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흠, 안녕하세요
당신은 누구죠?
분위기 보니 학생인데요
헐렁한 블라우스라
섹시해 보일 생각은 없는데 팔찌 하나는 요란하네요
관심받고는 싶군요
그 관심, 내가 줄게요
찾는 책이 있는데 소설에 F-K 섹션이라
일단...
다 읽지도 않을 포크너 소설 찾는 자존감 낮은 소녀는 아니고
스티븐 킹 팬이라기엔 낯빛이 너무 좋아요
누구 걸 찾는 거예요?
죄송해요
진짜 미안한가 봐요 착한 게 부끄러운 사람 같아요
그리고 내게 처음으로 말을 걸죠
안녕하세요
여기 직원이세요?
그렇네요
- 찾는 책 있으세요? - 폴라 폭스요
좋은 작가죠
묘하게 인정받은 기분이네요
따라오세요
"스타 작가"
여기 있을 거예요
'스타 작가'요? 거의 무명인 줄 알았는데
코트니 러브의 외할머니예요
알고 사는 건 아니죠?
네, 몰랐어요
무니 씨는 유명인의 사돈의 팔촌 책까지 여기 두죠
더 잘 팔린다고요
안타깝네요
사람들은 유명한 책이라 사지
감동받거나 바뀌려고 사지 않죠
네, 그게 대세더라고요
저 남자 보여요? 뒤에 안경 쓴 사람
방금 들어오면서 댄 브라운 최신작을 집었어요
이제 한 5~10분쯤 둘러보면서
같이 살 '그럴듯한' 책도 고를걸요
시리얼 사러 온 척 콘돔 사 가는 남자들처럼요?
그럼 더 튀기만 하는데 당당하게 살 것이지
댄 브라운이 취향이면 그렇다고 밝히라고요
사람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봐요
때론 의외의 존재기도 하죠
- 맨 위인데 꺼내드릴까요? - 제가 할게요
혹시 노브라?
봐달라는 거네요
영화였으면
움켜잡고 선반 틈에서 은밀하게 섹스할 텐데요
이 작가 소설 읽어봤어요? '데스퍼럿 캐릭터스'가 걸작이죠
얘기 많이 들었어요
- 아직 안 읽어봤어요? - 알아요
기대 무너질까 봐 걱정돼서요
명작인 거 제가 장담해요
믿을 만하네요 서점 직원 추천이긴 하지만
정확히는 매니저예요
저기요, 직원 없어요?
밥맛 없어
급하니까 빨리요
고상하게 샐린저 책까지 사야 해서 짜증 나셨네
과자 먹으면서 포르노 보고 딸친 다음
댄 브라운 소설로 마무리하려고 환장했는데
좋은 하루 되세요
자, 어디 읽어보죠
- 후회 안 할 거예요 - 안 해야죠
폴라 폭스라 괜찮은 작가죠
코트니 러브 외할머니였던 거 알아요?
그래서 사는 거예요
책값 정도 현금은 있을 텐데 이름 알려주려고요?
- '귀네비어'? - 네
부모님이 이름 한번 짓궂게 지었죠
다들 벡이라 불러요
그쪽은 '조'고요?
골드버그요
다들 조라 부르죠
좋은 하루 되라고 말 안 해줘요?
좋은 하루 보내요, 벡
조도 잘 보내요
미소 짓고 내 농담에 웃고
이름을 알려주질 않나 내 이름까지 물었어
전화번호 받았어? 너한테 제대로 꽂혔던데
그냥 친절한 거예요
나라면 폭풍 검색 들어간다
성까지 알잖아
열정이 지나치네요, 이던
내가 하는 말 있잖아 늘 끝을 보라고
'나 필요하면 요리책 코너에서 찾아'
'일 때문이지 재미로 보는 거 아니다, 진짜야'
사람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봐요
하지만 당신은요, 벡? 당신도 그래요?
그래요, 사람은 자기 짝을 찾아요
나도 운명을 믿어서 마음은 열어놓으려고 해요
사랑은 한 번 해봤는데 내 맘을 짓밟더라고요, 벡
나한테 제대로 상처 줬어요
징조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불가능하죠
여기 그 증거가 있어요 클라우디아랑 론이죠
몇 잔 하고 온 거라고 그만 좀 캐물어
클라우디아는 간호사예요 싱글 맘이죠
저리 가버려 통화 중이더니...
클라우디아가 론이 쓰레기인 줄 알고 사랑에 빠졌을까요?
아니요, 왕자님인 줄 알았겠죠
안녕, 파코
안녕하세요
그리고 이젠
- 본인 인생만 망친 게 아니에요 - 가버리라고!
