라
역시 난 아무것도 아니었어 당신은 신경조차 안 써
날 위해 그것도 못 해 줘?
나 혼자만 버려두고
혼자 버려두는 게 아니야
- 그냥 못 간다는 것뿐이지 - 난 혼자야
돌로레스?
돌로레스!
열이 있어요, 레오 씨
실내 공기가 너무 답답해요
아직 보일러도 수리되지 않았고요 창문 열고 올게요
일찍 들르셨군요
오늘 아침에는 글 안 쓰세요?
작가는 언제나 머릿속에서 글을 쓰는 법이죠
- 어서요 - 싫어
- 싫으세요? - 싫어
알겠어요, 레오 씨, 죄송해요
싫으면 안 하셔도 돼요
옷 갈아입으셔야죠
외출복으로요
도와드릴게요
할 수 있어
그래요?
알겠어요
잘됐네요
"출구"
아빠
안 돼요
아빠
가셔야죠, 어서요
아빠? 어서 가요
아빠?
어서 오세요
택시에 타야죠
어서 타세요, 괜찮아요
제가 문 닫을게요
그래, 알겠어
네, 아빠?
아빠?
제게 할 얘기 있으세요?
많아
이것저것…
전부 다…
아니야
저기서
나
이것저것
괜찮아요
치과에 갈 준비 되셨어요?
입을 크게 벌려야죠?
아빠도 참
고마워요, 잘 가요
저기요?
도와줘요?
미카엘? 미카엘!
손님 왔어요
그리고 담배 한 대만 부탁해요
입 벌리세요
손은 밑으로 내려 주실래요?
좋아요, 이제 입 벌리세요
벌리세요
입을 벌려 주실래요?
좋아요
그렇죠
조금만 더 앉아 계세요
진정해요, 아빠 진정하세요, 괜찮아요
뒤로 기대시고요 그렇죠, 아주 좋아요
조금만 더요, 그래요
좋아요, 이 치아는 발치해야겠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발치할 건 아니니까요
- 지금 안 빼도 괜찮아요 - 싫어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이해하시죠?
- 그냥 검사예요 - 싫어
- 알아듣기는 하세요? - 뭐라고요?
제 말은, 환자분이 영어를 알아듣느냐고요?
당연히 알아듣죠 미국에서 30년 넘게 사셨어요
알겠어요
이제 입안을 헹구시겠어요?
- 물 - 네?
아니요, 마시지 마세요 그걸 마시면…
안 돼요
이런
물이야
아니야
- 아빠? - 싫어
싫으셔도 할 수 없어요 바지 갈아입으셔야죠
싫어
- 싫어 - 부끄러워서 그러세요?
보세요, 저 눈 감았어요
안 보여요
안 보여
어머!
이런 일이 없도록 시력 검사를 받으셔야죠
제가 안 보인다고요?
어서요
일어나세요
그렇죠
좋아요
- 싫어 - 아빠도 참
괜찮아요
바지를 벗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보이세요? 남들도 다 하는 일이에요
봐요, 보셨죠?
하나도 안 이상해요, 아빠
보세요
아빠 사이즈에 딱 맞겠다
안 그래요?
멋지네요, 아빠
잠깐만요
좋아요
아이, 지린내! 됐어요
당신이 그래 봤자 소용없다는 거 몰라?
그런 건 전혀 도움이 안 돼 당신한테나 나한테나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데?
미안한데 뭐 하나만 물어도 될까요?
그러세요
어떤 식의 결말을 선호하세요?
책을 읽을 때요
제가 작가라서요
줄거리에 따라 다르겠죠 어떤 내용인데요?
굳이 물어보셨으니…
내 소설의 줄거리는 한 남자가 집을 떠나
긴 여행길에 올라 많은 관문을 극복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한 섬에 도착하죠
그쪽 얘기예요?
내 얘기냐고요? 아니에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주인공은 외딴섬에서 계속 살아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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