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200 lines.
"제32회 코리아 필름 어워즈"
시상식의 백미죠
곧 이곳 레드카펫에서는
여배우들의 자존심을 건 드레스 경쟁이 펼쳐질 텐데요
꽃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그 피 튀기는 전쟁에서
과연 오늘 밤의 승리자는 누가 될까요?
하, 씨, 500
이 죽일 놈의 500g
내가 어제 김밥 세 조각만 먹는다고 했지?
왜 다섯 조각이나 먹으랬어, 왜?
그거야 혹시 누나가 쓰러지실까 봐
누나, 500g은 티도 안 나요
- 나! - 네
독하다
독해
오늘은 몇 샷 쏠까요?
참고로 한이진은 300 오수아는 400 맞았는데
그럼 당연히…
그 이상이겠죠?
좋아요, 그러면 600 갑시다
음영을 좀 더 줘
아주 고혹하게
와우
브라보!
역시 예뻐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역시 난 완벽하게 예뻐
너희들은 좋겠다?
- 네? - 뭐가요?
매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나를 볼 수 있잖아
루브르 박물관을 왜 가?
비너스가 여기 있는데
안 그래?
- 맞아요 - 진짜, 진짜
- 맞아요 - 진짜, 진짜
난 참 속상해
왜 난 나를 거울로밖에 볼 수 없는 걸까?
아휴, 억울해 죽겠어, 정말
늦겠어요, 누나
- 가시죠 - 그럴까?
가자, 상 타러
왜?
너도 그냥 반쯤 죽여 놓지 그랬어
네?
뭐 어때? 널 그렇게 괴롭혔다며
당한 만큼 갚아 줘야지
그게 무슨…
뭐야, 설마 질까 봐?
쫀 거야, 지금?
아니거든요
그럼 뭔데?
막상 복수하려니까 그 자식이 불쌍하기라도 해?
미쳤어요?
그 새끼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러니까
그 새끼 때문에 네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거잖아
도망치듯 학교도 때려치우고
방구석에만 처박혀서 매일매일 지옥같이
이 엿 같은 기분 그 새끼도 느끼게 해 줘야지
눈눈, 이이
몰라?
정말 이런 방식으로도 괜찮을까요?
아이가 전보다 활기를 찾아서 다행이긴 한데
혹시 이러다 진짜 위험한 일이라도 벌이면…
우선 사람은 살리고 봐야죠
지속된 학교 폭력으로 우울증과 무기력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선우가
다시 삶의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뭘까요?
가해자들에 대한 이해와 용서
아니면 피해 사실에 대한 왜곡과 망각?
복수죠
절망과 분노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복수심은 의외로 삶에 대한 큰 동기 부여가 되죠
아버님께서 뭘 염려하시는지 잘 압니다
하지만
상담사로서 제 경력과 능력
아시잖아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아버님께서 기억하는
원래의 아드님으로 돌려 드릴 테니까
어련히 알아서 잘하실 텐데 제가 괜한 걱정을…
오신 김에 식사나 하고 가시죠
저희 아주머니 음식 솜씨가 참 좋아요
아, 그,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다음 상담 일정이 있어서요
아
아, 죄송합니다
네, 차은환입니다
네
네, 어디시라고요?
아시죠? 저희 방송?
'너 퀴즈 온 더 블록'
나름 유명한 방송이라 출연만 했다 하면
다음 날 인지도 완전 급상승이거든요
아, 네, 잘 아는데 인지도는 지금도 충분한지라
어휴, 그래도 방송인데 입소문하고 차원이 다르죠
글쎄요, 딱히 저는…
여보세요?
저기요, 저기요, 상담사님?
아, 네
제안은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좀 힘들 것 같습니다
턱 나가겠어요
껌을 몇 개씩 씹는 거예요?
부기 빼려면 별수 있니?
스타는 뭐, 아무나 돼?
