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95 lines.
너
그냥 그 니 원대한 야망에
날 유명세로 이용할 생각뿐이었어
이제 알겠어요?
자, 마지막 기회야
그쪽이 선택해
당신이나 나나
여기서 더 가면
다치는 걸로 안 끝나요
난 널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그 방법이 틀린 걸지도 모르겠어
"창원 구공 훈갑"
방태섭 씨
당신이 지금부터 하게 될 일은
죽은 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야
대신 이 일을 치르고 나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될 거야
하지만 그 대가로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내어놓아야 할 텐데
예를 들면
추상아라든가
그래
내가 죽어 줄게
나는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노조 대표였던 아버지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다
사측의 뒷돈을 받은 담당 검사에게 실형을 선고받은 그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복수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검사가 됐다
하지만 그곳은
그들만의 왕국이었다
법조계를 장악한 혈통들 사이에 끼기 위해
월세방을 뺀 돈으로 삼각 별을 사서
누나 미용실에 얹혀살기도 했고
부장 검사 라인을 타려고
영하 8도에
호텔 9층 난간에 다섯 시간 동안 매달려도
바뀌는 건 없었다
으이그, 으이그 작작 해라, 작작
그란다고 니가 이 진골들 사이에 낄 수 있을 거 겉나?
에이그
간절한 놈일수록 뽑아 먹고 팽하는 게
그게 검찰 바닥이지
세상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그 왕국을 열 수 있는 키가 필요했다
추상아
난 결국 참고인으로 출두했던 그녀와 만나게 되었다
세상에 나를 알릴 수 있는
완벽한 기회였다
흙수저 검사와 아시아를 휩쓸던 톱스타의 만남은
한국판 '노팅 힐' 세기의 결혼이라 불리며
국민적 멜로드라마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랜 시간 동안 저랑 동고동락하면서
이 험난한 연예계를 헤쳐 나온
우리 국민 배우 추상아 배우 오셨습니다
박수! 박수, 박수
잠깐 나와 봐
아이, 나와 봐
괜찮아
박수!
노래 한 곡 해 주세요
노래해 주세요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박수!
어어 미안해, 미안해
그러게 제가 보지 말라고 했잖아요
미진아
네
이걸 찍어서 올린 사람이 문제니?
옆에서 팩폭하는 사람들이 문제니?
아니면 한물간 내가 문제니?
어우, 아니에요, 언니
한물은 무슨
그럼 두 물 갔니?
언니
아이씨, 잔주름 뭐야?
여기 좀 지우자
오늘 메이크업 티 나면 안 되는 자리야, 어?
뭐 할 거야?
행복할 거야!
축하합니다!
자, 우리 친애하는 창조당
곽정자 의원님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옆 가게에서 잠시 들러 본 저는
서암중앙지검 형사 제3부 스타
방태섭이었습니다
아유, 방 검사 한잔 주고 가야지
아, 예
시원하게 한잔 말아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잘하네, 아유
- 생신 축하드립니다! - 아이고
- 생신 축하드립니다! - 아유, 고마워요
오!
톱스타는 시들기 마련이잖냐
와이프발로 꿀 빨던 것도 이제 약발 다 떨어졌을 거고
이 조직엔 미래가 안 보이니까 탈출하겠단 거겠지
그래 나 지검 탈출할 거다, 새끼야
아니,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아, 뭐, 구르고 굴러서 도착한 곳이 시궁창이면
다른 구멍 찾아야지
하긴
너 전에도 창조당에서 오퍼 있었잖아
야, 너라도 여기서 썩지 말고 이번 총선 공천이나 받아 봐
남혜훈 서암시장이
2위인 이상명 국무총리를 크게 따돌리며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총선을 3개월 대선을 1년 남짓 앞둔 지금
남혜훈 서암시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 시장은 최근 서암시장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런던타임스'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와, 씨, 남혜훈
진짜 저러다 청와대 가는 거 아니냐?
야
저 인간 시궁창인 거 몰라서 그러냐?
끔찍한 소리 하고 있어
윤 선배 남혜훈 파다가 잘린 거 알지?
중혁 선배가?
윤 선배
남 시장이 TM에서 뒷돈 받아먹고 재개발 넘겼던 건
그거 파다가 지검장한테 걸려서 목 날아간 거야
남 시장이 주 지검장 사돈댁이잖냐
아이씨
중혁 선배 주 지검장 라인이었잖아
라인이고 뭐고 그냥 팽당한 거지, 씨
아유, 어쨌든 남 시장 지금 뜨거운 감자니까
건수 잡아서 터트리면 스포트라이트받고
펌이든 정계든 스카우트될 거란 생각에
다들 덤볐다가
모가지 잘리고 찍혀서 평생 국선이나 하는 거야
독이 든 성배라고
오빠, 오랜만이에요
어, 미진이 오랜만
머리 이쁘게 잘랐네?
역시 센스
미진이 수고했어
네, 안녕히 계세요
오늘 회식이라더니 일찍 왔네?
너랑 한잔 더 하고 싶어서 일찍 들어왔더니
뭐 스케줄 있어?
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왜 이래?
남자 만나?
남자 만나면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지 않겠어?
뭐 중요한 일인가 보네?
영화사
시나리오 상의할 게 있어서
영화사 아닌데?
나가고 싶지 않은 자리도 나가야 할 처지인 거 알잖아
그만 좀 물어봤으면 좋겠는데
그래
미안
어, 나갈게
갔다 와서 얘기해
그래
남혜훈이 비자금이랑 부동산 투기 이슈 때문에
이미지가 나락이었는데
최근에 WR이랑 붙어먹고 나서부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거지
특히 이양미
요즘 WR 실세가 누구냐?
이양미잖냐
"WR엔터테인먼트 WR리조트&호텔"
안녕하세요, 사장님 자리 있어요, 안에?
아, 죄송합니다 오늘 장사 안 합니다
네?
아니, 오늘 뭐, 휴무일도 아닌데 누가 전세 냈어요?
아, 네, 전세 냈어요
- 예? - 예, 죄송합니다
딴 데 가자
- 죄송합니다, 네 - 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때요?
잘하고 있지?
감독이 듣보잡이어도
대본은 내가 잘 읽었으니까 망하진 않을 거야
그럼요
복귀작이고 이사님이 소개시켜 준 건데
열심히 해야죠
그래
어차피 배우로 나고 죽을 거면
헤슬라 주가 같은 운명에 좀 시크하고 무덤덤해져야
롱 텀으로 갈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게요
인생 공부했다 생각하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해도
이 바닥에선 그게 안 되네
하기사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서 일희일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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