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157 lines.
에잇
미역은 거품이 날 때까지 조물조물 빨아서
그 떫은맛을 제거해야 하느니라
특히 냉채같이
삶지 않고 바로 먹는 요리 같은 경우에는
손질을 잘못할 경우 미역이 미끄덩거려서
식감을 망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느니라
도련님!
이언 나리!
지금 지금 미역 빠실 때입니까?
묘시입니다, 출근하셔야지요
새로운 도승지는 지각하면 회초리 친다면서요
다녀오마!
- (구팔) 도련님! 도시락, 도시락 - (육칠) 예
어어
- (육칠) 도련님, 옷, 옷! - (구팔) 출근복 입으셔야죠!
나리!
"광화문"
세상이 언제 네 뜻대로 되었더냐?
나리, 옷은 입고 출근을 하셔야 할 거 아닙니까?
- (구팔) 옷 입으시라고요, 옷 - (육칠) 관복, 관복!
어
오늘 저녁은 만두다
만두고 호두고 복두 쓰셔야죠
- (구팔) 나리, 나리, 빨리, 빨리 - (이언) 야, 야, 야, 야, 야!
늦기 전에 얼른 가십시오!
자, 자, 자, 잠깐…
도련님, 복두!
오 점심시간일세!
아이고, 오 점심
가만있어 봐, 어?
우리의 낮 밥이 저기에 있네
- (관료4) 응, 가세 - (관료3) 가자고
어?
나 갑니다
아, 저, 여봐들!
아이, 아이
그, 나, 나도 같이 데려가라니까
오늘부터는 값을 받겠습니다
남의 노동을 맨입으로 취하셔야 되겠습니까
묘시에 출근하려면 저는 낮 밥을 준비하기 위해
인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한단 말입니다
아, 그러니까
아, 그 계집종을 부리거나
어서 장가를 들면 되지 않겠는가?
저의 입맛은 제 손맛으로밖에 감당하지 못합니다
- (관료4) 아유 - (관료5) 아이고, 맙소사
아이고, 이럴 수가
어머나
- (관료3) 이야, 솜씨 정말… - (관료4) 멋지다, 이거
- (관료3) 먹는 게 맞지? - (관료4) 아이, 뭘 고민하나?
아, 잠깐만 아, 나 현기증 왔어, 아
아유, 까짓 내 다음 달 녹봉에서 쌀 두 됫박
콩 다섯 홉을 내가 덜어 주지
동의하네
나, 나도 동의하네
금일 점심값은 제주산 메밀가루와 완주산 생강
혹은 꿩고기로 받을 것입니다
거 좀 과하질 않나, 응?
아니, 가뜩이나 녹봉도 줄었는데
대신 방납 상인들한테 뒤로 받은
공상물이 늘었겠지요?
이 자식이, 아유
자넨 신참이라, 어? 잘 모르겠지만 그…
헤헤, 이보게, 어?
그만한 부수입도 안 받으면 양반 체면을 어떻게 지키겠나?
아니면 그, 관심 있으면 방납 상인을 내가 소개시켜 줄까?
됐습니다
저는 그저 제 요리 수준에 걸맞은 식재료가 필요할 뿐
전혀 궁금치 않습니다
쯧
내일 점심은
토란국에 닭찜을 할까 하고요
물론 관심들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있네, 관심이 있네
아, 무지하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네
- (관료4) 나도 - (관료3) 응? 자, 들었지?
- (관료4) 들었어 - (관료3) 어, 들었지?
- (관료3) 제주산 메밀가루에 - (관료4) 생강이랑 꿩이랑
내 대제학이라도 만들어 주겠네
- (관료5) 어이구, 깜짝이야! - (관료4) 어머나!
뭐야, 뭐야?
야, 너 여기가…
경기도로 암행을 나갔던 칠복이 아닌가?
- (관료5) 아이고, 이거 어떡해 - 응교 나리?
- (관료3) 아이고 - (관료4) 저, 저, 저, 어?
파견 나간 어사들마다 다 저 꼴로 돌아오는 게
저게 말이 되는가, 저게?
그래도 저 경기도 어사는 용케 살아는 돌아왔네그려
아니, 뭐, 이
주, 죽어 가지고 돌아온 이가 있다던가, 응?
천리만리 험준한 산길을
변변히 먹지도 못하고 행군해야 하는데
목숨이 어찌 담보되겠습니까?
그, 그, 왜 아니겠나, 응?
최근에 충청도로 파견 나갔던 어사 박무경이는
아직 그,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조차 묘연하다지
아, 그런 일이 있었는가?
아니, 그, 그, 아직도 연통이 없다던가?
넌 아는 게 뭐냐, 어?
그만 좀 처먹고, 좀
연통을…
그러니까, 응?
암행어사로 발탁이 되는 순간
인생은 끝장이 난다고 봐야 하는 걸세, 응?
그러니까 자네도 그, 조심을…
여보, 여보세요, 얘는, 응?
- (관료5) 뭐야 - (관료3) 아, 얘 어디 갔…
아, 이보게
아, 얘기하는 도중에 어딜 가나, 응?
어차피 신임관인 저와는 상관없는 일
감찰 파견에 대해 근심해서 무엇하게요?
저, 저, 저, 저 저 싸가지 없는 놈, 저
자기 일 아니라고, 씨
요리 실력만 아니었으면
내 뒤통수를 팍 후려갈기고 싶네
근데 꼭 저기 저런 녀석들이
그, 장원 급제를 먼저 해 가지고 그냥
힘든 임지 한 번 안 거치고 승승장구를 한다니까, 그냥
망할 놈의 세상…
아, 아닐세
그, 가, 가라니, 그…
한데
응교 나리가 중도에 돌아왔으면
추생은 다시 하는 것입니까?
아이, 가만 아, 그, 그럼 추생…
- (관료4) 망했다 - (관료5) 아이
전하, 드릴 말씀이 있사온데
이, 조만간 암행어사 추생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말씀이온데
왜 그러시오?
아, 인물이야 홍문관의 아무나 뽑아서 보내면 되는데
지난번 암행어사가
하필이면 충청도로 가는 바람에
소신이
아주 조금 곤란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아, 거 좀 적당히 해 먹지
내 암만 임금이라도
영상의 뒷배를 무한정 봐줄 순 없다니까
거 좀 살살 좀 하시오, 살살
쯧, 쯧, 쯧
망극하옵니다
저, 그래서 지역 추생은…
어디로 하면 되는 것이오?
남쪽만 아니면 됩니다
특히 충청도
전하, 대제학이 알현을 청하옵니다
대제학은 뭘 번번이 오시오?
지역 추생이야
과인과 영상이 간단하게 하면 되는 것을
오늘 바로 지역 추생까지 하시옵니까?
소인은 그저 분대 파견을 갔다가 방금 전 귀성한
홍문관 관리의 장계를 가져온 것인데
그럼 장계만 이리 주고 이만 가 봐도…
이왕 왔으니
추생하시는 것을 소인이 받들도록 윤허해 주십시오
안 그래도 홍문관에 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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