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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타귀
왜 그러세요?
네가 걱정돼서... 난 여기 십년 넘게 갇혀 있었지만
넌 이제 와서 얼마나 있어야 할지 모르잖아
운이 좋을지도 모르죠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지
나처럼 되지 않길 바랄 뿐이야
아저씨는 참 좋으신 분이네요 여기 사람들은 가식적이던데
모두 아저씨 같았으면 여기 갇히지 않았을 거예요
네 말 맞다, 난 여기 오래 있었지만 넌 신참이지
넌 아직 젊으니 빨리 자유의 몸이 되길 바라마
괜찮으세요?
괜찮다, 구멍이 점점 커져서 춥구나
제가 나가면 제 항아리로 오세요
누가 오는구나
- 뚱보예요 - 저 뚱보는 내 거다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되죠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난 이날을 기다렸다구
다른 사람들처럼 구시기예요?
젊은이, 이게 현실이란다
망할 노귀 같으니라구!
젊은이, 이해하게
이해? 그럼 나도 여기 십년 넘게 있어야잖아요?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 누가 운이 좋은지 보자구 - 좋아요
영감, 제 것도 남겨줘요
죽는 줄 알았네
놀래 죽일 작정이야?
왜 그래요? 귀신이라도 봤어요?
어떻게 알았어?
아님 그렇게 소릴 지르겠어요?
귀신 두 놈이 날 쫓아오는 꿈을 꿨어
악몽 가지고 이 난리는... 맨날 제일 용감하다면서
물론이지, 내 담력은 마을 사람들이 다 안다구
- 그냥 귀신에 홀린 거예요 - 왜?
당신처럼 가난한 사람일수록 귀신에 더 잘 홀린다구요
당신이나 그렇지
당신이랑 자는 것보다 홀리는 게 나아요
이 옷은...
맘에 들어요?
- 어디서 났어? - 샀어요
샀다구? 꽤 비싼 옷 같은데
당신 돈으로 산 거 아니니 걱정 말아요
내 돈이 아니라구 그럼 누구 돈으로 샀어?
내 돈으로 샀어요
당신 돈?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어?
오랫동안 모아온 거라구요
모은 거라구?
오늘 일하러 가요?
오늘은 귀신절이라 담 나리가 쉬라고 하셨어
- 차 마시러 갈래? - 아뇨
맘대로 해, 나갔다 올게
아두, 일찍 나왔네 이건 내가 사지
장대담 이름처럼 통이 크군
당연하지, 마을 사람들 모두 아는 사실이라구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내가 서양인들이 무서워하는 서양 놀이를 하나 알지
난 그런 거 안 무서워 어떤 건데?
껍질 벗긴 사과란 놀이인데...
껍질 벗긴 사과? 난 또...
방해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보라구
좋아, 계속해봐
자정에 촛불을 켜고 사과를 든 채로 거울을 보는 거야
그리곤 사과 껍질을 끊어지지 않게 깎는 거지
사과를 다 깎으면...
어떻게 되는데?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어
- 정말이야? - 껍질이 끊어지면?
그럼 무서운 일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귀신이 나타나겠지
난 귀신 따윈 안 믿어
그래? 그럼 해볼 용기 있어?
차를 사준다면 해보지
좋아, 내가 내일 사지 그럼 오늘밤 우리 집으로 오게
좋아, 이건 내가 사는 거니 많이들 먹어
이봐, 차 좀 가져와
내일도 얻어 먹게될 테니 잊지 말라구
시작해
사과 껍질이 끊어졌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군
이리 오너라, 어서
여자 귀신이 왜 남자 신발을 신고 있지?
얼굴도 낯이 익은데
아두구나 혼 좀 내주지
어서 나와라, 어서
나갈게, 나간다구
날 갖고 장난을 쳐? 혼내줄 테다
장난 좀 친 거야
장난? 놀라 죽을 뻔 했잖아
무슨 소릴 겁도 안 내던걸
그만해, 다 들켰어
들켰어? 그만해
어쩌다 들켰어?
너희 둘이 날 놀렸구나
그만하고 촛불이나 켜
- 자네들... - 고의로 그런 건 아냐
자넨 정말 용감하군
촛불을 켰구나
- 왜 그래? - 귀신이야, 어서 가자
근데 어떻게 거울 속에서 나온 거야?
