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57 lines.
피 냄새
인간들이 맡는 훈제 고기 냄새나 산나물 향 같은
군침을 돌게 하는 향 정도라 생각하겠지만
내면에 진득하게 흐르는
고유의 기질까지 풍겨져 나오는
어떤 순간에는
결국 물어뜯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야?
코찔찔이 들어가.
우리 채원이
어디 갔다 이제 왔어.
다녀왔습니다.
엄마가 너무 걱정하시잖아.
이건 뭐야?
선물이야?
누구?
아 가게 직원인데
혼자 보내기 좀 그래서.
아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들어갈까?
아!
들어가자.
피 냄새가 왜 이래?
징글징글하다.
뭐야?
아니기만 해 진짜.
죽고 싶냐?
상 받고 싶대.
1등 하면 노트북.
노트북이면 해야지.
거봐 언니 친구 금방 온다고 했지?
뭘 만들고 싶었던 거야 대체?
말해봐.
왜 말을 안 하지?
자기야.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까?
내가 배로 불려서 돌려줄 거야.
내가 말했잖아.
요즘 주식 장난 아니야.
남들 다 이 정도는 해!
자기 혼자 힘들게 일하는 거 보면
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알아?
나도 이제 일 해도 되는데
자기가 너무 내 걱정 하니까
자기가 하도 말려서 조금 더 쉬려고는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가만 있어?
자기가 힘들게 번 돈 불리기라도 해야지.
안 그래?
자기야.
그럼 딱 3천만 먼저 주면 되겠다.
그 정돈 괜찮잖아.
어?
야.
너 죽고 싶냐?
네?
어디에 빨대를 꽂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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