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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끝난다"
12월 24일 오후 7시
이 세상은 끝난다
이건 세상에 복수하려고 내가 직접 만든 멀웨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치는 모든 통신망이 끊길 거다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수많은 연인이 그 성스러운 밤에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내가 8살일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나는 그때부터 늘 혼자였다
빨리 스위치해!
잘했어!
코사카!
디펜스 좋아!
스틸 좋아!
- 코사카가 쓰러졌어요! - 타임아웃!
코사카, 왜 그래?
걔 건드리지 마세요!
- 다른 사람은 다 더럽대요 - 그럴 때가 아니잖아!
코사카, 괜찮니?
일어날 수 있어? 코사카, 괜찮아?
코사카
- 토했어! - 더러워!
토했대요!
난 결벽증이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모두에게 거부당하는 존재는
오히려 나다
좋아
이 세상은
끊임없이 나를 거부한다
내장을 전부 토하고 그대로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누나, 공 주세요!
뭐야?
난 애들이 싫다 사람을 빤히 쳐다보잖아
사람들 눈이 너무 싫다
너무 기괴하다
왜 저렇게 이상한 생물을 얼굴에 달고 다니지?
"기생충 결핍병"
난 시선 공포증이라는 게 있다
너는 병에 걸린 거야
네 엄마도 똑같았어
그럼 저도 죽어요?
그건 여기 살면서
너를 지켜보고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너를 잡아먹으려고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지
내 머릿속에는 벌레가 있다
그 벌레는 성장하기 위해
뇌를 먹으면서 자란다
그러니까 나는 머지않아 죽을 거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벌레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을 거부했다
과장이 아니라
조금만 늦었으면 당신은 죽었을 겁니다
혈액 샘플을 조금 뽑았어요
응급 상황이었으니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이 세상은
왜 나를 계속 살리는 걸까?
나랑 똑같은 냄새가 나
절망의 냄새
"사랑하는 기생충"
누구야?
대단하네
뭐?
이봐! 무슨 짓이야?
널 협박하러 왔어
신고당하기 싫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뭐?
한동안 애를 좀 맡아 줘
두 달이면 돼 보수로 50만 엔을 줄게
내일 오후 3시까지 미즈시나 공원으로 나와
애는 거기 있을 거야
자, 잠깐!
너 지금
돈 필요하잖아?
미안하지만 조사를 좀 해 봤어
그럼 부탁한다
절반만 받을게
뭐?
어떤 남자한테 부탁받았지?
혹시 네가…
얘기 못 들었어?
10살 정도 애일 줄 알았어
보수
절반은 내 거야
그럼 친구 돼 줄게
이러면 안 돼 넌 고등학생이잖아
너 같은 남자가 나 같은 애랑 친구가 되려면
그 정도 돈은 내야지
그런데 보수는 아직…
돈 먼저 안 주면 널 어떻게 믿어?
나 곧 죽어
몸이 안 좋거든
싫으면 말든가
네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지금은 그게 전부야
조금만 기다려 줘
돈 받으면 바로 줄게
뭘 봐?
아니야
어쩔 수 없지
혹시 너
그 남자랑 무슨 관계야?
글쎄
사실 나는 아무 얘기도 못 들었어
네가 누군지
- 둘이 무슨 관계인지… - 사나기 히지리야
애인이고
거짓말하지 마
마음이 바뀌었어
이봐, 잠깐만!
조건이 하나 있어
돈을 받을 때까지 여기에 드나들 거야
장난해?
건드리지 마!
여긴 대체 뭐 하는 데야?
병원 냄새 나
건드리지 말라고!
이거 비싼 거잖아?
나 가져도 돼?
야, 잠깐!
나와, 나오라고!
야, 괜찮아?
뭐야
나 갈래
어땠어?
난 못 해, 안 할 거야
잘 들어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걔는 평범한 여자애야
그러니까 조심히 대하도록 해
혹시 여자애가 다치면
경찰에 넘기는 걸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아
날 속일 생각은 하지도 마
이건 경고야
돈은 보냈어
이제 다음 임무를 줄게
그 애가 학교에 안 가는 이유를 알아내
그냥 귀찮아서 안 가는 거겠죠
넌 정말
네 고통엔 민감하면서 다른 사람 고통엔 둔하네
저기
목적이 뭐예요? 그거라도 말해 줘요
그러면 나도…
너는 몰라도 돼
다 먹고 들어와
이따가 들어오면
손을 살균해
가급적이면 마스크도 쓰고 슬리퍼도 신어
부탁이야
기다려
이걸로 손 소독해
뭐야? 왜 신발 신고 들어와?
야, 당장 신발 벗어
야!
돈은?
돈은 받았는데 은행에 아직 안 갔어
굼뜨긴!
요즘 바빠
야! 그만해!
응?
나 왜 벗었어?
기억 안 나?
일단 내가 치웠어 마음에 안 들면 네가 다시 해
너무 피곤하다
저기
나 사실
결벽증이 있어
알아
그냥 결벽증이 아니야
다른 사람이 싫고 밖에 나가지도 못해
예전에…
먹어 봐
여자 친구가 해 준 밥을 먹다가 토한 적도 있어
어때? 맛있어?
날 경멸하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라
한심해
우리 왜 여기서 만나?
이런 데 너무 싫어
ATM이 여기 근처에 있어
확인해 봐
25만 엔
맞네
그 돈으로 뭐 할 거야?
글쎄, 나도 몰라
가출이나 할까?
고양이 좋아해?
- 좋아할 리 있나 - 그래?
그럼 톡소포자충은 없나 보네
그게 뭐야?
고양이를 좋아하게끔 뇌를 조종하는 기생충
기생충이라니 무슨 말이야?
톡소포자충은 고양이가 옮기는 기생충인데
쥐를 감염시켜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뇌를 조종해
그러면 고양이한테 잡아먹혀도 저항하지 않게 되지
이 기생충에 인간이 감염돼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대
저기
- 왜? -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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