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막상 떠나니까 기분은 좋네요
'떠나야지' 할 땐 그냥 떠나는 거예요
생각하면 못 떠나요 그럼 후회되고
전쟁터에서 떠나는 기분이네
아, 그 기분은 내가 또 잘 알죠
임진왜란이랑 스페인 고려 때도 전쟁이 있었고
아니 무슨 말만 하면 전생이 엮여 나와?
아, 너무 꼰대 같았네요
- 아, 옛날 사람
저기인 거 같아요
이야, 그러니까
내가 지금 반지음 씨 천 년 전 전생 스팟을 보고 있는 거예요?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첫 번째 생의 기억은 조각이라 아는 게 없거든요
가끔 꿈에서 본 이미지가 전부고
어떤 건지 물어봐도 돼요?
흩날리는 불꽃 속으로
걸어오던 남자?
남자?
어떤 남자?
어?
지금 혹시 천 년 전 남자한테 질투?
아닌데요? 아, 그냥
누군지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몰라요, 나도 아직
그래도 기억에 남은 걸 보면
보통 인연은 아닐 거예요
뭐, 유치하게 천 년의 사랑 그런 건 아니죠?
'천 년의 사랑', 너무 좋은데?
어떤 남자인지 진짜 만나게 되면
엄청 반가워해 줘야지
에이
반지음
보고 또 봤어요
보석함 속의 동화책
내가 반지음 씨를 짓누르던
돌멩이를 내려 줄 만큼 큰 존재였다는데
그 엄청난 고백을 받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
나랑 사귈래요?
아니요
왜…
왜요?
나도 두 번 거절당했으니까 두 번 거절할래요
대신 한 번에 몰아서 고백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요
나랑 사귈래요?
아니요
음…
반지음 씨
나랑 사귈래요?
사귈래
나 문서하랑 연애할래
잠시만요
처음이라 이게…
아, 잠시만요, 다 됐어요
됐다, 됐어요
어때요?
너무 이뻐요
하나 더 있어요
하나 더 있다고요?
짠
- 세트예요? - 네
해 봐야지
어때요?
이뻐요, 너무 이뻐요
음…
이번엔 곁에서 오래오래 있어 줘요
아니다
내가 있을게
응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네
가요
와
여기쯤이었던 거 같은데
왜 그래요, 갑자기, 예?
아, 어디 아픈 거예요? 예?
아, 아니에요 갑자기 숨이…
괜찮아요
예
우리 병원 먼저 가요
멀쩡하다 갑자기 이러는 게 이상하잖아요
일단 병원 가서 정밀 검진부터 받고…
나 안 죽어요
그런 말을 왜 해요?
당연히 안 죽지, 그럼
미안해요, 속상하게 했네
근데 진짜 괜찮아요
그냥 잠깐 사레가 들렸었던 거 같은데?
진짜 괜찮아요
아니, 그럼 다행이긴 한데 갑자기…
전무님
이제 우리 그만 숙소로 갈까요?
이거 마시고 가요
깜짝 놀랐네, 진짜
좋네요?
전무님
안 들어오고 뭐 하세요?
아, 예
아, 사진보다 방이 넓고 좋네요, 아…
물이…
나오네
냉장고…
아, 아무것도 없네
전무님, 씻을까요?
예? 벌써요?
왜, 왜요?
음, 밥은 오는 길에 먹었고 와인이나 한잔하면 좋을 거 같은데
씻고 편하게 먹으면 좋잖아요
아, 그쵸, 예
먼저 씻을래요?
제가요?
그럼 같이?
네
네?
제가 먼저 씻을까요?
- 아… - 그럼 가위바위보로 결정해요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앗싸, 내가 승!
귀여워
방은 어디예요?
방은 저, 여기 있어요
여기서 씻고 주무시면 돼요
어? 어디 가세요?
저는 제 방에…
아니, 왜 방이 두 개예요?
사람이 둘이니까 방도 두 개여야 하지 않을까…
아니죠, 1 더하기 1은 1이죠
어릴 때도 우리 집에서 같이 잤는데, 한방에서
오늘은 내 방에서 같이 자면 돼
나도!
그땐 초원이도 있었거든요?
암튼 어릴 때 추억을 되살리면서
같이 한번 자 보자고요
얼른 씻고 오죠?
넵
많이 시끄럽죠?
관련 기사에 댓글까지, 쫌
그러다 잠잠해져요
불행한 남의 집 가정사는
잠깐 흥밋거리 정도니까
흥밋거리가 가족사만이 아닌 거 같아 문제인데 말이죠
기사 내용에는 관심 없고 다들 문서하 얼굴 얘기만 하잖아요
'문서하 얼굴 천재'
'얼굴에 집안에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
나 참, 전생에 나라는 내가 구했구먼
아니, 기혼인지 미혼인지는 왜 궁금해?
아휴, 회장님 전국구로 아주 며느리들 많이 생기시겠네
미안해요
음?
아니, 미안할 일은 아닌데
제일 억울한 건 윤주원인데
아무것도 못 해 줘서
진실을 밝혔으면 됐죠
어차피 사과 같은 건
죽은 윤주원이 받을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그리고 나 엄청 위로받았는데?
어디서요?
반학수
어떻게 그래요
전생의 나를 죽인 사람의 딸로 태어나고
반지음 아버지라서 그랬던 거 알아요
그냥 몰랐으면 했어요
사이가 좋든 나쁘든
가족의 그런 모습은 상처가 될 테니까
문서하
진짜 어른 다 됐네?
내가 너보다 오빠거든? 반지음
짠?
수야
신당의 한야 님이셔
수가 나야
서하를 닮은 신당의 한야라는 사람이 있었고
근데 내 이름을 부르던 그 목소리는 누구지?
천 년 전의 그 남자가 진짜 너이려나?
나랑 그렇게 자고 싶어요?
자고 싶으면 자든지
한 곳 남음
형
형 요즘 퀭해 보여서
형이 용돈 준 거 꼬박꼬박 모아서 준비했어
이게 관절에도 좋고
그, 상처받은 마음에도 좋대
하나 드시죠
아, 또 튕긴다, '아'
아…
우리 오늘 퇴근하고 간만에 외식?
설거지 잘해 놔, 나 간다
- 조심히 다녀와 - 응
멀쩡한 거 같은데
아유, 짜
진짜 형 멘탈 나갔네
아, 여기서 진짜 제 전생을 알 수 있다고요?
자…
사건 뉴스마다 전무님 얼굴도 같이 나오더라고요
자, 이제 전무님 전생 보러 갈까요?
정말 거대한 전생
이게 무슨…
거북이였다면서요 전무님 전생
이게 거북이를 닮은 신비한 바위거든요
보자마자 떠오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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