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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에는 자살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시청 시 주의가 요구됩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 (홍새) 선배님 - (문춘) 응?
이 뭐야?
아, 그때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 일어난 자살 사건들 좀 찾아봤는데요
이상한 게 있어서요
응?
뭐?
일주일 전에 세강대학교 4학년 홍미영이
자기가 묵고 있던 원룸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어요
그리고 이틀 뒤에
같은 원룸촌에 살던 세강대학교 4학년 채민주 씨도
똑같이 자살한 채 발견이 됐고요
그리고
그 바로 다음 날에
세강대학교 4학년 남석훈도 목을 매 자살을 했고요
좀 이상하지 않아요?
아니, 일주일 사이에 같은 원룸촌에 살던
같은 학교 동기 세 사람이 똑같이 자살을 한 거잖아요
일선서 수사는 어떻게 됐대?
일단 일선서는 타살 의혹은 전혀 없었대요, 근데
근데?
세강대학교 대나무 숲에 이상한 글이 올라왔어요
피해자들이 숨진 날 똑같은 소릴 들었대요
무슨 소리?
하이힐 소리요
하이힐? 그 빼닥구두 소리?
네
그러고 나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되게 심하게 들렸다고 하더라고요
여긴 어디야?
광천시 장진 1동입니다
여기가 장진리가 있었던 곳이라고요?
맞아요
고개도 소나무 숲도 다 사라졌네요
민속학을 연구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전부터 여길 지켜 왔던 마을은 사라지고
하루아침에 신기루 같은 도시가 들어서 있죠
그럼 여길 어떻게 찾죠?
장소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에요
젊은 층들은 이동이 많지만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노년층의 경우
이 근방을 떠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요
찾아보면 예전에 장진리에 살았던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근데
근데 우리가 동사무소 직원도 아니고
그 사람들을 어떻게 찾는데요?
민속학에는 지역 조사라는 게 있어요
그 방법을 써 보면 뭐든 나올 겁니다
가죠
지역 조사
안녕하세요 말씀 좀 여쭐게요
혹시 장진리라고 아세요?
할아버지
추우시죠? 노인정 오셨어요?
경로당이나 노인정에서 정보를 얻어야 해요
장진리에 살던 분을 좀 찾고 있는데요
혹시 장진리라고 아세요?
아유, 그래
여 장진리에서 살았던 분 여기 계셔?
그분들은 직접 몰라도
몇 다리 건너 누가 여기에 오래 살았다더라 같은 소문이요
혹시 장진리에 대해서 아시는 분이 있으면
이쪽으로 좀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 장진리라고 들어 보셨어요?
장진리? 들어 봤어, 언니?
거의 편의점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구멍가게들이 있어요
오래된 가게인 만큼 꼭 가 봐야 합니다
산영아 내일 시험인 거 알지?
고사장 앞에서 만날까?
119에 연락해 119에 연락해!
나 이번 시험 못 칠 거 같아
너라도 꼭 붙어, 화이팅
왜?
왜 그러는 건데?
그래
내년이 있으니까
여보세요?
아, 예, 할머니 네, 저예요, 구산영
네?
장진리 사셨던 분을 찾으셨어요?
네
네, 네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 네
네
선배님이 웬일로 이 사건들에 관심을 가지세요?
이 사건들 전혀 미스테리하지 않습니다
모두 단순 자살이에요
아니
정말 자살이 확실해?
CCTV 확인해 봤는데
사건 당시 드나드는 사람도 없었고
현장 감식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습니다
아니, 그, 하이힐 소리 뭐, 문 두드리는 소리 그건 뭐야?
아, 세강대 대나무 숲에
누가 그런 글을 올렸길래 조사해 봤는데
변사자들이 자살하던 날이 아니라
다른 날에 그런 소리가 들리긴 했나 봐요
그러다가 학생들 사이에 괴담처럼 퍼진 거죠
근데 하이힐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는 흔하잖아요
워낙 원룸촌이 방음도 안 되니까요
아니, 잠깐만
혹시
손목에 멍 자국 같은 건 없었어?
예, 손목도 마찬가지고
어디에도 반항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숨진 변사자들이 모두 세강대 학생들이던데
뭐, 사건의 연관성 같은 건 없었어?
학년이 같긴 했지만 학과는 전부 달랐어요
다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더라고요
요즘 애들 사는 게 힘들잖아요
아, 씨
아, 뭐가 이렇게 급해
강력계 형사가
빨리빨리 다녀야죠
야, 이거 한번 봐 봐
죽은 학생들 모두 같은 물고기를 키우고 있었어
다들 생활고에 시달렸다고들 하는데, 응?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이런 특이한 물고기를 샀다는 게
뭐, 이상하지 않아?
예
물고기는 됐고요
제가 숨진 변사자들 주변 친구들을 좀 만나고 왔거든요
홍미영이 최근에 알바를 하면서 친해진 학생이래요
남석훈이 스터디 모임을 같이 하던 학생들인데
여기에도 이 학생이 있고요
아, 잠깐만 같은 학생이야?
- (홍새) 아, 그럼 같죠, 보시면 - (문춘) 응
마지막으로 채민주가 최근에 다니던 학원인데
여기에도 이 여학생이 있습니다
이 숨진 변사자들 모두와 최근에 친해진 학생인데
이 여학생도 역시 세강대학교 4학년이래요
이름은 이태영
- 근데 - (문춘) 근데?
변사자들이 자살하고 난 뒤부터 갑자기 사라졌대요
연락도 없이 알바도 안 나오고
스터디 모임 학생들도 연락이 안 되고
다니던 학원도 나오지 않고요
뭔가 수상하잖아요
아이고, 고마워요
여기 자주 오시는 분인데
물어보니까 장진리를 잘 아시더라고
아니 내가 거기 산 게 아니고
동생이 거기 살고 있어서 내가 거기 자주 갔다는 얘기지
그럼 혹시
이거 알아보시겠어요?
응, 맞네
여기가, 저, 당산나무
이게, 여기 재고개, 이 소나무 숲
그래, 맞아, 여기 장진리가 맞아
그럼 여긴 어딘가요? 여긴 어딘지 아세요?
덕달이 나무 있던 자리네
덕을 나무에 매던 풍습 말씀이세요?
그게 뭐예요?
덕은 어린아이의 시신을 뜻해요
과거 어린아이의 매장법은 성인과 달랐어요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선산에 묻히지도 못했고
관에 넣어 정식으로 매장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어요
관 대신 독에 담아
외진 곳에 비석도 없이 묻기도 했고
나무에 매달아 놓기도 했었죠
어린아이의 시신, 덕을 매달던 나무를 덕달이 나무라고 불렀어요
맞아, 그래서 대대로 덕달이 나무라고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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