아주 간단해, 보여줄게
사실 거울이 움직여 이걸 내리면 내가 보이고
다시 올리면 안 보이지
사실 난 귀신이 아니라 니들이 더 무서웠어
다음 번에 또 이러면...
알았어, 네가 이겼어 내가 밥 살게
화 내지 마, 미안해
차나 마셔
정말 이름대로 용감하군 장대담
알았으니, 다음 번엔 이런 장난치지 말라구
그럼 난 갈게...
장난 그만해, 또 놀래키려구? 진짜 화낸다
어디 갔지?
날 물 먹이려고?
진짜 어디 갔지?
아무! 아붕!
이건 뭐야?
- 노장 - 네, 나리
명심해라, 내가 가는 곳에 대해선 비밀로 하거라
담 나리, 걱정 마세요 전 바보가 아니에요
한번 분부 내리시면 절대 안 까먹는다구요
난 존경 받는 사람인데다 이제 시장 경선에도 나갈 것이니
이 일이 알려지면 내 명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게야
네, 영향이 크겠죠
처신을 잘 하거라 널 절대 잊지 않으마
근데 이해가 안 가네요
돈도 많으셔서 원하는 여자는 다 가질 수 있으신데
왜 이런 고생을 하시죠?
난 이 마을 지주라 모든 일엔 신중해야 하지
게다가 이런 건 긴장감도 있지
맞는 말씀이세요
도착했습니다
담 나리, 조심하세요
이 향이 다 타면 모시러 오겠습니다
담 나리, 들어가시죠
복백, 두부 하나요
그러지, 오늘은 왜 이리 늦었나?
담 나리랑 왔거든요
혼나기 전에 어서 가봐
고마워요
- 고마워요 - 어서 가보라구
지금도 자네들 같은 젊은이들이 이런 일을 할 줄 몰랐어
뭐 어때서요? 힘 조금 쓰고 돈 벌고
- 일도 편하고 수입도 좋고 - 맞아
내가 얘기 하나 해주지 들어봐
해보세요
- 마누라 - 왜요?
가서 설탕 좀 사와
내가 들으면 안 돼요?
어서 갔다 오라니깐
전에 자네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지
인력거 일을 했는데 매일 장사가 잘 됐어
자네들이 여기서 두부를 먹는 반면 그는 여자를 찾아다녔지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일을 일찍 마치고 집에 돌아갔는데...
마누라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아나?
뭘 하고 있었는데요?
뭘 하고 있었는데요?
딴 놈이랑 뒹굴고 있었지
그래서 일을 관두고
마누라랑 두부 장사를 하기로 했다네
그렇게 된 거야
망할 영감, 우리 일을 얘기한 거예요?
내가 바람 피운 걸 사람들한테 말하다니!
바람 피운 게 아니라 뒹굴고 있었다고 했어
아직도 변명이에요? 그 말이 그 말이잖아요
- 여보, 내가 감히 어떻게... - 여기 돈이요
- 집에 가서 봅시다 - 그만하라구
- 저리 가라구 - 뭐예요?
- 한번 봐봐 - 그래...
어때?
꺼져요! 어서!
문 열어! 어서 문 열어!
문 열어! 어서!
- 문 열어! - 조심해요
- 어디 갔어? - 누구요?
당신이랑 뒹굴던 놈?
나랑 뒹굴던 놈이요?
지금 내가 바람 폈다는 거예요?
어디 찾아봐요, 어서요
내 두 눈으로 봤다구
귀신을 봤겠죠
나랑 사는 게 싫어서 이러는 거죠? 그럼 우리 이혼해요
좋아요, 이혼해요 여기에 서명해요, 어서요
난...
당신은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몸이 힘들어서 낮잠 좀 잔 건데
바람을 폈다고요? 그 칼로 날 죽이려고?
죽여요! 죽여! 이 양심도 없는 사람
- 이 신발은 누구 거야? - 당신 거죠
나한텐 큰데 다른 짝은?
커서 바꾸려고 했어요
이건 새 것이 아닌데
당신은 항상 헌 신발을 사잖아요
저기 봐요! 사람들이 날 비웃고 있잖아요
더 이상 살기 싫으니 어서 날 죽여요!
여보, 그만해
이런... 내가 잘못했어 난 일하러 가봐야 해
이런 식으로 가지 마요
뭐 볼 게 있다구? 어서들 가요
이건 분명 바람핀 놈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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