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아유, 식사하셨어요?
어? 이거, 뭐 해?
아유, 목욕 다녀오시나 봐요 얼굴이 뽀야시네
이야
만식이 그, 차 샀냐?
처음 보는 차네?
우리 딸이 사 준 거예요
- 유미? - 예
필요 없다는데도 그, 자기 마음대로 계약해서 보낸 거 있죠
아이, 유미가 그렇게 돈을 잘 번다 그러더니 말이야
그, 원고지 한 장 꽉 채우면은
이 차 한 대 값이야?
아이, 그, 그렇게 소문났어요?
다들 그러던데?
그 정도는 아니고요
꽤 벌기는 버나 봐요
딸 잘 둔 놈이 최고여
아이, 뭐, 그 돈이 뭐, 제 돈인가요, 그게?
아이고, 참
그게 그거지, 뭐
- 참, 저기 - 어
- 어제 기사 난 거 보셨어요? - 아니, 뭐?
유미가 신문 인터뷰를 했는데, 말이죠, 예
'로맨스 장르의 신화 김유미 작가 인터뷰'
- 예쁘게 나왔다 - 예쁘죠?
안녕하세요
이야, 수진이, 어?
- 학원 가냐? - 네
아저씨, 근데 유미 작가님 신작 언제 나와요?
지금 쓰고 있대
나온다고 하고 안 나온 지 3개월 넘었어요
엄청 바쁜가 보더라, 걔가
뭐, 인터뷰도 많고
유미 책으로
드라마를 또 만든다잖니?
그래서 뭐, 저기 뭐, 제작 발표회인가?
거기도 가야 되고
하여튼 곧 나올 거야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물어봐 주세요
우리 반 애들이 다 기다려요
알았어, 알았어, 내가 재촉해 볼게
- 가 - 안녕히 계세요
그래, 가, 어
가, 이
아이고, 참, 그래
몇 밤을 못 참아서 그래, 어?
작가도 사람인데
작가도 좀 쉬어야지그래
참, 아이고
그래, 보자
바쁜가?
- 여보세요? - 어! 어, 유미냐?
아빠!
어, 야, 야, 그, 어디야?
왜 이렇게 목소리가 잘 안 들려?
아빠, 나 지금 비행기 안이야!
- 비행기? - 어!
나 지금 비행기 안이라고!
아니, 웬 비행기? 너 어디 가냐?
나 스카이다이빙하러 가요
뭐라고?
스카이다이빙
아니, 왜, 그, 그, 그, 글은
쓰라, 쓰라는 글은 안 쓰고 뭔 스카이, 뭐, 뭐?
아, 나 지금 취재하러 왔어
그, 주인공이
스카이다이빙하다가 교관이랑 사랑에 빠지는 얘기라서
아니, 그렇다고 네가 왜 스카이다이빙? 거, 이...
자, 곧 이륙합니다 전화 끊어 주세요
- 네 - 예
아빠, 나 지금 PD님이랑 같이 왔어 걱정하지 마요
아무튼 아빠, 내가 좀 이따 다시 연락할게
아...
작가님!
네?
이, 꼭 이렇게 직접 안 해도
교관님이랑 사랑에 빠지는 감정은
충분히 쓰실 수 있지 않으실까요?
지금 이렇게, 이렇게 안겨 계시잖아요
예, 저, 저도 그렇고, 이렇게
- 네? - 아니
이렇게 느낌만 받으시고
다시 내려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지금이요?
어, 뭐야? 뭐야?
와, 진짜!
우와, 우와!
지금이요
지금 취소하시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 윤 PD님이 나보고 하라고 했잖아요
직접 해 보면 느낌이 올 거라고
아니, 아니, 그...
지금 취소하는 거 어때요?
- 나 진짜 이거 안 돼, 안 돼 - 갑시다!
- 아니야, 아니야! - 갑시다!
아, 아니, 아니 아, 나, 진짜, 진짜...
- 아, 제발 -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잠깐만, 잠깐만!
- 작가님, 안 돼요, 작가님, 안 돼요! - 셋, 둘
하나!
- 자, 가시죠! 고! - 네?
아니, 아니, 못 해, 잠시만, 잠시만
천천히 가, 헬멧 좀, 이, 헬멧 조여 줘!
아, 잠시만요!
자, 갑니다!
레디, 셋, 고!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아, 살았다
다들 괜찮은 거지?
야, 작가세포!
너 때문에 이게 뭔 짓거리야?
꼭 이렇게 극단적으로 글을 써야 돼?
음, 이거였어
이런 느낌이었구나
스카이다이빙을 하면서
과연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궁금했거든
그래서?
이제 느낌이 온 거야?
쓸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뭐?
이렇게 정신없는데 사랑에 빠지는 건 힘들겠어
다른 설정으로 가야겠다
야, 그걸 확인하려고
유미가 목숨까지 걸어야 돼?
예전엔 이런 거 안 해도 잘 썼잖아, 작가세포야
몰라
이젠 이런 거라도 안 하면 못 쓰겠는걸?
답 없다, 진짜
안녕!
어?
우와
- 우와 - 안녕!
- 진짜 멋있다 - 오늘도 맛있게
- 안녕 - 어? 어서 와!
오빠!
오빠!
오빠, 빨리 와
- 란이 아빠! - 응
어, 차 키 오빠가 갖고 있지?
- 차 키? 나한테 없는데? - 아, 오빠가 갖고 있어
- 아까 오빠가 썼잖아 - 아, 그래?
아, 아, 여기 있네, 여기 있네 아, 미안, 미안
- 어, 열어 줄게, 열어 줄게 - 가자, 가자
- 우루루, 아구, 이뻐라, 아구, 이뻐라 - 자, 자, 타세요
가자
- 오빠, 짐 챙겼지? - 어
아유
그렇게 울었어?
아, 잠깐만, 어디부터 가야 하지?
엄마 집
엄마 집 먼저 들러서 란이 맡기고
그다음에 나를 유미 작업실 앞에 내려 줘
아, 오케이, 어
그리고 오빠는 병원 들렀다가 출판사 가야 된다면서?
- 아, 오케이, 퍼펙트 - 으휴
아침마다 전쟁이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작작 놀라고?
어
- 전화할게요 - 네
안녕하세요
누구셔요?
작가님, 접니다요
왔어?
아유, 쯧, 쯧, 쯧, 쯧
우리 유미 작가님
작품에 대한 헌신이 대단하십니다요
나 커피 내리고 있었는데 커피 줄게
좋지
와, 좋다
야
헤밍웨이가 이런 말을 했대
'인생을 쓰려면'
'먼저 인생을 살아야 한다'
우와, 너 헤밍웨이도 알아?
야, 나
출판사 편집장 와이프 3년 차야
서당 개 3년이라고 나도 이제 풍월 좀 읊거든요?
그래서
이, 진정한 인생을 추구한 헤밍웨이가
결국에 어떻게 됐는지 알아?
자기 머리에 총 쏘고 죽었어
아후, 걱정 마
나는 헤밍웨이 같은 대작가도 뭣도 아니거든?
그냥 하도 안 써지는데 윤 PD님이
'스카이다이빙 직접 해 보면 감이 오지 않을까요?' 해서
한 거야
야, PD가 문제구먼
아니, 작가한테 그걸 왜 보내?
윤 PD님은 좀 어떻대?
뭐, 발가락 골절이 금방 낫겠냐?
아니
왜 그렇게 글이 안 써져?
몰라, 나도
너 벌써 네 편이나 히트시켰잖아
명실상부 히트 작가라고
그냥 한 편쯤은 망해도 된다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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