이게 다 자기 관리야
프로페셔널, 몰라?
저, 누나
뭔데?
아까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내 눈치만 슬금슬금
뭔데?
예, 출발하기 전에
대표님한테 연락이 왔는데요
김 대표가 뭐?
예, 하하, 뭐, 이게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될…
아, 뭔데?
누나, 그럼 듣기 전에
우리 한 세 가지 정도만 약속을 해 볼까요?
음, 첫째, 화내지 않기
둘째, 소리 지르지 않기
그리고 셋째, 욕하지 않기
이거 약속해 주시면은 제가 말해 줄게요
약속, 됐지?
누나, 있잖아요…
그게 무슨 개소리야!
그냥 화끈하게 받으시죠
뭐? 화끈하게 받아서 살벌하게 깨지라고?
그래도 면전에 '띠바, 띠바'보다는
비대면 '지랄, 지랄'이 좀 낫겠죠 대표님 체면도 있으신데
묘하게 설득되네, 씨
어, 유 스타, 무슨 일…
순서가 왜 그따위야?
내가 왜 한이진보다 앞인데, 왜!
아니, 지안아
그, 흥분하지 말고 내 얘기 좀 들어 봐, 응?
아니, 주최 측에서 그렇게 정하고 통보한 걸
난들 어떻게 하냐?
그래서 까란다고 그냥 깠어?
동네 똥개 배 까는 것마냥? 냅다 홀라당?
야, 넌 말을 해도 꼭…
이게 무슨 걸 그룹 음방 순서 바꾸는 건 줄 알아?
나름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야
거기서 정한 걸
일개 기획사 사장이 어떻게 바꾸냐고
괜히 바꿔 달라고 떼쓰고 용쓰다
업계 사람들 눈 밖에라도 나면, 어?
안 그래도 너 싸가지…
안 그래도 너 버릇없다고 소문 파다한데
괜히 말 퍼뜨릴 필요 없잖아
이게 다 너 생각해서…
대표님
혹시 지금 무슨 소리 안 들려요?
왜? 왜, 무, 무슨 소리?
내 급 떨어지는 소리
이 바닥에서 위치랑 순서가 무슨 의미인지 몰라?
내가 한이진보다 앞이라는 건 걔가 나보다 위라는 거잖아!
그걸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 인정하라고?
지금 나한테? 미쳤어?
아이돌 때도 오직 센터만 했던 나야!
야, 근데 뭐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잖아
무슨 상황?
아, 아니, 내 말은
어, 그니까 이미 정해진 거
그냥 이번 한 번만 딱 눈 감고…
그래서
해결 못 하겠다, 이거지?
뭐, 못 하겠다기보다는
내 능력 밖이다, 이거지
좋아요
대표님이 못 하면 내가 하지, 뭐
뭘?
야, 야, 지안아 야, 유 스타
하지 마 어, 아무것도 하지 마, 응?
아, 지안아, 야!
아, 얘 또 무슨 또라이 짓을 하려고 이러는 거지?
박아
네?
박으라고!
에이, 누나, 진심…
이시구나
자기 이번 영화에서
연기 너무 좋더라
나 자기 연기가 생동감이 있어서 너무 좋아
정말 그 인물이 살아 있는 것 같달까?
다 선배님 연기 보고 배워서 그렇죠, 뭐
말도 예쁘게 하는 것 좀 봐
저, 한이진 씨
죄송한데 순서 좀 바꿔 주셔야 할 것 같은데
크게 다친 건 없고
아, 병원만 잠시 들렀다 온다니까
양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는 한이진 씨입니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이번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죠
유지안 씨가 드디어 레드카펫 위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늘도 역시 아름답습니다
오는 도중 사고가 있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 여기 좀 봐 주세요! - 여기요!
뭐야? 왜 안 가고 버티고 서 있어?
네가 가야 내가 가지
와, 두 분이 동시에 입장할 생각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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