집에 오기가 왜 그렇게 싫은 건데?
안에 괜찮은 거야?
- 두 분이 대화 중이에요 - 허구한 날 친구나 만나고!
- 지겨워 죽겠어 - 와
그새 다 해치웠네
술술 읽혀요, 재밌네요
"삼총사"
다 읽으면 말해 다른 책 갖다 줄게
엿 먹어, 론! 나가! 저리 가라고!
배 안 고파?
방금 미트볼 샌드위치 사 왔는데
어젯밤 남긴 태국 음식이 기억났지 뭐야
아뇨, 엄마가 이따 차려주실 거예요
아쉽네, 이건 금방 상해서 버려야 되는데
정말요?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
벡, 요점은 사랑이란 복잡하단 거예요
"무니의 서점"
남자는 스스로를 지켜야 해요
당신이 안전한 사람인지 확인해야 했어요
당신의 이름이 영광스러운 출발점이 된 거죠
귀네비어 벡은 많지 않거든요
찾았다 전부 공개 계정이네요
봐주고 들어주고 알아주길 바라는 거군요
물론 기꺼이 그렇게 해줘야죠
고향은 낸터킷섬
형제로 클라이드와 안냐가 있군요
부모님이 작명에 진짜 짓궂은 게 맞네요
12살 때 부모님이 갈라섰군요 아빠가 사진에 없잖아요
브라운대에 문학 전공 멋진데요
부전공으로 등신들 상대
미술학 석사 따서 성공하려고 뉴욕대에 진학했나 봐요
아직도 글은 쓰네요 간신히
5년 뒤면 기억도 못 할 순간을 사느라 바쁜 거죠
어떻게 아냐고요? 당신이 계속 삶을 포스팅하니까요
솔직히 이런 건 정이 안 가네요, 벡
서점 나가고 몇 시간 뒤에 사진 올렸네요
귀여운 점원 얘기가 빠진 게 걸렸지만
온라인 생활은 현실이 아니니까요
짜깁기죠
벡의 이런 모습을 골라 붙이는 거예요
외향적이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유연한 이미지를
그러니 내 얘기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건
오히려 우리가 정말 통했다는 얘기죠
그다음엔 우리 친구 인터넷이 당신 주소를 알려줬어요
"스트리트 뷰 뱅크가 171번지"
저기 있네요 훤한 대형 창이라
좋네요, 너무 좋아요
임대 기숙사 같은데요
참 나! 공포 영화나 뉴스도 안 보고 살았나요?
하긴 사람들이 봐주길 바라는 거니까요
이런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요
우리가 더 알아갈 때쯤
제안 하나 할게요
내일 하루 같이 있을래요?
당신이랑 나 단둘이
꿈을 좇는 자들이여 포기하지 말라
그동안은 맥앤드치즈를 즐겨라
귀엽네요, 가볍지만 귀여워요 다른 매력은요? 찾아보자고요
우리 하루는 꼭두새벽부터 시작해요
당신이 6시 반 수업을 가르친다고 올려서 알았죠
수업 이름은 '몸의 흐름 깨우기'
소호의 눈 퀭한 폭식증 엄마들의 땀에 젖은 등을 쓰다듬고...
오늘 자세 좋네요, 타샤
형식적인 웃음에 가짜 칭찬까지
10시쯤엔 캠퍼스에서 낭만주의 수업 조교 일로
꼰대 앞에서 과장된 연기를 해요
안녕하세요, 레이 교수님
폴이라고 부르랬지 수업할 준비 됐나?
딱 봐도 따먹을 기세네요
당신도 약아서 여지를 주는군요
뭐, 손해 보는 건 없으니까요
수업 끝나고 좋아하는 카페로 가서
모처럼 종일 글 쓰려는데
인생이 도와주질 않죠
부자 친구들이 지금 막 일어났거든요
할 일 없다고
목적도 딱히 없이 SNS에 올릴 밤 약속을 잡죠
진지하게 물어보는 건데
진짜 좋아서 만나는 친구예요?
- 건배! - 예!
- 아, 생일 축하해! - 정말 고마워
비싼 취향은 또 어떻고요
- 준비됐어? - 고마워
맘에 들어?
아니, 별로야 당연히 맘에 들지!
제이슨이 사 준 선물은 별로였는데도
아니카가 결국 뒤로 하게 해줬대
- 웬일이니! - 때 돼서 한 거야
내 선물 보고도 어디 싫다 소리 나오나 봐
나비잖아, 내 올해 수호 동물 기억해준 거야?
네가 맨날 떠들어댔으니까
저 사이에 간절히 끼고 싶군요
- 생일 축하해 -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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