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나 왔어
하…
나 왔다고
귀가 모드를 시작합니다
하!
하아~
집이 최고다
하루는 스물네 시간
여섯 시간의 수면
열 시간의 업무
출퇴근 시간과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을 제외하면 내게 남는 여가 시간은
단 세 시간 삼십 분
끽해야 영화 한두 편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난 그 소중한 세 시간 삼십 분을
누구에게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캬~
오늘 같은 날
약속도, 사건도 없는 평범한 날
아, 아우, 따뜻해
이런 날이 내게는 최고의 하루다
나 잘게
취침 모드를 시작합니다
짧은 행복이 끝나면
내 몸은 다시 시끄러운 세상에 던져진다
순환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하아…
지난여름 필리핀 최고였지
수영하고 싶다
아, 여름 언제 와?
이히히히 히히히
히히히 이히히히
저기요
네?
저 아기가 팔에…
헉!
아이 씨, 꼬맹이 자식이
"내모"
아휴
문이 열립니다
문이 열립니다
문이 닫힙니다
안녕하세요
네
아, 어떻게 해, 진짜…
그걸로 안 지워져요
아…
네
허! 뭐야?
문이 열립니다
문이 닫힙니다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뭐야?
어, 피디님?
안녕하세요
- 오셨어요? - 예
축하드려요
하하, 뭘…
너무 축하드려요
축하해요
- 박 피디, 축하해! -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이야!
오늘도 역시 퍼펙트한 정시 출근
1분도 일찍 오지 않겠다는 그 의지
대단하십니다
아, 뭐 뭐, 오늘 박경남 피디 생일이야?
- …쏘시겠어요? - 아, 저거?
드라마 판권 계약했대
- 덕분에 잘 먹을게 - 또?
회식이나 와
저거 때문에 이사님이 한우를 쏜대
회식?
아, 나 오늘 약속 있는데
오~ 약속?
차라리 채식을 한다 그래라
박경남 피디님은 오시겠죠?
자기 축하하는 자리니까
이런 날 빠지면 그게 인간이니?
진짜 안 올 거야?
아, 요즘 회식 때마다 빠져서 이사님이 완전 삐졌던데
하아, 나만 빠진 것도 아니고
아, 저…
박경남 피디도 맨날 안 갔잖아
하기는
너보다는 저쪽이 좀 더 인간미 없기는 해, 응
너무 매력 있지 않아요?
어?
냅둬
쟤 요즘 박경남 덕질 중이야
덕질?
네
긴 고민 끝에 한번 좋아해 보기로 결정했어요
아휴, 오…
그게 뭔 소리야?
뭐, 결정을 해? 왜?
경남 피디님 잘생겼잖아요
하… 냄새도 좋고
아이고
은주야
네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뭘요?
아휴, 이…
'나와바리에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연애하지 말라'
너 이런 말 못 들어 봤어?
아니, 뭐…
사귀고 싶다고는 안 했는데
겪어 봐야 알지, 음
은주, 파이팅
아이고
지난주 기획 2팀에서 요청하신 기획안 피드백입니다
아…
맞다
단점
야, 조 피디!
어허, 참!
내 얘기 안 끝났어! 어?
저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피디님, 피디님! - 야!
너 그만둔다고?
- 예! - 아, 왜 그러세요?
- 놔! - 이사님 성격 아시잖아요
- 조금만 더 생각해 보세요, 예? - 뭐야?
생각 안 할 거야, 비켜
- 피디님 - 비켜
잠깐만요, 피디님, 피디님!
진짜 나가시는 거야?
하, 쳇!
왜, 왜 날 봐? 나 잘못한 거 없어
진짜 간 거야?
어떡하지?
우리 오늘 진짜 만나야 돼
나 심각해
얘는 또 왜 이래?
야!
서미래! 여기야, 여기
아우, 진짜 멀어
아휴
야, 너 옷 사는 데 끌고 다니려고 불렀냐?
설마
내가 네 라이프 스타일 모르는 것도 아닌데?
아주 엄청나게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까 불렀지
문제?
뭔데?
너 안다영 결혼식 날 뭐 입을 거야?
어?
이… 너!
설마 축의금만 보내고 쌩까려 그런 거 아니지?
아니, 뭐 나는 좀 일도 바쁘고 그…
야, 너!
그런 날일수록, 어?
뒈지게 예쁘게 하고 가서
'나 요즘 장난 아니다' 보여 줘야지
나 요즘 장난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그렇게 보여야 된다고
너 동기들 다 있는 데서
나유미랑 김세준이랑 팔짱 끼고
'얘들아, 안녕'
이 지랄 하는 거 보고만 있을 거야?
갈라놓지는 못해도 너도 보여 줘야 될 거 아니야
'나 요즘 겁나 잘나가는데?'
'요즘이 내 리즈인데?'
야, 걔랑 나랑 끝난 지가 언제인데
그리고 내가 자랑할 게 뭐가 있어?
야, 이거 괜찮다
너 이거, 가서 빨리 입어 보고 와
- 아… - 아, 빨리!
하!
김세준 결혼식도 아닌데 왜 오버야?
너 저거 환불하기만 해
진짜 가만 안 둬
아, 진짜
야, 누가 들으면 네가 사 준 줄
야, 미술 학원 강사가 돈이 어디 있냐?
나도 마음 같아서는 사 주고 싶지
음, 불땅한 우리 미래
쳇, 야!
내가 왜 불쌍해?
나 좋은데?
야, 나 행복한데?
안 외로워?
전혀!
남자 생각 1도 안 난다고? 진짜로?
남자 친구 사귄다고 뭐, 회사에서 월급 올려 줘?
아니지
그러면은 나는 연애해 봤자
더 피곤해지고 더 가난해지기만 하는 거 아니야?
아, 거기다가 몸만 피곤해?
너 철없는 남자 잘못 만나면
이, 정신 피로한 거 알지?
그러면 철이 든 남자를 만나면 되잖아
아니면 완전 너 같은 남자
뭐, 나 같은 남자?
어
왜, 너처럼 그런 애들 있잖아
뭐?
남한테 피해 주는 건 아닌데
뭔가 보고 있으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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